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19일 (금)
(녹) 연중 제15주간 금요일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자유게시판

■ 정진석 추기경님, 침묵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스크랩 인쇄

남현철 [quovadisdom] 쪽지 캡슐

2009-06-21 ㅣ No.136596

정진석 주교님이 추기경으로 선출되셨을 때 저는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사회적으로 약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을 억누르고 탄압하는 권력자에게 일갈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수한 추기경님이 걸어가신 '정의로운 사제의 길'을 정진석 추기경님도 걸어가실까? 의심도 하고 염려도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알고 있는 정진석 추기경님은 김수한 추기경님과 달리 상당히 '정치적인' 분이셨기에 그랬습니다. 그리고 제가 염려했던 그것은 슬프게도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의해 자행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현장에서 매일 미사를 집전하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이강서 신부가 오늘,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현장에 설치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의 단식기도장 천막에 붙어있던, ‘대통령은 유족 앞에 사죄하고 용산 참사 해결하라’는 내용의 펼침막과 ‘단식기도 6일째’라는 알림판을 강제로 철거하던 경찰들에 의해 팔이 뒤로 꺾이고 상의가 찢어지는 폭행을 당하셨습니다.

비극적인 일은 지난 19일에도 있었습니다. 당시 '용산 철거민 살인진압' 현장에서 단식기도를 하시던 나승구 신부를 강제로 연행한다며 팔을 꺾어 땅바닥에 쓰러뜨리는 폭행을 자행했고, 미사를 집전하던 이강서 신부와 사제들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였습니다.

죄없는 사람들이 권력자가 휘두른 폭력에 죽임을 당하고, 예수의 이름으로 그들을 위로하던 사제들 역시 그 폭력 앞에서 무기력하게 쓰러지고 있는데 추기경님은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계십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정교분리는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꼭 사회적으로 억압받는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목소리마저 내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것은 예수님의 가르침과도 어긋나는 것이며, 사람들 사이에 교회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문제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정치에 관여하지 않아야 하지만, 그래서 '정교분리'를 해야하지만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폭력으로 희생되는 것조차 외면하고 방관해서는 안됩니다.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권력자, 독재자에게는 용감하게 맞서 '그것은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라고 외쳐야 합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이 그러셨으니까요!

정진석 추기경님.

추기경님이 아무리 '정치적인' 분이라 하더라도, 아니 정치와 종교는 서로 관여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순결한 사제라 하더라도 오늘 우리 주위에서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는,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이 권력자의 폭력에 죽임을 당하는 현장을 외면하시면 안됩니다.

죄없이 죽어간 사람들을 예수의 이름으로 위로하는 사제들이 무차별적인 경찰의 폭력 앞에 무기력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방관자처럼 그냥 바라만 보시면 안됩니다. 모른 척 하시면 안됩니다. 예수님을 닯고자 하시는 분이 예수님이 걸어가신 길을 회피하시면 안됩니다!

침묵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다음 아고라 미나리밭님 글 발췌-



973 21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