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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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사제의 무지를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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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ㅣ No.9261

사제는, 교회를 회사로 보자면 신학교와 서품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고속승진한 분들입니다. 그래서 기본과목들은 다들 이수하시지만, 학점 이수로 채워질 수 없는 경험들이나 인격성장이라는 면에 있어서는 그 분들 나름대로의 노력이 필요한데, 모든 분들이 다 그러한 것을 깨우치고 계시지는 않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다른 영양분으로 그것들이 채워져야 하고, 그러기 위한 유일한 수단은 신자들의 기도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제들은 오히려 신자들에게 기도를 구걸해야 하지만, 그런 것을 모르는 일부 사제들은 신자들에게 정말 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고 딴 것을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기도는 무지한 사제들이 깨우쳐지길 바라는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바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전세계에 있는 모든 사제들에 비해서 무지한 사제는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한국에서만 보자고 하여도, 처음부터 세속적 관점에 거리를 두고 살아가는 수도회 사제들이 일부 있습니다. 또한 교구 사제들 중에서도 돈이나 인기에 영합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살고자 하는 사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아주 일부 사제들의 그러한 무지를 용서해 주시고, 그래도 하느님께서 뽑으신 이들이 그 분들을 통해서도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 

그리고 덧붙여서 말씀드리면, 신앙생활에는 딱히 어떤 기준이 없습니다. 본당에서 보통 어떤 기준을 놓고 이야기하지만, 주일미사, 판공성사 등의 기준도 지키낼 수 없을 만큼 일하는 만큼 벌지 못하여 매일을 하루같이 힘들게 살면서도 또한 신앙을 지켜내려고 하는 이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주말에는 전례봉사, 평일에는 구역봉사, 레지오 활동, 이런 것은 꿈에 불과합니다. 이전에 다니던 본당에서도 주일 새벽미사 전에 퇴근해서 새벽미사보고 댁에 들어가서 눈좀 붙이고 오후 늦게 출근하시는 분도 봤습니다. 또 주일 아침 일찍 출근해야 하기에 평일에 쉬는 날 있으면 와서 그날 하루라도 미사보시고 가시는 분도 봤습니다.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 유일한 기준은 없습니다. 다 나름대로 형편대로 신앙생활 할 뿐입니다. 단지 바랄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희망을 가지고 바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을 단지 바램으로 만이 아니라, 내 기도 안에서 내 지향으로, 내가 진정으로 하느님께서 쓰시고자 하는 도구로서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이 될 수 있도록 감히 바랄 수 없는 것도 바라시기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 더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하느라고 바쁘게 사십시오. 

그리고 분심은 내 안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밖의 영향들이 원인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영향을 주는 것일뿐, 내가 받는 것이 아닙니다. 그냥 창가에 어른거리는 환영에 내가 알아서 놀라자빠질 뿐입니다. 대담해지십시오. 사제는 내가 기도해야 할 대상입니다. 내가 용서하고 사랑해야 할 대상입니다. 나를 사랑해 주는 사제를 만난다면 그것은 행운입니다.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감사할 꺼리가 됩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다고 해서 좌절하지 마세요. 사제들의 수가 너무 적습니다. 사제 한 명이 사랑해야 할 사람이 많다면, 버려지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습니다. 하느님께 기댈 수 밖에 없는 이들에게 사제들의 사랑이 더 많이 기울어지길 바라면서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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