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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거산 깊은 골에 호랑이가 살았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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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신 따끈따끈한 무더위로 사람을 녹초로 만들던 지난 보름여의 땡볕 들이 이 아침에 뜬금없이 가랑비를 뿌리고 있다. 와이 카는데~!
새벽 4시 울려대는 알람소리에 "아! 좀더 자고싶다" 하며 밍기적 거리다가 끙~! 일어나 일단은 주님 대전에 문안드리고 주저리 주저리 모두를 맡겨드리며 오늘 허락하신 하루도 성령님의 인도하심으로 만나는 모든 인연들에게 하느님 따스한 자비의 사랑을 나눌수있도록 기도 드린다.
오늘은 또 지난 두주일 만에 경기도 땅을 넘어서 충청도 땅을 찾아 멀고 먼 성지순례의 길을 떠난다. 11시 미사시간에 맞추어 역으로 셈하니 7시반에는 출발을 해야겠기에 평소처럼 일찌감치 일어나 길떠날 채비를 서두른다.^^
길 떠나기 30여분 전에 자동차 바퀴 바람이 빠졌다며 휴대용 에어기로 작동해 대던 리노할배. 게다가 밧데리도 충전이 안되었다니... 한숨이 절로 푹푹 나오기 시작한다. 평생을 5분전으로 살아오던 삶의 철칙은 절대로 놓아버릴수 없는 인생 철학인가보다.
이 아침 잔소리하면 또 종일 운전하는 기분 상할까싶어... 혼자서 속앓이 하는 수밖에.. 끙~ 끙! ㅊㅊㅊ 여차 여차 일단은 출발부터 해가서 기름을 채우고 약속시간 7시30분 .. 5분전에 도착해서 짐들 옮겨싣고 ... 해도 시간을 칼같이 지키는 율리아나 형님이 나타나지도 않고, 전화도 안받는다. 우째 이런 일이.... 또!
어제 카톡에 공지할때 처음에는 평소대로 8시 출발이라고 올렸다가.... 나중에 다시 수정해서 7시 30분이라고 올린글을 혹시?... 보지않았나?... 추정하다가... 1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던 형님이 전화가 와서 8시 맞춰 출발해 가고있단다... 꼴까닥..ㅋ
게다가 또 파비여사 휴대폰을 집에두고 안가져왔다며 가지러 가도되나?...ㅠㅠㅠ 이 아침 비도 부슬부슬 내려대고.... 순례자 모두의 기분은 저기압... 폭삭 내려앉기 시작하고.. 무슨 일이래?... 아침부터 니탓이요! 내탓이 아니요! 다들 절대로 내탓이 아니라고 떠들어대기 시작할 즈음.. 샷~더 ! 마.우.스!
고속도로를 올라서며 오로지 이 아침 믿고 해결해주실 분은 어머니 뿐인기라 싶어.. 서둘러 영광의 신비 묵주 5단을 시작한다. 은총이 가득하신 어무이~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이소~!
묵주의 기도를 다 하고 나서야 겨우 평화의 기운을 찾은 우리는 그때부터 재잘 재잘.. 평소의 화기 애애한 분위기로 마음을 돌려 내탓이요 로 웃으며 어제저녁 딸래미의 쩔은 땀방울로 열심히 만든 김밥 한줄과 두유 한 개로 아침을 먹는다.
이러 저러한 이유들로 늦춰진 시간이지만 대충 도착시간이 10시 20분 이니까 길이 막히더라도 부지런히 가노라면 우리 성령님 오늘도 우리를 시간안에 2시간 거리의 성거산 성지에 도착시켜 주시리라. 믿지만... 좀 늦어져 11시 미사를 놓치더라도... 그 또한 우리 아버지 무슨 뜻이 있으시겠지...
이 아침 우리들의 출발 시간을 늦추게 한 것 또한 무슨 이유가 있으시겠지... 좀... 화가 나긴 했지만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신앙인의 삶의 영성으로 살아가야 된다는 리노할배는 참 웃기는 짬뽕이다 언제나.. 지나고 나선. 도미니코 성인의 설교를 훔친듯한 ..
다행히 그저도 왔다 갔다하는 살랑비를 가르며 도착한 성거산 성지 1주차장 10시 20분. 부지런히 서두르면 십자가 기도길을 마칠수 있으리라.~ 싶어 낭떠러지 같은 나무계단을 한참을 내려가 깊은 계곡 속에 숨어있는 듯한 14곳 주님 수난의 갈바리아 경사진 산길을 오르며 어머니를 청해 또 부른다.
본시오 빌라도의 한마디로 집 채 만한 십자가를 어깨에 둘러메고... 한발짝 한발짝 디뎌가시다 기력이 떨어져 넘어지시고.... 어머니의 칼에 꿰찔리는 아픈 가슴에 기대어 순명의 눈길 마주하며 또 걸어가는 그 길에서 시몬의 어깨를 빌리고..
