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14일 (목)
(홍)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 기념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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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9주간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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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5-08-12 ㅣ No.184098

[연중 제19주간 화요일] 마태 18,1-5.10.12-14 “누구든지 이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이가 하늘 나라에서 가장 큰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예고하신 것이 불과 몇 시간 전인데, 제자들은 스승님께서 그런 일을 겪으셔야 한다는 것을 슬퍼하면서도, 정작 자신들도 예수님의 뒤를 따라 십자가의 길을 걸어야 한다는 것을 ‘나의 일’로 받아들이지 못한 듯 합니다. 그들의 관심은 예수님을 통해 자신들이 누리게 될 ‘영광’에만 온통 머물러 있었던 겁니다. 예수님께서 강조하시며 선포하신 ‘하느님 나라’가 이 땅 위에 도래하면, 자신들이 그 나라의 ‘개국 공신’으로써 높은 자리에 올라 부귀영화를 누릴 생각만 가득했지요. 그래서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합니다. 

 

“하늘나라에서는 누가 가장 큰 사람입니까?”

 

만약 저였다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는 그들에게 불호령을 내렸을텐데, 이해심 많고 자비로우신 우리 주님은 그런 그들의 미숙함과 어리석음 마저 끌어 안으십니다. 그들에게 화를 내시며 책망하시기보다는, 당신을 따르는 이들이 간절히 바라고 희망하는 하늘나라에 들어가 참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차근차근 설명해주십니다.

 

우선 어떻게 해야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알려 주십니다. 제자들은 자신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랐다는 이유로 당연히 하늘 나라에 들어갈 거라 생각하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지요. 원하는 회사에 들어가려면 그 회사에서 중점적으로 보는 ‘모집요강’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하늘나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가장 강조하시는 점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준비해야 하는 겁니다. 예수님은 그 준비가 바로 ‘회개’라고 하십니다. 자기 삶을 깊이 성찰함으로써 자신이 구체적으로 어떤 잘못을 저질러 하느님 마음을 아프게 해 드렸는지를 제대로 확인하고 진심으로 뉘우쳐야 합니다. 그리고 내 마음을 하느님께로 완전히 되돌려 그분께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영혼은 때묻지 않은 어린이처럼 맑고 순수한 상태가 됩니다. 비로소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준비가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늘나라에서 큰 사람이 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려주십니다. 그것은 바로 ‘어린이처럼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이는 자기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계산적 행동으로 비굴하게 굴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린이가 부모 앞에서 자신을 낮추어 겸손해지는 것은 부모가 대단한 능력과 조건을 갖추고 있어서가 아니지요. 나를 낳아주시고 길러주시며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분이 바로 부모님이시기에, 그분들을 향한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담아 기꺼이 그렇게 하는 겁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께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분께서 내가 원하는 걸 이뤄주실 능력을 지니셔서가 아니라, 나를 창조하시고 생명을 주시며 보살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분이기에, 감사와 보은의 마음을 담아 하느님을 경외하고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하느님이 나에게 특별한 존재가 될수록 나 역시 하느님께 특별한 존재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하느님을 어떻게 경외하고 사랑하는지 그 방법을 아는 것인데, 예수님은 어린이 하나를 당신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하십니다. 즉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으로, 잃은 양 한 마리를 끝까지 찾아다니시는 그분 마음으로, 작고 약한 이들을 더 보살피시고 챙기시는 그분 사랑으로, 이웃 형제 자매를 내 안에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들이 어린이처럼 미성숙하고 부족하여 나에게 피해나 상처를 입히더라도 그들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일을 포기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내가 그들을 이해와 사랑으로 품어 안으면, 하느님께서도 나를 그렇게 품어 안으시어 당신 나라에 받아 주십니다. 그 나라에서 당신과 함께 참된 기쁨과 행복을 누리게 해 주십니다. 

 

* 함 승수 신부님  강론 말씀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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