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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님_“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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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말씀(11/9) : 라테라노 대성전 봉헌 축일 * 제1독서 : 에제 47, 1-2. 8-9. 12 * 제2독서 : 1코린 3, 9ㄴ-11. 16-17 * 복음 : 요한 2, 13-22
13 유다인들의 파스카 축제가 가까워지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14 그리고 성전에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자들과 환전꾼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15 끈으로 채찍을 만드시어 양과 소와 함께 그들을 모두 성전에서 쫓아내셨다. 또 환전상들의 돈을 쏟아 버리시고 탁자들을 엎어 버리셨다. 16 비둘기를 파는 자들에게는, “이것들을 여기에서 치워라.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이르셨다. 17 그러자 제자들은 “당신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집어삼킬 것입니다.”라고 성경에 기록된 말씀이 생각났다. 18 그때에 유다인들이 예수님께, “당신이 이런 일을 해도 된다는 무슨 표징을 보여 줄 수 있소?” 하고 말하였다. 19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이 성전을 허물어라. 그러면 내가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 20 유다인들이 말하였다. “이 성전을 마흔여섯 해나 걸려 지었는데, 당신이 사흘 안에 다시 세우겠다는 말이오?” 21 그러나 그분께서 성전이라고 하신 것은 당신 몸을 두고 하신 말씀이었다. 22 예수님께서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신 뒤에야,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신 것을 기억하고, 성경과 그분께서 이르신 말씀을 믿게 되었다.
* <오늘의 강론>
일찍이 다윗은 주님의 현존인 “궤약의 궤”를 모실 집을 짓고 싶어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주님께서는 그에게 성전 짓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솔로몬에게 성전을 지을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나 그 성전은 유다의 멸망과 더불어 파괴되었고 백성들은 바빌론에서 유배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유배에서 돌아 온 유다백성들은 기원전 515년에 제2성전을 재건하고 성전을 중심으로 하여 새로운 출발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성전 역시 그리스시대와 로마시대에 종교적, 정치적 이유로 두 차례에 걸쳐(기원전 167년과 63년) 다시 유린당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 시대 이후, 기원 후 70년에 유대인들의 봉기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또 다시 로마군들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은 다시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원 후 313년 콘스탄티누스 황제에 의해 “밀라노 칙령”이 반포되고 그리스도교에 대한 박해가 끝나고 난 후, 324년에 황제는 자신의 별궁을 성전으로 세우고 봉헌하였습니다. 이 성전은 가톨릭교회의 모교회로서, 전 세계에 퍼져있는 주교좌성당 전체와 대등한 관계에 있으면서도 첫째로 꼽히는 성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은 로마의 주교좌성당인 바로 이 ‘라테라노의 성 요한 대성전 봉헌 축일’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에제키엘서>와 <화답송>의 <시편> 나오는 ‘성전에서 흘러나와 하느님의 도성을 기쁘게 하는 강물’은 교회의 생명을 지탱하고 자양분을 제공하는 은총의 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성전정화는 교회개혁의 표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곧 교회가 항상 은총의 물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쇄신하는 표상이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타락한 성전을 정화하시면서, 성전 파괴를 예고하시고 진정한 성전이신 당신의 몸을 성전으로 제시하십니다. 곧 “당신의 부활하신 몸”을 성전으로 내어주실 것을 예고하십니다. 그리고 성전이신 당신의 몸을 십자가에서 쪼개시고, 성전의 장막을 두 갈래로 가르셨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물리적이고 공간적인 성전주의에 갇히지 않으시는 당신의 몸을 성전으로 주셨습니다. 그리하여 그리스도인을 당신의 지체로서, 하느님 현존의 성전이 되게 하셨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사실을 잘 깨우쳐주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의 성전이고 하느님의 영께서 여러분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모릅니까? ”(1코린 3,16)
그렇습니다. 우리의 몸은 주님께서 주신 거룩한 품위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비록 질그릇 같이 깨지기 쉬운 몸이라 할지라도,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값진 보화를 간직한 거룩한 몸입니다. 그것은 당신께서 우리 안에 살아계시기 때문입니다. 마치 새가 나무에 둥지를 틀듯, 우리 안에 끝이 보이지 않는 신비한 동굴을 파고 들어와 앉아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서 현존하시며 활동하시기 때문입니다. 단지 우리 안에 계시고 활동하시기만 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분께 속해 있는 존재요, 그분의 소유요, 그분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인이 집을 어찌할 수 있으나, 결코 집이 주인을 어찌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주인이 집을 소유한 것이지, 결코 집이 주인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주님께서 주님 되시게 해드려야 할 일입니다. 자신을 기꺼이 주님의 소유로 내어주어야 할 일입니다. 그리하면, 바오로 사도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몸으로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몸으로 그분의 영광을 드러냄이란 우리 몸을 잘 보전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처럼 우리의 몸을 다른 이들을 위해 내어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 자신을 타인을 위해, 교회와 세상을 위해 내어놓을 때, 비로소 그분이 우리 안에서 잘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몸은 하느님께서 살아계시는 교회요, 하느님의 거룩한 성전이 될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 안에 살아계시고 활동하시는 이 고귀함과 존귀함 앞에 겸허하게 경배 드려야 할 일입니다. 그야말로 우리의 몸이 “기도하는 집”이 되어야 할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 계시는 그분을 경배하는 일, 이토록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나아가서, 우리 형제 안에 계시는 그분을 경배하는 일, 이보다 더 아름다운 일은 없을 것입니다. 대성전의 봉헌을 기념하는 이날, 우리는 성전과 교회의 축복과 더불어 ‘우리 자신’을 거룩한 성전으로 축복해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리며, 그분의 거룩한 성전으로 살아가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요한 2,16)
주님! 성령의 채찍을 휘두르소서. 아버지 집에 대한 열정이 저를 삼키게 하소서. 당신이 세우신 성전의 뜰이 장사치와 도둑들의 소굴이 아닌 사랑의 열매를 나누는 나눔 터가 되게 하소서. 저의 영혼이 당신의 사랑을 경배하는 예배와 기도의 집이 되게 하소서. 제 안에 계시는 당신을 경배하는 일, 그 아름다운 일을 하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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