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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11일 (화)
(백) 투르의 성 마르티노 주교 기념일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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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레오 대 교황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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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1-10 ㅣ No.186193

피정 중에 성사는 현재의 사건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사는 2000년 전에 있었던 과거의 사건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사는 먼 훗날 우리에게 다가오는 미래의 사건이 아닙니다. 신부님은 성서에 나오는 3가지 이야기를 했습니다. 창세기 18장에는 아브라함을 찾아온 손님 이야기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은 손님을 극진하게 대했습니다. 발 씻을 물을 주었고, 빵을 구워 주었고, 송아지를 잡았습니다. 아브라함은 손님들에게 아내 사라가 늙은 나이지만 아이를 잉태할 것이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내년 이맘때면 아내 사라가 아이를 낳을 것이라고 축복해 주었습니다. 루카 복음 2장에는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뜻을 전하였습니다.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하였습니다. 마리아의 순종은, 마리아의 응답으로 구원의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같은 루카 복음 2장에는 시메온과 한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시메온과 한나는 평생 성전에서 기도하였습니다. 그들의 기도는 이루어졌습니다.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을 축복할 수 있었습니다. 찾아온 손님의 환대, 하느님 뜻에 대한 순종과 응답 그리고 매일의 기도는 성사가 되었습니다.

 

신부님이 어릴 때 어머니는 건널목을 건너는 방법을 알려 주었다고 합니다. 건널목을 건너기 위해서는 먼저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좌우를 살펴야 합니다.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길을 건너야 합니다. 매일의 삶이 성사(聖事)’가 되기 위해서도 4가지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첫째는 멈춤(Stop)입니다. 멈춤은 성찰입니다.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갈 것인지를 성찰하는 것입니다. 내가 무슨 일을 하였고,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지 돌아보는 것입니다. 둘째는 바라보기(Look)입니다. 바라보기 위해서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보고, 만지고, 맛보고, 듣고, 느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삶의 현장에서 그렇게 소통하였습니다. 셋째는 듣기(Listen)입니다. 아이가 엄마라고 말하기까지는 수천 번 엄마라는 말을 들어야 했습니다. 매일의 삶이 성사(聖事)’가 되기 위해서는 하느님의 뜻을 들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듣기 위해서는 기도해야 합니다. 넷째는 행동(Go)입니다. 아브라함이 손님을 환대했던 것처럼, 마리아가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고 응답했던 것처럼, 시메온과 한나가 기도했던 것처럼 행동해야 합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마태오 복음 25장은 매일의 삶이 성사였던 사람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성사의 삶을 살았던 사람은 천국에서 영원한 생명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때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너는 이제 천국으로 들어갈 것이다. 너는 내가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내가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고,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하였다.” 그러자 천국에 들어가는 사람이 묻습니다. “제가 언제 주님께서 굶주렸을 때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말랐을 때 마실 것을 주었고, 나그네 되었을 때 따뜻하게 맞이했습니까?” 그러자 주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매일의 삶에서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고, 목마른 이에게 마실 것을 주고, 나그네를 따뜻하게 대한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 신부님의 강의를 들으면서 성사(聖事)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였습니다. 미사의 핵심은 나눔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나를 기억하고 너희도 그렇게 행하여라.”

 

매일의 삶이 성사(聖事)’가 되었던 분들이 생각납니다. 가정에 충실하고, 이웃에게 모범이 되고, 본인의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분들이었습니다. 부족한 제가 기쁘게 본당 사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저를 믿고, 함께 해 주신 분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보다 더 성당의 물품을 아끼고, 청소하시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매주 교우들을 위해서 점심을 준비해 주신 분들이 있었습니다. 진실한 말과 행동으로 이웃에게 복음을 전하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생각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폭우가 내리는 날 성당에 오셔서 창문을 닫고, 하수구에서 오물을 걷어내고, 성모상 앞에서 조용히 기도하시던 분, 남모르게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시던 분, 본당 신부의 이야기를 듣고 크게 잘못한 이웃을 용서하시던 분, 기도로서 제게 힘을 주시던 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언제나 사도들과 함께하셨습니다. 비록 사도들이 믿음이 부족하고, 지혜롭지 못했어도 끝까지 믿어주셨고, 기다려 주셨습니다. 사도들은 주님의 믿음을 통해서 강해졌습니다. 그리고 교회의 초석이 되었습니다. 신앙인은 예수님을 바라보고,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참된 지혜의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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