베로니카의 수건에 피땀의 얼룩들을 남기시다. 또 걸어가는 그 길위에 또 다시 쓰러지셨다가. 예루살렘의 부인들을 위로하시며..? 다시 처절하게 넘어져 버리시는 당신은 마지막 남은 옷까지 벗기우시는 상상못할 몸서리치는 수치앞에서도... 순명하고... 순종하며... 못박히고... 끝내는 다 이루었다 숨을 거두시며 "아버지! 제 영혼을 아버지 손에 맡깁니다. 엘로이! 엘로이! 레마 사박타니!"
죽어서야 어머니 품에 온전히 안겨 모든 것을 이루고야 마신 두 모자의 비극이 영원한 생명으로 우리 사람들을 구하기위한 처절한 고통의 순명의 희생제물? 이었음을... 머리로는 깨달았다 하면서도 가슴은 .... 마시옵소서! 마시옵소서~! 외치고 있는 나의 현주소가 참 부끄럽고 보잘것없고... 염치없음을 고백하는 오늘 십자가의 길이다.
참으로 길고긴 십자가의 길을 걸어내고 성전에 도착하니 11시 미사시간이 임박하다.
여전히 저 하늘 높은 공중에 붕~ 떠 있는 예수 상께 인사드리고 2층 성전에 올라 들어가니 "어라~?"
통유리 제대 뒤 바깥에 예수님 고상이 성전안을 들여다 보시며 "안녕?.." 하고 있다.
세상에.... 이랬구나. 그렇게 높이 하늘 저만큼 붕~ 떠 있던 이유가 이것이었구나. 4번째 성지에 와서야 그 비밀이 풀렸던 것이다. 코로나때... 미사시간이 지나서야... 올때마다 성문이 굳게 닫혀있어 출입금지되어 돌아갔는데 오늘 드디어 미사참례를 하며 온 산과 하늘을 자유로이 움직이고 계신듯한 예수님을 만났다. 그 옛날 박해시절... 호랑이가 나온다는 깊고깊은 이 산골짜기 마을에 들어왔을 때에야 비로소 목숨의 위협을 느끼지 않고 마음껏 숨 쉴수 있었다던 선교 사제들의 이야기며.. 최양업 신부님의 휴식처이기도 했던 이 교우들의 촌락들에 고개 숙여 감사드려보며, 이 거룩한 땅을 새삼 진지하게 걸어가며 느껴보는 감사로운 땅...에 비는 이제 제법 굵기를 더하며 내려댄다. 네 번을 왔어도 아직도 한번을 더 와야만 마지막 순례 기도길 묵주의 성모님 길을 마칠수 있으리라...!! 파비여사는 " 살아 생전에 언제 또 이 성지를 밟을수 있겠느냐"며... 거룩한 땅 산속 깊고도 맑은 청량한 산소를 깊게 들이마시며 감동해 댄다.ㅋㅋ
첫번째 길에선... 어둠이 내려앉는 여름날 저녁시간에 도착해 넓고 넓은 산속 분간키도 어려워 겨우 십자가 길만 속성으로 하고... 호랑이 떡 한개 주면 안 잡아묵지.~ 하는 고갯 길을 부리나케 내려오던 길이 기억되고...
두번째 길에선... 밝은 낮에 와서 찬찬히 십자가 길이며 103위 성인 순교자들의 길 도자기 호롱불 잡고 한분 한분 이름부르며 ~ 저희를 위하여 빌어달라고 온 산을 헤매고 다니기를 1시간도 훨씬 넘은 시간.. 두개의 줄무덤에 묵념하고 기도하며 3시간 여의 순례길을 마치고 돌아온 성지였고...
세번째 길에선... 천안 땅 친구가 쑥캐러 오란다고 레지나 형님 부부 따라 쑥캐러 왔다가 시간이 남아 형님 부부 함께 구불구불 산길 오르며 천안땅 깊은 곳에 자리한 거룩한 땅에 십자가 길이라도 하고 가자며 가벼이 들른 절벽아래 시원한 숲속길...
네번째 오늘에서야 성전에서 하늘위 예수님도 알현하고.... 소학골 교우촌의 집터도 찾아보고... 교우촌 가는길가 조성된 십자가 길에는 백색의 목 수국들이 활짝 웃고있더라. 이제 다섯 번째의 길이 허락된다면... 묵주의 항아리속에 담긴 성모님의 보물들을 듬뿍 받아들고서야 축복과 거룩한 은총의 순례 땅을 놓을수 있으리라. 오랫동안 기억하고... 감사히 안으리라. 아직도 비는 오락가락... 줄무덤 2개를 찾아가 고개숙여 기도 한 후에서야 오늘의 성지순례를 마친다. 이제 어디 아늑한 곳을 찾아서 육신의 양식을 채워야 될테다... 천안까지 왔으니 40여분 떨어진 천안 팔경에 속한다는 좌불상이 엄청시리 크게 온 산을 누르고있는 듯한 각원사란 절을 찾아가본다. 입구서 부터 즐비하게 늘어서있는 온갖 종류의 식당 먹거리 집들을 보며 역시 유명 명소인게 맞나보다 여기며 오르니... 역시 대단한 사찰들이 여기저기 온 산을 다 차지하고 있고 주차장 또한 몇 군데나 되고 차들도 나름 많이들 주차되어 있는게 역시 대단한 곳임을 알아챈다.
