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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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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혼 (1) 언제 재혼을 생각했냐고요 2002년 사별 (44세) 49재가 끝나는 날 생각했다. 결혼하겠다. 나를 위해서도. 중고생 아이들을 위해서도. 3년 뒤에 하나 3일 뒤에 하나 무슨 차이가 있나. 난 고교때는 새색시가 별명이었으나 검객이고 상인 이다.(the quiet core) 그분은 아내가 죽고 아들 둘을 위해 오래 희생을 했는데 별로 보람이 없었다고 했다 아이들은 결혼 전에도 결혼 후에도 자신들만 생각하고 혼자 남은 아버지를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에게 가능하면 일찍 재혼을 하라고 했다. 우스운 것은 운구차를 타고 장지인 안성 천주교 공원묘지로 가는 중이었다는 것이다. 당연히 나는 예도 못하고 아니요도 하지 않았다. 다른 분은 적어도 3년은 애도 기간을 가지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잃은 후 4년 이상 혼자 살았다. 수리산에 오르고 국선도를 했다.살림을 하고 회사일과 성당일을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아이들 몰래 집에서 유동 골뱅이에 소주 1병을 마셨다.회사는 산본으로 옮겼다. 대학에 입학한 딸은 친구들과 어울리고 스킨스쿠버를 하느라 바빴다. 아이 이모들이 홍일점에 비싼 장비를 사야하는 스킨스쿠버를 반대했으나 내가 웃으며 말했다. 나중에 그 아이가 한국이 싫어지면 남태평양 팔라우에 가서 스쿠버강습을하며 살면 되죠. 고갱처럼. 그림그리고 산책하고. 술을 마시고 귀가가 늦으면 가끔 인천에 있는 대학까지 태워다 주었다. 재혼하겠다고 공표했다. 그랬더니 성당에 소문이 돌았다. 요한 형제가 재혼을 하겠다고 했단다. 난 군포 쪽 성당에서 많이 알려진 사람이다. 조건과 평판이 좋은 편이다.아이들을 생각해서 배우자 조건을 정리했다.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가능하면 아이가 없는 싱글 여성을 구한다. 천주교 혼인 장애 문제도 생각했다. 10명 가까운 사람을 짧은 기간에 소개받았다. 나는 표를 만들었다. 나이.성격. 신앙. 외모. 직업. 등 점수를 적었다. 스스로 결혼정보 회사를 차린 셈이다. 유별나게 보이겠지만 결국 누구나 이런 식으로 조건을 먼저 판단할 것이다. 나도 여성을 만나면 조건부터 알린다. 집있고 금융자산 10억. 이제 편안하게 맑고 순수한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가 봅시다. 사랑. 이런 글을 왜 쓰냐고요? 난 재미있는 글이 좋다. 예수님 말씀이나 사회교리나 사제에 대한 이야기는 정태현/ 허영엽 신부님이나 가톨릭 일꾼이나 최태선 목사님 같은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나 개똥철학 ( dog shit philosophy) 을 가끔 써 볼 생각이다. 소개받은 이들 가운데 수녀회에서 탈회한 분들이 둘 있었다. 한 분과는 산본에서 만나 식사도 하고 그분이 산본 문고에서 시집도 사 주었다. 데모할 때 누가 나더러 '천재시인'이라 했는데 지금은 시 한 줄도 못 쓴다. 시집을 읽는 것이 첫사랑에게 연애편지 350장 쓰는데는 도움이 되었다. 다음날 그분에게 아침 인사드리는 문자를 보냈더니 "저는 오래 사귄 연인이 있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하고 끊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오래 사귄 연인이 누구일까. 결론을 내렸다. 이분 연인은 예수님이구나. 내가 주님이신 예수님하고 대결해서는 승산이 없지. 그 다음 분도 수녀회를 탈회한 분이었다. 가정 간호를 하는 분이었는데 교리신학원 동기인 교우가 소개해 주었다. 나는한 때 서울 교리신학원 총동창회 기획부장을 했다.