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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간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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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현 신부님의 ‘성서 입문’을 읽고, 요즘은 이냐시오 영성을 소개하는 ‘모든 것 안에서 하느님 발견하기’를 읽고 있습니다. 제가 이냐시오 성인의 ‘영신 수련’을 중심으로 신학생들의 30일 피정에 함께 했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각 수도회의 영성을 알려주는 예화를 이렇게 들려주었습니다. “프란치스칸 사제, 도미니칸 사제, 예수회 사제가 함께 미사를 집전했습니다. 미사 중에 전기가 나갔습니다. 프란치스칸 사제는 전기가 나간 것을 두고 가난한 삶을 이야기했습니다. 도미니칸 사제는 빛의 소중함을 이야기했습니다. 예수회 신부님은 지하로 내려가서 퓨즈를 교체해서 다시 불이 들어오게 했습니다.” 영성은 다리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다리는 나무로 만들었고, 어떤 다리는 강철로 만들었고, 어떤 다리는 시멘트로 만들었습니다. 어떤 다리는 아치교로 만들었고, 어떤 다리는 현수교로 만들었고, 어떤 다리는 사장교로 만들었습니다. 다리의 재질과 기능은 다를지라도 목적은 사람이나 차량의 이동을 돕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영성의 목적도 신앙인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것입니다. 지난 1월 25일 주일입니다. 금요일부터 눈이 내렸고, 기온이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평일이면 성당을 닫으면 되지만 주일이라서 고민이 있었습니다. 교구에 문의했습니다. 다른 본당에서도 교구에 문의했던 것 같습니다. 교구에서 공문이 왔습니다. 주일미사 의무에 관한 면제 권한은 교구장에게 있다고 했습니다. 교구는 기상악화에 따른 주일미사 불참에 대해서는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의무를 주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올 수 있는 사람은 주일미사에 참례하라고 했습니다. 기상악화로 주일미사를 빠지는 것은 의무에서 면제가 되지만 올 수 있는 사람은 와도 된다는 공문이었습니다. 저와 부주임 신부님은 교구의 지침대로 성당 문을 열었습니다. 차량으로 갈 수 없어서 사제관에서 걸어갔습니다. 부주임 신부님과 저는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4번의 주일미사가 있었습니다. 15명, 12명, 30명, 7명이 미사에 참례했습니다. 평소 주일미사에는 800명이 넘게 왔습니다. 적은 인원이지만 함께 미사를 봉헌했고,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기도했습니다. 기상악화에도 성당에 오신 분들을 위해서 주일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미사 역시 교우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다리였습니다.
‘흑기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 주는 사람을 뜻합니다. 술자리에서 간혹 흑기사를 볼 때가 있습니다. 술이 좀 과했거나,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사람이 부득이하게 술을 마셔야 할 때에 대신 술을 마셔주는 우정(?)을 보여 주는 친구가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술 상무’라는 말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래처와 회식이 있을 때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술도 곧잘 마시면서 거래를 성사하게 만드는 직원이 있습니다. 본인이 원하지는 않지만, 친구를 위해서, 회사를 위해서 수고하는 사람들입니다. 눈 내린 길을 조심조심 운전하고 와서 주일미사가 잘 진행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분도 흑기사입니다. 지상 최대의 흑기사는 예수님이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 예수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앉은뱅이는 일어나게 해 주셨습니다. 중풍병자를 고쳐 주셨습니다. 나병환자는 깨끗하게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이 아니라 몸소 행동으로 흑기사가 되어 주셨습니다. 돌에 맞아서 죽어야 했던 여인의 죄를 묻지 않고 용서해 주셨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이야기를 하시면서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이 되어 주었느냐?’라고 율법 학자에게 물었습니다. 율법 학자는 강도당한 사람에게 자비를 베푼 사마리아 사람이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신앙생활은 복잡한 것이 아닙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해 주는 것입니다. 기쁜 마음으로 흑기사가 되어 주는 것입니다.
“주어라. 그러면 너희도 받을 것이다.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되어 너희 품에 담아 주실 것이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되받을 것이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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