칠성당? 나한전? 설법전?.. 전...전.. 대웅전은 또 어마어마 하네... 친구처럼 옆집 아저씨처럼 낯설지않은 대웅전 안을 들여다보며.."안녕하세요?" 여느때 처럼 인사건네본다. 중간에 앉은 부처상은 아무것도 머리에 안쓰고 있는데... 양쪽에 부주임 사제들 처럼 앉아있는 부처들은 머리에 번쩍 번쩍한 금관들을 쓰고 있는게... 매일 궁금한데 누가 알켜줄거나?^^ 그런데 오늘의 하일라이트~ 사진으로 보고 꼭 만나고 싶던 좌불상 부처는 도대체 오데 있는고? 묻고 또 물어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야 오마이 갓! 이리도 큰 부처상을 만나다니! 생전 처음으로 보고 그 기세에 폭싹 눌려버려 감탄과 경이의 환호를 지른다. 세상에~ 만상에~!
양쪽 엄지와 셋째 손가락을 동그랗게 모으고 있는 형상이 새삼 궁금해 리노할배한테 물어보니... "니네들... 꿀밤 한번 맞아볼래?" 하며 앉아 있다고 너스레를 떠는 바람에 배꼽잡고 모두들 웃어댄다. 우~하하아~ 맞네. 진짜 그렇네.. 하며. 일전에 와우정사의 얼굴부처상의 눈이 무섭다고 하던 노엘라 형님이 오늘 이 엄청난 좌불 부처상의 눈을 보면 또 뭐라 칼까나?.. 그것이 궁금하도다. 나는 그때도 오늘도... 그냥.. 친구처럼.. 아는 부처 아저씨 처럼.. 낯설지않은데.. 넓고 광활한 산 전체를 한바퀴 돌아 내려오며... 우와~ 우와 ! 감탄을 하는동안 깊고깊은 거룩한 땅 성거산 속 그 시간들을 잠깐 잊어버릴 정도로 혼을 빼버린 천안 팔경?의 거대한 세상속 즐거움 들은 우리를 놓아주지 않더라. 6분거리의 또 다른 산속 성불사란 절을 찾아가며... 옛날 추억속 노래가 "성불사 깊은 밤에 그윽한 풍경 소리~♪ 주승은 잠이 들고 객이 홀로 듣는 구나 저 손아~ 마저 잠들어 혼자 울게 하여라~♬ 생각나 괜히 이끌려 들려보고 확인하고 가리라 싶어 또 구불진 산길을 한참을 올라간다. 아주 아주 경사높은 고도의 자리 절벽 끝에 버티고 있는 듯한 성불사를 아래서 우와~ 쳐다만 보고 내려오다 추억속 성불사는 설마 아닐테다 로 결론짓고..^^ 내려오다... 이쯤 산속에서 자리를 펴고 밥을 먹자 며 차를 세우고 돗자리를 편다. 오늘도 파비여사는 아마도 여러시간을 심혈을 기울여 밥을 하고 갖가지 반찬들 준비해온 만찬 상을 차려댄다. 게다가 오리구이./ 도토리 묵들의 별미들 두 형님이 살포시 덤으로 차려놓으니.... 어느 맛집에서 이 풍성하고 맛깔스런 음식들을 구경이나 하겠는가?
모두의 복을 빌어주며 감사로이 하느님의 은총속에 나누는 순례길의 식탁엔 오늘의 양념 살랑살랑 오는듯 마는듯한 빗방울들이 허밍으로♬ 흥겨움까지 돋우어 주누나!
배도 부르고... 끝내주는 다방 커피도 한잔씩 나누는 순례길의 끝시간 오늘 아침의 끌적지끈했던 기분들을 싸~악! 날려버리고 은총과 감사의 하루를 또 허락하신 우리 하느님께... 감사 감사...! 기쁘고 밝은 기운얻어 집으로 가자. 느긋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달려가는 마음에 시간은 이제 우리 발목 잡지 못하리라... 자상한 어머니의 품같은 보금자리가 우리를 기다릴 테니까...! 오늘도... 하느님! 감사합니다. 또 한 주일의 감사한 시간들을 소중히 받아 쓰게 하옵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