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1일 (목)
(자) 대림 제2주간 목요일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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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 제2주간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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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12-10 ㅣ No.186763

[대림 제2주간 수요일] 마태 11,28-30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참된 ‘안식’은 무엇이며, 그것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안식’은 하느님께서 태초에 세상을 창조하실 때, 당신께서 만드신 모든 피조물들에게 허락하고 명하신 ‘축복’입니다. 일주일에 단 하루 만이라도 세상 일들에 대한 부담과 걱정에서 벗어나, 하느님의 품 안에 깊이 머무르며 쉬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바쁘다 바빠”를 입에 달고 사는 세상 사람들은 그런 쉼을 두려워합니다. 먹고 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불철주야 일해야만 성공할 수 있다고 사람들을 다그치며, 어떻게든 쉴 시간을 마련하려 애쓰는 이들을 무책임하고 게으르다고 비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 하느님으로부터 얻는 참된 쉼을 등한시한다면, 이는 악의 세력이 우리를 하느님과 그분 뜻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기 위해 파놓은 함정에 제 발로 걸리는 꼴입니다. 우리는 쉬어야 할 때 제대로 쉬어야 합니다. 그 때를 놓치거나, 쉼이 부족하면 몸과 마음이 소진되어 병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안식을 주겠다고 하시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쉬라는 말씀은 하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당신이 어깨에 지고 계신 ‘멍에’를 메라고 하시지요.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일’과 ‘쉼’을 같이 하라고 하시니, 도대체 그 말씀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렇게 말씀하시는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각자가 지고 가야 할 삶의 무게, 즉 나만의 ‘십자가’가 있습니다. 내가 주님을 믿고 따른다고 해서 주님께서 그 십자가를 내 대신 들어주시지는 않지요. 하느님께서는 이집트 군사들에게 붙잡혀 죽을 위험에 처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홍해를 없애는 기적을 일으키시지 않고, 홍해를 갈라 살 길을 열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하느님을 굳게 믿고 두려움을 극복하며 바다물 사이를 걸어가는 건 이스라엘 백성들의 몫인 겁니다. 마찬가지로 주님께서는 십자가의 길을 우리 앞에서 치워주시는 분이 아니라, 그 길을 걸어야만 하는 우리를 아버지의 사랑으로, 연민 가득한 마음으로 바라보시는 분입니다. 또한 그 길을 우리와 함께 걸으며 위로와 힘을 주시는 분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힘들고 지친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하려고 들지 말고, 그럴수록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 일은 바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우리 앞에 놓인 고통과 시련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주님으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라고 하면서, 정작 그분을 ‘스승’으로 모시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주님의 뜻을 구하고 헤아리기보다, 내 방식으로, 내 기준대로, 나 편한대로 하려고 드는 겁니다. 그러면서 정작 그렇게 한 결과가 내가 기대하고 바란 것과 다르면 주님을 원망합니다. 주님께서 시키시는대로 따르려는 의지 없이, 그분을 이용하여 내 뜻을 이루려고만 드는 것이지요. 그런 자세는 주님을 스승이 아니라 내 성공을 위한 ‘도구’로 삼으려 드는 교만한 모습이며, 하느님께서는 그런 교만한 마음으로 당신께 청하는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십니다. 그러니 우리는 주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본받아야 겠습니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것들의 ‘좋고 나쁨’을 섣불리 내 기준으로 판단하려 들지 말고 겸손하게 있는 그대로 내 안에 받아들여야겠습니다. 또한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치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나?’하는 불평과 원망의 마음을 품지 말고, ‘하느님께서 이런 것들을 허락하시는 데에는 다 뜻이 있겠지’라는 신뢰와 의탁의 마음으로 일단 따라야겠습니다. 그러면 어떤 상황에서도 불안해하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언제나 나와 함께 계신다’는 굳은 확신 안에서 힘과 용기를 얻어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고자 하시는 안식의 본질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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