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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신앙생활은 신속하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생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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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부자가 집사를 두었는데, 이 집사가 자기의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그를 불러 말하였다. ‘자네 소문이 들리는데 무슨 소린가? 집사 일을 청산하게. 자네는 더 이상 집사 노릇을 할 수 없네.’ 그러자 집사는 속으로 말하였다. ‘주인이 내게서 집사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니 어떻게 하지? 땅을 파자니 힘에 부치고 빌어먹자니 창피한 노릇이다. 옳지, 이렇게 하자. 내가 집사 자리에서 밀려나면 사람들이 나를 저희 집으로 맞아들이게 해야지.’ 그래서 그는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 첫 사람에게 물었다. ‘내 주인에게 얼마를 빚졌소?’ 그가 ‘기름 백 항아리요.’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으시오. 그리고 얼른 앉아 쉰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이어서 다른 사람에게 ‘당신은 얼마를 빚졌소?’ 하고 물었다. 그가 ‘밀 백 섬이오.’ 하자, 집사가 그에게 ‘당신의 빚 문서를 받아 여든이라고 적으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인은 그 불의한 집사를 칭찬하였다. 그가 영리하게 대처하였기 때문이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루카 16,1ㄴ-8).”
1) ‘약은 집사의 비유’는 글자 그대로 ‘비유’입니다. 가르침을 더욱 생생하게 주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일부러 만드신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비유를 읽을 때, 예수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만드신 ‘의도’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예수님의 의도는 8절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사실 이 세상의 자녀들이 저희끼리 거래하는 데에는 빛의 자녀들보다 영리하다.” 라는 말씀은, “세속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서 신속하게 대처하고 최선을 다한다. 그런데 신앙인이라고 자처하는 너희는 영혼 구원을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이 왜 이리 굼뜨냐?” 라고 꾸짖으시는 말씀입니다. <물론 세속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본받으라는 뜻은 아니고, 그들의 그런 신속함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본받으라는 가르침입니다.> ‘굼뜨다.’ 라는 말에서,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 연상됩니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루카 24,25)” 예수님께서 탓하시는 것은 ‘지능의 부족함’이 아니라, ‘노력의 부족함’입니다. 신앙인은 하느님 나라에서 구원을 얻는 것만을, 즉 영혼의 구원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이 당연한데, 정신이 다른 곳에 가 있을 때도 많고, 다른 것을 바라볼 때도 많습니다. 그렇게 마음과 정신이 흐트러져 있으면, 최선을 다할 수가 없고, 신앙생활이 자꾸만 굼뜨게 됩니다.
2) 1절에 있는 ‘낭비’ 라는 말은, 비유의 내용 전체를 볼 때 ‘횡령’으로 해석됩니다. 주인에게 가야 할 재물을 집사가 자기 마음대로 가로챈 것, 바로 그 ‘횡령’이 해고 사유라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주인은 집사가 횡령한 재물을 모두 빼앗을 텐데, 비유의 내용을 보면, 집사는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 먹고사는 문제부터 걱정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주인에게 빼앗기고, 무일푼으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3) 2절에 있는 ‘청산하게.’ 라는 말은, 표현으로는 장부를 정리해서 제출하라는 말인데, 뜻으로는 잘못한 일들을 바로잡으라는 명령입니다. <횡령한 재물을 모두 내놓는 것을 포함해서, 잘못한 일들을 전부 다 바로잡는 것이 쫓겨나기 전에 집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따라서 집사가 빚진 사람들을 불러서 빚을 줄여 준 일은, 자기가 먹고살기 위해서 사람들의 인심을 사려고 한 일이기도 하고, 잘못한 일을 바로잡는 일이기도 합니다. 정황을 보면, 아마도 집사는 기름이나 곡식을 꾸어 줄 때, 주인의 뜻과는 다르게 대단히 높은 이자를 붙여서 꾸어 준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서 부당하게 받은 이자는 자기가 가로챘을 것이고, 사람들은 주인만 비난했을 것입니다. 아주 나쁜 고리대금업자라고...... 그렇다면 집사가 사람들을 불러서 한 일은, 이자를 깎아주거나 없애 준 일이었을 것입니다. 그 전에 받았던 이자는 돌려주었을 것이고......
4) ‘이자에 관한 규정’이 신명기 23장에 있습니다. “너희는 동족에게 이자를 받고 꾸어 주어서는 안 된다. 돈에 대한 이자든 곡식에 대한 이자든, 그 밖에 이자가 나올 수 있는 것은 모두 마찬가지다. 이방인에게는 이자를 받고 꾸어 주어도 되지만, 너희 동족에게는 이자를 받고 꾸어 주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가 차지하러 들어가는 땅에서 너희 손이 하는 모든 일에 복을 내려 주실 것이다(신명 23,20-21).” 집사가 사람들을 불러서 빚을 줄여 준 일이, 이자를 깎아 주거나 없애 준 일이라면, 집사는 사람들의 인심을 얻어서 먹고살 길을 찾게 되었을 것이고, 주인은 율법을 잘 지키는 좋은 사람이라는 명예를 얻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주인이 집사를 칭찬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잘못한 일을 바로잡았기 때문에 칭찬했다는 것입니다. <집사가 자신의 잘못을 덮으려고 다른 잘못을 더 저질렀다면 칭찬할 이유가 없습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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