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9일 (수)
(홍) 복자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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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홍성남 마태오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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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67.182.215.*]

2015-01-29 ㅣ No.10836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짜증도 잘 풀어야 건강해집니다.

복음을 읽다 보면 나사로가 아주 행복한 사람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듭니다. 그가 죽었을 때 온 동네 사람들이 슬퍼할 뿐만 아니라 예수님께서도 눈물을 보이실 만큼 애정을 듬뿍 받은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내가 죽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슬퍼할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1) 전 세계인이 슬퍼한다. 2) 전 국민이 애통해 한다. 3) 서울 시민이 운다. 4) 동네 사람들이 마음 아파 한다.
5) 성당 사람들이 통곡한다. 6) 가족만이라도 슬퍼한다. 7)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다.

아무쪼록 성당 식구들과 가족들만이라도 슬퍼해주기를 기대해봅니다.


복음에 특별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보아 평범한 인생을 사는데도 불구하고 주위의 사랑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준다는 것입니다.

반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경질이 많고 짜증을 잘 내서 까칠한 느낌을 주는 경우이지요.

신경질은 신경 끄고 살아도 되는데 스스로 신경 쓸 일을 만들어 사는 바람에 생깁니다. 사람이 일에 신경을 쓰는 것에는 한도가 있습니다. 그 한도를 넘어서면, 중추신경의 통합기능이 마비되듯이 정신적으로 마비가 와서 자신의 상태를 통제하기 어려워 신경질을 부리게 됩니다. 따라서 신경질을 안 내려면 신경 쓸 일을 줄이면 됩니다.
그런데 이게 잘 안 됩니다.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은 믿을 수가 없어서 모든 일을 자신이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짜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세상일이 내 뜻대로 안 되는 거야!"하는 강박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되는 것이지요.
짜증은 타인이나 환경이 자신의 욕구를 채워주지 않을 때 일어나는 마음의 현상인데, 많은 이들이 별 것 아닌걸로 생각하고 습관적으로 짜증을 냅니다. 그러나 짜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에는 그 부작용이 너무 큽니다.

우선 짜증이 많은 사람은 어떤 일을 하든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짜증이 마음의 균형을 깨뜨리고 자기 페이스를 잃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의 중추신경에는 어떤 일을 하기에 앞서 그 일에 적합한 상태로 조정해주는 기능이 있는데, 짜증을 내면 이 기능이 약화됩니다.

1970년대에 활약했던 루마니아의 테니스 선수 일리 나스타세는 정상급 실력에도 불구하고 짜증을 잘 내서 우승을 못했습니다. 성적에 연연해하는 아이들, 작은 실패에도 신경이 예민해지고 짜증을 잘 내는 아이들도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정신병원에 입원할 확률도 높다는 것이 심리학자들의 관찰 결과입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마음을 다스리지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이지요. 반면 성적은 중간 정도지만 털털한 아이들은 나중에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습니다. 짜증은 대인관계에도 악 영향을 끼칩니다. 배우자가 매일 우거지상에 짜증을 부린다면 같이 살 수 있겠습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짜증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쉽게 짜증을 내는 습관을 고치려면 먼저 '일이 네 맘대로 안 돼서 속상한가 보구나' 하는 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헤아려주어야 합니다. 또한 인생에는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길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삶이란 원래 힘든 것이라는 점을 기억한다면 짜증이 줄어들 것입니다.

또한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도 낮출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거는 기대와 상대방의 실제 모습이 차이 나는 만큼 짜증이 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보다 짜증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짜증내서 해결될 문제라면 짜증을 내도 좋지만, 그렇게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이상 짜증내는 것은 바보짓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해결되지 않는 일에 매달려 짜증만 내다보면, 결국 자기 마음만 다치고 주위 사람들까지 피곤하게 만들고 맙니다. 짜증내면서 하는 일치고 잘되는 경우는 본 적이 없습니다.

마지막 방법,

이렇게 해도 안 되고 저렇게 해도 안 될 때는 짜증나는 생각을 따라가는 대신 그 생각을 내려놓고
무조건 나가서 바람을 쐬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울증에 걸리지 않습니다.

정말로 똑똑한 사람은 신경질을 부리거나 짜증을 내지 않습니다. 의기소침해지기보다 행복을 선택하는 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사건건 신경질을 부리고 습관처럼 짜증을 내며 스스로 우울감을 불러일으키는 대신 행복을 선택하면 불행에 대한 궁극적인 방패막이를 얻게 되는 셈입니다.

인생살이는 자질구레한 스트레스의 연속입니다. 그래서 잘 풀고 살아야 건강도 지키고, 주위 사람들로부터 사랑도 받고, 죽은 후에 많은 사람들의 애도를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계속 신경질을 부리고 짜증을 내며 까칠한 인생을 산다면, "저거 죽지 않고 아직까지 살아있네" 하는 악담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짜증 좀 내지맙시다.
짜증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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