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목)
(녹) 연중 제28주간 목요일 아벨의 피부터 즈카르야의 피에 이르기까지 예언자들의 피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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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27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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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5-10-10 ㅣ No.185404

신학교에서 설교학을 배울 때입니다. 신부님께서 부제들에게 강론을 발표하게 하였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저희의 강론을 들어주셨고, 편집을 거쳐서 우리의 강론을 모아 강론 집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1990년에 있었던 일이니, 어느덧 35년이 지났습니다. 처음 강론했을 때도, 35년이 지난 지금도 강론은 늘 어렵고, 부담됩니다. 수도회 수사님의 강론이 지금도 생각납니다. 그분 강론의 핵심은 기준점이었습니다. 땅이 기준이 되면 키가 큰 사람이 당연히 키 큰 사람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하늘이 기준이 되면 키가 작은 사람이 큰 사람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기준점을 어디에 두느냐를 이야기합니다. 오늘 독서에서 요엘 예언자는 심판과 축복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멀리하고, 우상을 섬기고, 이웃을 해치는 사람과 나라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는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고, 잘못을 뉘우치고, 이웃을 사랑하며,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누는 사람과 나라는 새 하늘과 새 땅을 만날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기준점은 심판이 아니라 축복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던 예수님께서도 기준점을 늘 말씀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슬퍼하는 사람, 지금 고통받는 사람, 지금 박해받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들의 아픔과 눈물을 닦아 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십자가를 지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십자가를 통해서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다고 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혈연, 지연, 학연을 통해서 관계를 맺지만, 제자들에게는 새로운 관계를 이야기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 하느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은 모두 한 형제와 자매라고 하셨습니다. 바리사이와 율법 학자들에게는 안식일과 계명이 기준이었습니다. 안식일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 계명을 지킬 수 없는 사람을 죄인으로 대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새로운 기준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세상의 기준은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이 주어지지만, 하느님의 기준은 자비와 사랑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선한 이에게도, 악한 이에게도 햇빛을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아침부터 일한 사람도, 오후 늦게 일한 사람도 같은 보상을 받는다고 하셨습니다.

 

최강 1교시라는 강연에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리아드는 분노에서 시작됩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함께 도망가면서 전쟁이 시작됩니다. 그리스와 트로이의 전쟁입니다. 사랑하는 친구가 전쟁터에서 죽으면서 또 다른 분노가 생겼습니다. 친구를 죽인 상대방을 죽이고 모욕을 주었습니다. 이는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을 잃어버린 트로이 사람들의 분노가 되었습니다. 아들을 잃어버린 아버지와 친구를 잃어버린 영웅이 아무런 무장 없이 늦은 밤에 만납니다. 그리고 모든 분노를 풀어버리고 자기가 죽인 트로이의 영웅을 돌려보냅니다. 분노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만들기 마련입니다. 죽음은 선한 사람도, 악한 사람도 모두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악을 악으로 되갚는 것보다는 악을 선으로 갚을 때 분노는 녹고 용서와 사랑이 꽃피게 됩니다.

 

오디세이는 귀향입니다. 10년간의 전쟁도, 10년간의 모험도 결국은 고향으로 가려는 마음을 막을 수 없습니다. 죽음이 난무하는 전쟁터에서 안식을 찾을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풍족한 낙원 같은 섬에서도 안식을 찾을 수 없습니다. 예전에 노란 손수건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본인의 실수로 감옥에 가게 된 남편이 아내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아직도 나를 기다린다면 마을 입구 나무에 노란 손수건을 걸어달라고 하였습니다. 아내와 자녀들은 나무에 100개가 넘는 노란 손수건을 걸어놓았습니다. 남편은 나 집으로 갑니다.’라고 말하면서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오디세이의 아내는 아무런 연락도 없는 남편을 2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전쟁도, 모험도, 이별도 남편을 향한 아내의 사랑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전쟁도, 모험도 아내를 향한 남편의 사랑을 막지 못했습니다.

 

오늘 독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주님께서 시온에서 호령하시고 예루살렘에서 큰 소리를 치시니 하늘과 땅이 뒤흔들린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피난처가,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요새가 되어 주신다. 유다에는 영원히, 예루살렘에는 대대로 사람들이 살리라. 나는 그들의 피를 되갚아 주고 어떤 죄도 벌하지 않은 채 내버려두지 않으리라.”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고통을 위로해 주시고, 슬픔은 기쁨으로 바꿔주신다는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이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실천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의인에게는 빛이 내리고, 마음 바른 이에게는 기쁨이 쏟아진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기뻐하여라. 거룩하신 그 이름 찬송하여라.”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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