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일 (목)
(백)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세계 평화의 날) 목자들은 마리아와 요셉과 아기를 찾아냈다. 여드레 뒤 그 아기는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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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 팔일 축제 제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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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31 ㅣ No.187130

[성탄 팔일 축제 제7일] 요한 1,1-18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오늘은 2025년 1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그리고 내일은 2026년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날이지요. 똑같이 24시간이 주어지는 하루고, 그 하루에 하는 일도 특별히 다를 게 없는데, 12월 31일과 1월 1일 사이에는 왠지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각자 마음을 어느 쪽에 두고 있는가에 따라 그 차이는 더 크게 느껴지겠지요. 저처럼 또 한 살 먹었다고 서러워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2026년이라는 새하얀 시간의 도화지를 선물받았다며 마음이 설렘과 기대로 가득찬 사람도 있을 겁니다. 기왕이면 곧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이 후자쪽이면 좋겠습니다. 하느님의 섭리와 자비를 굳게 믿으며, 그분 뜻을 충실히 따라 살아감으로써 참된 기쁨과 보람으로 가득 채우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시작을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겠지요.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한 처음’ 즉 이 세상의 시작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모든 것이 시작된 ‘한 처음’에 하느님이 계셨고, 그분과 같은 신적 본성을 지니신 ‘말씀’이 그분과 함께 계셨습니다. 그 ‘말씀’은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을 원하시는 그대로 실현하는 분이십니다. 그 말씀 덕분에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모습으로 창조되었지요. 요한 복음사가는 바로 그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람이 되었다’로 번역된 부분은 직역하면 ‘살을 취하다’라는 뜻으로 하느님이신 분이 인간의 부족함과 약함을 당신 것으로 받아들이셨다는 뜻입니다. 또한 ‘우리 가운데 사셨다’로 번역된 부분은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장막’을 치고 우리와 함께 거주했다는 뜻입니다. 즉 하느님께서 잠깐 다녀가신 게 아니라 우리 가운데에 보금자리를 마련하시고 기쁨과 슬픔, 아픔과 괴로움을 우리와 함께 오롯이 직면하신다는 뜻입니다.

 

이를 한 마디로 하면 전능하신 분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이 ‘하느님’으로써 누리시던 모든 특권을 내려놓고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낮아지셔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말이지요. 그 사랑이 얼마나 큰 지 부족한 우리로서는 제대로 가늠해보기조차 어렵습니다. 물론 우리도 다른 이를 도울 때가 있습니다. 다른 이를 더 깊이 이해해보고자 그들과 눈눞이를 맞추기도 하지요. 그러나 고통을 겪는 이들을 이해해보겠다고 그와 같은 고통 속에 떨어지기를 원하지는 않습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들을 돕는다고 해도 어디까지나 내 삶에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수준일뿐, 그들과 같은 처지가 되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께서는 우리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기꺼이 그렇게 하신 것이지요.

 

그런 주님과 함께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다면,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굳게 믿으며 그분 뜻을 따르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분과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한 해는 분명 그전과는 다를 것입니다. 굳이 내 욕심을 채우려고 들지 않아도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을 받아 충만한 기쁨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굳이 내 뜻을 이루겠다고 고집부리지 않아도 주님께서 나를 위해 계획하신 가장 좋은 뜻이 이루어지고 나면, 세상 그 무엇보다 큰 영광과 보람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를 구원으로 이끄시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며 힘을 주시는 그리스도와 함께, 넘치도록 충만한 기쁨을 주는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성령의 이끄심에 따라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전능하신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드리는 삶을 살아야겠습니다. 아멘!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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