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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진 신부님_<복음을 전하는 일은 ‘성령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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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에 주님께서는 다른 제자 일흔두 명을 지명하시어, 몸소 가시려는 모든 고을과 고장으로 당신에 앞서 둘씩 보내시며,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어떤 집에 들어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 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되돌아올 것이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마라. 어떤 고을에 들어가든지 너희를 받아들이면 차려 주는 음식을 먹어라. 그곳 병자들을 고쳐 주며, ′하느님의 나라가 여러분에게 가까이 왔습니다.‵ 하고 말하여라.’(루카 10,1-9)”
1) 선교활동은, 즉 복음 선포는 ‘신앙의 증언’입니다. 낯선 곳에서 처음 보는 낯선 사람들에게 신앙을 증언하는 일은, 사람에 따라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누구에게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고, 두렵고 떨리는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그 두려움과 떨림을 이렇게 말합니다. “형제 여러분, 나도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뛰어난 말이나 지혜로 하느님의 신비를 선포하려고 가지 않았습니다. 나는 여러분 가운데에 있으면서 예수 그리스도 곧 십자가에 못 박히신 분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기로 결심하였습니다. 사실 여러분에게 갔을 때에 나는 약했으며, 두렵고 또 무척 떨렸습니다. 나의 말과 나의 복음 선포는 지혜롭고 설득력 있는 언변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을 드러내는 것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여러분의 믿음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에 바탕을 두게 하려는 것이었습니다(1코린 2,1-5).” 위대한 선교사인 바오로 사도가 ‘나는 약했고, 나도 두려웠고 떨렸다.’고 말한 것은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성령께서 도와주셨다고 증언합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선교활동은 ‘인간적인 말재주’로 한 일이 아니라, ‘성령의 힘’으로 한 일이라고 증언합니다.
2) 말이 아니라 글로, 또는 음악이나 영화 같은 방식으로 선교활동을 하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신앙을 증언하는 일은, 인간적인 재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힘과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루어집니다. 또 낯선 곳이 아니라 자신이 있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에게’가 아니라 잘 아는 친숙한 사람들에게 신앙을 증언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잘 아는 사람들과 친한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이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 사람들은 ‘나의 삶’을 잘 알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일에 나 자신이 ‘복음적이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면, 내가 전하는 복음은 거짓 복음이 되어버리고, 복음을 모독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낯선 사람들에게 전하든지 잘 아는 사람들에게 전하든지 간에 복음은 항상 ‘삶’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신앙을 증언하는 일은 말로 하기 전에 먼저 ‘삶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라는 말씀은, 복음을 전하는 일은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 될 것이라고 예고하시는 말씀입니다. 동시에 이 말씀에는, “너희가 이리 떼 가운데에 있는 양들처럼 되더라도 내가 너희를 지켜 주겠다.” 라는 약속이 들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보호를 잘 받으려면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는 힘든 일을 겪을 때 흔들리는 믿음을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주는 든든한 힘이 됩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한 ‘성령의 힘’을 잘 받는 방법도 ‘기도’입니다.>
4)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라는 말씀은, “삶으로 신앙을 증언하여라.” 라는 지침입니다. 돈이나 물질적인 것에 의지하지 않고 오직 주님께만 의지하면서 일하는 모습 자체가 신앙을 증언하는 일입니다. 만일에 복음을 전하는 일을 하면서도 돈 걱정만 하고 있다면, 또는 먹고사는 일에 대한 걱정만 하고 있다면, 복음은 기쁜 소식이 아닌 ‘걱정스러운 소식’이 되어버립니다. <그런 걱정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자신의 신앙을 부정하는 모습입니다.> 신앙생활과 선교활동은 ‘돈의 힘’이 아니라 ‘믿음의 힘’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누구나 금방 체험하게 되는 ‘생생한 현실’입니다.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라는 말씀은, 아는 사람을 만나도 모르는 척 하라는 뜻이 아니라, 세속의 잡다한 일에 연연하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특히 복음을 전하러 가는 길이라면, 복음을 전하는 일만 중요하게 생각하고, 그 일을 가장 먼저 하라는 것입니다. <가는 길에 아는 사람과 마주치면 그 사람에게 먼저 복음을 전해 주는 것이 순서입니다.>
5) 복음을 전하는 일은 ‘주님의 평화’를 전해 주는 일이기도 한데, ‘주님의 평화’를 전해 주려면 우선 먼저 나 자신이 그 평화를 누리고 있어야 합니다. 돈 걱정만 하고 있고, 먹고사는 일에 대한 걱정만 하고 있다면, 그 걱정들 때문에 평화를 잃게 되고, 그러면 다른 사람들에게 ‘주님의 평화’를 전해 줄 힘을 잃게 됩니다.
송영진 모세 신부 ------------------------------------- [출처]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강론|작성자 송영진 모세 신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