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28일 (토)
(자) 사순 제1주간 토요일 하늘의 너희 아버지처럼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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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묵상 : 하느님의 그늘 속에 살면서 그게 은총인지 잘 모르고 사는 우리네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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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6-02-27 ㅣ No.188207

 

친구가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대규모로 하는 농사는 아닙니다. 조금씩 조금씩 다양하게 짓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일이 다 끝나 조금 휴식을 취하고 싶기도 하고 해서 며칠간 머물고 왔습니다. 농사일도 좀 도와주기도 하려고 했습니다. 마늘 농사를 짓습니다. 몇 년 전에 한 번 봤긴 했는데 요번에는 결과를 보고 느낀 게 있었습니다. 마늘을 심고 난 후에 겨울에 접어들때쯤에 부직포라는 걸 씌우게 됩니다. 안 씌우는 집도 있긴 있다고 합니다. 밭에 마치 장판처럼 밭 위에 직사각형인 모양대로 그 위에 겨울에 마늘이 얼지 않도록 씌우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가 이불을 덮고 자는 것처럼 그렇게 합니다. 직물자체가 아주 얇습니다. 

 

예전에 제가 그걸 한번 보고나서 이게 정말 효과가 있겠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워낙 얇아서 그랬습니다. 최근에 갔을 땐 이제 벗기는 작업을 하는 것입니다. 파릇파릇 마늘 잎이 잘 올라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친구 밭과 조금 떨어진 남의 밭과 비교를 해봤습니다. 그곳은 약간 노란색 아니 누른색을 띄고 있었습니다. 그 마늘밭 주인은 부직포를 씌우지 않았던 것입니다. 확연한 차이가 났습니다. 친구가 그 밭은 부직포를 씌우지 않아서 저렇다고 하는 순간 제 머리에서는 뭔가 바로 영감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하느님의 그늘이 떠올랐습니다. 그늘은 은총입니다. 은혜입니다. 우리가 그늘 하면 제일 먼저 떠오는 것이 무엇일까요? 

 

응달 그늘이 제일 먼저 떠오를 겁니다. 대부분의 사람들 같은 경우는 그늘 하면 부정적인 면을 많이 떠올릴 것입니다. 얼굴에 그늘이 있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그늘에는 이와 정반대의 좋은 뜻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의지가 되는 사람의 혜택이나 보호라는 뜻도 있습니다. 근심이나 걱정 불행으로 어두워진 마음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저는 부직포로 덮여 있는 그 파릇파릇한 마늘 줄기잎이 마치 우리네 인생처럼 보였습니다. 바로 그 부직포가 하느님의 그늘이라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그늘 속에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의 차이도 이와 같지 않을까 하는 묵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여러분, 마늘 한톨이 우리 밥상 위에 올라올 때까지 그 과정을 한번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삼겹살 먹을 때 자주 먹게 되는 마늘을 한번 보십시오. 거기엔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 땀방울이 다 녹아 있습니다. 마늘 한 톨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많은 사람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가슴뭉클합니다. 이보다도 더 중요한 게 있습니다. 당연한 것인데 농부도 알긴 알지만 그저 그냥 주어진 것으로 생각합니다. 바로 하늘입니다. 하늘이 비도 주고 햇빛도 주고 해서 그렇게 나중에 결실을 맺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도 지금 이렇게 살아가는 것도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늘 밭 위에 씌워진 부직포 같은 하느님의 은총 속에 있어도 그게 은총인지를 모르고 살아가고 있는 듯합니다. 하느님의 은총은 우리가 생각하는 복 같은 것 그것이 있어야만이 은총을 입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이 있습니다. 물론 그것도 은총이긴 합니다. 

 

많은 성인들의 삶을 보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만약 정의를 내린다면 저는 이렇게 내리고 싶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잘 지고 예수님께 잘 가는 사람이 바로 은총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이건 머리로는 이해를 하기 힘든 일입니다. 이게 가슴으로 이해가 될 때 그때 바로 자신이 만약 고난의 길을 걷고 왔다면 그 고난의 길이 은총의 길이었음을 알게 되는 날이 될 것입니다. 저도 이런 체험을 완전하게는 해보지는 않았지만 성인들의 삶을 보면 확실한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는 언제쯤에나 십자가가 은총이었다는 걸 알게 될까요? 그걸 빨리 깨달을 수 있는 사람은 그만큼 더 상대적으로 은총의 시간을 이 세상에서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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