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7일 (일)
(녹) 연중 제14주일 예언자는 어디에서나 존경받지만 고향에서만은 존경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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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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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호 [palex] 쪽지 캡슐

2003-10-23 ㅣ No.5777

연중 제 29 주간 목

03.10.23.

<오늘의 말씀>

나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어제 저녁 사무실로 전화가 왔다.

할머니 한분이 편찮으시다는 것이다.

노환으로 토요일까지 건강하시던 분이 갑자기 앓아 누우셔다 한다.

교리를 마치고 밤 9시가 넘어서 종부성사 도구를 챙겨 나섰다.

 

할머니 댁에 도착하여 보니, 할머니는 주무시고 계셨다.

하루종일 그렇게 계셨고, 드신 음식도 거의 없었다.

’오래 버티지는 못 하시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 옆에 앉아 "할머니! 신부 왔구마!"하고 소리 질렀다.

말씀도 하시지 못하던 할머니께서 반가움에 눈을 뜨시고는

"아이고 이렇게 와 주시고 고맙습니다."라 하셨다.

 

가족분들과 방문 와 계시던 같은 반 형제자매님들이 놀라신다.

"신부님 오시니 저렇게 좋아하시고 기력 차리시네."

종부성사를 시작하면서 할머니께 같이 기도하자 말씀드렸다.

그랬더니 할머니는 성호경을 아주 크게 잘 그으셨다.

기도문도 또렷하게 따라하셨다.

종부성사를 마치고 손에 묵주를 쥐어 드리며,

할머니의 수호성인과 요셉 성인에게 기도드리라 말씀드렸다.

그때부터 할머니는 입술을 움직이며 소리죽여 기도하기 시작하셨다.

 

기력이 쇠하여 하루종일 누워계시며 아무 것도 드시지 않은 할머니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육신의 생명이 꺼져가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께서 신부를 만나며, 종부성사를 받으며, 기도를 할 때,

기력을 다시 회복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육신 생명의 불은 꺼져가지만, 여전히 신앙의 불은 살아있음이다.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불을 지르러 왔다"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할머니에게 신앙의 불을 놓으셨기에

성령께서 할머니에게 영원한 생명의 불을 태우고 계시기에

할머니는 육신 생명이 꺼져감에도 불구하고 성사의 은총을 누리시는 것이다.

 

나는 육신 생명의 불을 태우고 있는가 아니면 신앙의 불을 태우고 있는가?

육적인 것을 좇는다면 언젠가는 꺼질 불을 태우고 있는 것이요,

영적인 것은 좇는다면 영원히 꺼지지 않는 사랑의 불을 태우는 것이다.

 

육신 생명의 불은 언젠가는 꺼진다.

그러나 신앙의 불은 꺼지지 않는다.

추운 겨울 불을 피하면 추위에 온 몸이 얼 뿐이다.

신앙의 불을 피하면 우리 영혼은 추위에 얼어 버릴 것이다.

주님께서 놓으신 불로 우리 영혼을 따뜻하게 해야겠다.

 

주님,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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