아름다운 분이셨다 많이 설레었다. 앞 분과 비슷한 과정을 거쳐 차였다. 아니 그럴 바엔 수녀원에 계시지 왜들 나오신 것이야 속으로 툴툴거렸다. 재혼...나는 글쎄..... 당당할 것도 없지만 크게 부끄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사별이 내 잘못인가 유전자나 환경 문제일 것이다. 나는 인연에 충성을 다하는 사람이다. 한 번에 한 사람.이혼은 없다. 첫사랑은 죽기 전에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미소 지으며 " 함께 해서 나쁘지 않았어. 결혼 기간 어려움이 있었지만 당신은 책임감 있고 성실한 남자였어. 재밌고 실속있는 남자였어.(실속은 돈문제겠지) 같이 사업도 하고 해외여행도 많이 하고 ... 애들에게는 100점이었고 신앙심이 깊었지. 나에게는 90점" 이렇게 평가하고 떠났다.장모님도 우리가 모셨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한참 후에도 중국 위해에 사는 손윗처남을 위해 나무 슬리퍼 통관하는 것을 도왔다. 외국인과 결혼한 프랑스 처제 집문제가 생기자 일주일간 파리, 3일간 홍콩을 방문하여 문제를 해결해 주었다.나 나쁜 사람 아니다. 성급하고 살짝 나쁜 사람. 성이 급하진 않다. 농담이다 농담. 딸과의 대화 - 네 결혼 상대가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았으면 좋겠다.이 세상에 10만명 , 한국에 만 명 있다고 생각해라. 운명적인 사랑은 별로 없지.서로 맞추고 살면 된다. 아빠가 그랬지. 건강과 돈... 연애를 모르면 어른이 아니라고. -아빠, 연애는 사고 같은 거야. 교통사고. -그렇지. 사고 같은 거야. 그러니까 예쁜 옷 입고 거리를 부지런히 왔다 갔다 해야 해. 그래야 사고 날 위험이 많아지지. 맨날 집에만 있어선 안된다. 아빠가 옷 값은 줄께. -나도 관심은 있어. 기도하고 있어. -신앙만 보는 것도 위험하긴 해. 외모: 10점 만점에 몇 점 신앙: 10점 만점에 몇 점 푸하하 이렇게 10개 항목으로 점수를 내서 합산해 보도록 해라. 그리고 너는 아이폰이 있으니까 클럽 하우스를 해봐. -아빠, 요즘 미혼, 비혼들은 매우 똑똑해요. -나도 안다 페북에서 보니까 40대 50대 여성들이 매우 지혜롭더라. 제주도에 사는 미술치료하는 분의 줌 강의를 들어봤는데 상대적으로 남성들은 좀 뒤떨어지고. -제가 알아서 잘 할께요. -결혼을 소홀히 하지 마라.늙으면 서로 요양보호가 필요하다. 먼데서 왔다 갔다 하면서 여행 다니는 거혼이나 한 집에 살면서 따로 생활하는 별혼, 비혼보다 결혼한 사람이 재산도 더 많지 않니. 비정규직보다 정규직이 안정적이야.물론 연애는 사랑이고 혼인은 계약이지.네가 원하면 해외영업 경력 40년이 넘은 사람이 다시 적극적으로 나서보마. 최선을 다할께 ㅎㅎ 집문제든 무엇이든 도와줄께.온갖풍파를 이겨낸 백절불굴의 싸나희가. -됐습니다. 아버님^^ 그냥 즐겁게 사셔요.제가 알아서 할께요. 오랫만에, 딸과 아빠가 대화하는 정겨움을 보여주었다... 아닌가. 다행히 아라가 짜증은 내지 않았다. 1절 후 일찍 물러난다. 재혼을 하려면 통장에 찍힌 자산현황을 보여준다. 현금이 없으면 비전을 보여준다.(해외유학 3년 안에 보내드릴께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고 대화다. 마음이 열려야 다른 것이 열린다. 그가 결혼한 이유 - 엄마가 고1때 돌아가시고 몸이 약해 대학생때 36KG 밖에 안 나갔어. 결혼할 생각이 없었는데 부동산 리모델링을 위해서 문을 닫고 보니 심심했고 나이 50에 처음으로 결혼하고 싶었어요. 부동산 셔터 문 내려주고 마트에서 장보고 나면 무거운 것 들어줄 사람 교리교사인 올케가 소개해줘서 당신을 만났는데 편했어요.편한 남자. 자신의 재산 목록을 이야기 할 때는 이상했지만 대화가 잘 통했어요. 국민학교 동창생처럼. 당신이 식사전 기도 뿐 아니라 식사후 기도를 하고 차 안에서 성호경 긋는 것을 봤어요. 암웨이 센타에도 같이 가고 노량진 학원가에 가서 컵 밥도 먹고 어딜 가나 함께해서 좋았어요. 나도 당신을 사랑했어요. 조용히 살다 오세요.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