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5.10.10) |
---|
2025년 10월 10일 연중 제27주간 금요일 신부가 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봉성체 갔다가 있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봉성체 대상자는 독거노인이셨지요. 문을 열고 집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발 디딜 틈 없이 바닥에 펼쳐져 있는 많은 물건이었습니다. 여기에 오랫동안 청소를 하지 않았는지 이상한 냄새로 가득했습니다. 봉성체 후, 레지오 단원 봉사로 이 집 청소를 부탁했습니다. 너무 열악한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날, 레지오 단원들이 할머니께서 반대하셔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의 반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1) 미안해서 2) 게을러서 3) 사람이 싫어서 이 중에 답은 없었고, 다른 답이 있었습니다. 허리와 다리가 너무 아파서 일어났다 앉았다가 힘들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사용하는 모든 물건을 바닥에 펼쳐놓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 물건들을 다시 제자리에 가져다 놓으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사회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때였고,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이라는 이름이 낯설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할머니는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알고 나니 할머니 집의 모든 물건이 바닥에 놓여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고, 할머니의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알면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알지도 못하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말을 쉽게 합니다. 주님의 활동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왜일까요? 주님을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요? 주님을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그분의 인간에 대한 사랑이 비로소 보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을 이해하면서 지금을 잘 살 수 있게 됩니다.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모습을 봅니다. 그들은 벙어리 마귀를 쫓아내신 예수님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마귀 우두머리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이야기합니다. 악의적인 비방입니다. 이런 비방은 여기서 멈추지 않지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표징을 요구하며 예수님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영적 무지를 드러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행적이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지 못하고, 자신들의 편협한 틀 안에서 멋대로 판단하고 시험하려 합니다. “너희 아들들은 누구의 힘으로 마귀를 쫓아내느냐?” (루카 11,19)라고 되물으십니다. 당시 유다 사회에도 마귀를 쫓아내는 이들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자신들의 이런 행위는 하느님의 힘으로 여기면서, 정작 예수님의 행위는 악마의 힘으로 몰고 있습니다. 제대로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과연 누구 편인가요? 예수님 편이기를 바란다면, 예수님을 이해하기 위해 더 큰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분의 사랑과 자비에 머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명언♡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 준 우리의 모습은 근본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거부함으로써만 우리 자신이 될 수 있다. (장 폴 샤르트르)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