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월 18일 (수)
(자) 재의 수요일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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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의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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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08:25 ㅣ No.188054

[재의 수요일] 마태 6,1-6.16-18 "너희는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그들 앞에서 의로운 일을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오늘은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입니다. 오늘 우리는 종려나무 가지를 태운 재를 머리 위에 얹으면서 우리 인간이 얼마나 부족하고 약한 존재인지를 생각합니다. 종려나무 가지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군중들이 그분을 환영하기 위해 손에 들고 흔들던 것이지요.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이 자기들이 기대하고 바라던 강력한 군주로서의 메시아가 아님에 실망하여 금새 그분께 등을 돌리고 맙니다. 그렇기에 종려나무를 태운 재를 머리에 얹는 것은 우리도 그들처럼 언제든 주님으로부터 돌아서서 죄를 지을 수 있는 약한 존재임을 솔직히 인정하는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 함께 계시지 않으면 먼지에서 태어나 먼지로 돌아가는 우리 삶은 너무나 무의미하고 공허할 뿐임을 되새기는 것입니다. 그런 객관적 ‘자기인식’이야말로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는 출발점이기 때문이지요.

 

그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재계와 덕행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방법으로 크게 세가지, 즉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제시하시는데, 그 핵심은 사람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현존을 의식하면서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에 사두가이나 바리사이 같이 열심한 이들이 자선도 기도도 단식도 모두 사람들에게 거룩하게 보이기 위해 거창하게 행하면서, 정작 하느님과 그분 뜻을 의식하지 않았던 잘못된 모습을 바로잡고자 하신 것이지요.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다 알고 계시니, 자신을 거짓되게 꾸미려 들지 말고, 자기 부족함과 약함을 감추려 들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분 앞에 서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내면과 외면, 지향과 행동, 신앙과 삶이 일치된 참된 신앙인이 될 수 있다고 하십니다.

 

자선을 베풀 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말씀은 나의 능력과 의로움을 뽐내고 자랑하려고 하다가 자선을 받은 이들의 마음을 상하게 함으로써 자선을 베푼 보람과 의미를 깎아먹지 말고, 내가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것을 나보다 더 필요로 하는 이웃들과 나눔으로써 하느님께 영광과 기쁨을 돌려드린다는 자선의 근본정신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기도할 때 골방에 들어가 문을 닫고 하라는 말씀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온갖 화려한 미사여구를 동원하여 떠드는 데에, 그렇게 자신의 거룩함을 과시하는데에 헛심 쓰지 말고, 기도의 본질에 집중하라는 뜻입니다. 기도란 하느님과의 대화이며 그 대화를 제대로 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먼저 그분 말씀을 귀기울여 잘 듣는 것이기에, 조용한 골방에 하느님과 나 단 둘만 머무르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단식할 때 얼굴을 찌푸리며 침통한 표정을 짓지 말라는 말씀은 단식의 목적이 그저 굶는 행위 자체에 있지 않고 어려운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데에 있음을 생각하라는 뜻입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도움을 주는 이가 얼굴을 한껏 찡그리며 괴로운 표정을 하고 있으면 괜히 자기가 그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 같아 미안하고 부담스러워지지요. 그러니 내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을 그가 기쁘게 잡을 수 있도록 웃는 얼굴, 밝은 표정으로 그를 대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그와 나 모두의 마음이 기쁘고 환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순시기 동안 이 세가지 덕행을 충실히 실천함으로써 먼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맺고, 다음으로 이웃과 사랑의 관계를 맺어야겠습니다. 그러면 주님 부활의 기쁨을 충만하게 누릴 수 있을 겁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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