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20일 (토)
(자) 12월 20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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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3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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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2-13 ㅣ No.186820

지난주에 본당 성음악 분과 주관으로 자선 음악회가 있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열린 음악회입니다. 작년에는 수익금 전액을 장애인 공동체를 위해서 기부하였습니다. 올해에도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이 악기와 노래로 자선 음악회를 빛내 주었습니다. 자선 음악회의 취지를 알고 작년처럼 올해에도 많은 분이 함께하였습니다. 오늘은 자선 주일입니다. 교회가 자선을 교회의 사명으로 여기는 것은 예수님의 가르침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25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착하고 충실한 종아! 너희는 천국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릴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중에 가장 가난한 이에게 해 준 것이, 가장 굶주린 이에게 해 준 것이, 가장 헐벗은 이에게 해 준 것이 곧 나에게 해 준 것이다.” 그렇습니다. 자선은 선택사항이 아니고 자선은 구원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의무 사항입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부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자신의 처지와 분수를 모르고 거친 세상과 다투려는 사람입니다. 말의 의미처럼 작은 사마귀가 자신의 앞길을 막는다고 수레 앞에서 싸우려는 것과 같습니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하지 않는데 김칫국 먼저 먹는 사람도 이와 비슷합니다. 달걀로 바위를 깨려는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정당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한몫을 잡으려는 사람들도 이와 비슷합니다. 노름판에도 이런 사람들이 많습니다. 결국은 패가망신하기 마련입니다. 어른들은 이야기하셨습니다.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라. 가을이 오면 겨울을 준비하여라.’ ‘당랑거철의 고사는 결국 수레를 모는 사람이 사마귀를 피해서 갔다고 이야기합니다. 사마귀의 용기를 가상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은 어쩌면 무모한 것처럼 보이는 당랑거철이 있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꽃동네를 설립하신 오웅진 신부님은 얻어먹는 힘만 있어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걸인들과 함께 작은 움막을 짓고 나눔을 시작하였습니다.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려는 사제의 꿈은 작은 불씨가 되었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꽃동네는 외로운 이들, 지친 이들, 아픈 이들, 가난한 이들의 쉼터가 되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꽃동네를 직접 방문하셨고, 위로와 희망을 전해주셨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톤즈에서 복음을 전하던 이태석 신부님이 있습니다. 그분의 숭고한 삶과 사랑은 많은 결실을 보고 있습니다. 그분의 삶을 다룬 울지마 톤즈는 한 사람의 희생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발이 뒤틀린 나환자들을 위해서 신발을 만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아이들에게 음악을 알려주기 위해서 스스로 악기를 배웠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된 목자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젊은이가 신부님의 이야기를 들었고, 사제의 길을 가기 위해서 신학교에 지원하였습니다.

 

광야에서 회개의 세례를 외친 세례자 요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신 예수님,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 모진 박해를 견디면서 신앙을 증거한 순교자들은 모두 거대한 권력에 맞섰던 작은 촛불과 같았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의 외침이 있었기에 우리는 재물, 권력, 명예라는 을 벗어버리고 나눔, 희생, 사랑이라는 새로운 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영원한 생명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야고보 사도는 우리에게 그런 주님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가 회개하고 변화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또한 참고 기다리며 마음을 굳게 먹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남을 탓하고 심판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고난을 참고 이겨낸 사람들의 본보기로서 하느님께서 보내 주신 예언자들을 생각하라고 이야기합니다.

 

모든 것을 털어내고 겨울을 준비하는 나무를 봅니다. 앙상한 가지만 남았습니다. 푸른 잎들은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만일 나뭇잎들이 떨어지지 않고 가지에 붙어있다면 나무는 긴 겨울을 견딜 수 없을 것입니다. 나무들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생존의 지혜를 터득한 것입니다. 긴 겨울을 견딘 나무는 봄이 오면 새로운 잎이 생기고, 여름에 뜨거운 태양을 마음껏 받아들여 열매를 맺고, 나이테 하나를 더 만들어 냅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가진 사람만의 몫이 아닙니다. 나누는 것은 많이 배운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구원은 특정한 사람만이 받는 것이 아닙니다. 오직 자기의 잘못을 뉘우치고 하느님께 의지하는 사람만이 나눌 수 있고, 그 안에서 기쁨을 얻을 수 있고 그런 사람만이 우리에게 구세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보라, 내가 네 앞에 나의 사자를 보낸다. 그가 네 앞에서 너의 길을 닦아 놓으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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