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7월 5일 (금)
(홍)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너희는 나 때문에 총독들과 임금들 앞에 끌려가 그들과 다른 민족들에게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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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Re:남편이 너무 미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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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29 ㅣ No.8944

연애할 때에는 다 그렇지 않나요? 연애 때보다 더 사이가 돈독해졌다는 부부이야기는 사실은 가뭄에 콩 나듯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나마 연애때 만큼만 되면 그건 진짜 좋은 거지만, 정말 아무 걱정없이 산다는 것은 거의 전설 수준이지요.

더군다나 남편분이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라면, 밖에서는 엄청나게 맞춰주고 살게 되면서, 나름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정도라면, 사람에 대한 스트레스는 더욱 클수도 있지요.

평가받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생기는 것도 있고, 사실은 아닌데 자기 원래 모습을 드러낼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것도 있고요. 그러한 것들이 내가 만만히 상대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쉽게 감정으로 표출됩니다. 혹은 독불장군이라고 하셨죠? 독재자 스타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밖에서 내가 맞춰주었던 것과 반대로, 안에서는 사람들을 나에게 맞추려고 하지요. 심한 경우에는 아이들에게도 그렇게 합니다. 지금은 자제분들이 어리니까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남편분의 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는 10년 후 쯤에는 아이들도 나이를 먹고 또 자기들에게 잘 해주는 아빠가 자기들이 사랑하는 엄마에게는 자기들에게 하듯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면, 이러한 모순에 대해 공감하려 하기보다 의문을 던지고 공격을 하게 됩니다. 특히 아들들의 경우 더욱 그럴 수 있지요. 그러한 양상이 시작되서도 남편분이 아이들에게 잘 할 수 있다면, 자매님이 포기하셔야 합니다.

하지만 대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분이 아이들에게 지금 잘 하는 이유는 아이들이 남편 분의 뜻대로 잘 따라주기 때문이지요. 사춘기가 시작되고 세상의 모든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기 시작하면, 그러한 모습은 어른들에게 반항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면 관계의 형태가 달라지게 되지요. 게다가 요즘에는 사춘기가 빨리 시작합니다. 어느 시대나 가정은 별로 바뀌지 않았더라도 세상은 빨리 바뀝니다.

세상이 바뀌는 것에 발맞춰서 가정도 바뀌면 좋으련만, 특히 한국사회에서 가부장적인 가정의 형태는 비율은 적어졌을지 몰라도 아직도 흔히 있는 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권위적인 남편에 대해 아내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 중 한 쪽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한 가지는 대응을 하는 방법입니다. 강하게 나오는 상대방에게 늘 져주면 상대방의 요구는 어느 선에서 그치지 않고 점점 더 넓어집니다. 내 숨통을 조일 듯이 다가오기도 하고, 내가 발끝이 있는 곳까지 밀고 들어오게 됩니다. 나중에 내 목을 조여든다 싶을 때 가서 반항해 봐야, 이미 그런 모습에 길들여져 있는지라 갑자기 반항한다고 더 강경하게 나올 뿐입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어느 정도 대응을 해야 강한 모습이 알게 모르게 조금씩 안 그런 쪽으로 바뀝니다.

물론 남편분의 반응 자체가 아예 바뀌는 것은 아니지만 정도가 누그러집니다. 대응을 한다는 것이 같은 레벨에서 혹은 더 강하게 대응하는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일단 말하고 싶은게 있다면 그 자리에서나 혹은 시간이 지난 뒤에라도 꼭 이야기하십시오. 남편분이 듣던 말던, 내 말대로 지켜지든 안 지켜지든 말하는게 중요합니다. 내가 이야기할 때에, 남편이 자리를 뜨면 차분히 있다가도 감정이 폭발할 수 있습니다만, 남편은 그런 사람입니다. 예상된 대로이지요. 다음 기회에 이어서 이야기를 하십시오. 그렇게 남편분에게 받는 스트레스를 남편분에게 푸시기 바랍니다. 말하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쪽이 좋습니다.

우선은 그게 내가 더 어른스럽다는데에 대해 스스로도 위안이 되고요. 두번째는 아이들이 나중에 다 압니다. 누가 어른인지 말이지요. 여기서 한 가지 주의하실 점은 아이들 앞에서는 싸우지 마시라는 겁니다.

소리는 나더라도 아이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시고, 아이들에게 아빠에 대해서 부정적인 이야기는 절대 하시지 말라는 겁니다. 아이들을 내 편으로 만들겠다고 그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 분들이 있는데, 남편도 잃고 아이들도 잃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 방법에 다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 방법은 지금처럼 사시는 방법입니다. 그냥 참고 사세요. 철없는 다 큰 아들 하나 키운다고 생각하시고 참고 사십시오. 그런데 참는 자에게 복이 있다는 옛 말을 알고 계실 겁니다. 그 말은 거짓말입니다. 참는 자에게는 복은 커녕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여서 그래도 젊을 때에는 괜찮지만, 나이들면 원인모를 병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음의 병이 몸의 병으로 번지기 때문이지요. 저의 어머니가 그러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참고 사시고자 한다면 속에 쌓이는 스트레스를 어떤 방법으로든 푸셔야 합니다.

취미생활을 하시면 좋겠지만, 정 안되면 본당에서 활동을 많이 하시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어떤 것이든, 시간을 내서 하시고 그것을 할 때에는 그것에만 몰입되는 그런 것을 하시는게 좋습니다. 절대 부정한 방법, 양심에 찔릴 만한 방법은 쓰지 마세요. 짧은 시간 안에 몰입하기도 쉽고 효과도 금방 나타나지만 뒤끝이 좋지 않습니다. 처음에 얻는 것보다 몇 백배로 손해를 봐야 합니다. 그리고 일단 하시고자 하는 그것이 신앙생활과 관계된 것이 아니라면 시작할 때나 집을 나설 때 기도를 하시고 마치거나 집으로 돌아올 때에 기도를 하시기 바랍니다.

또, 스트레스가 쌓이거든 일주일을 넘기지 마세요. 한 번 참고 나서 보면 잘 참아서 없어진 것 같지만, 또 스트레스가 들어오면 마음 속에서는 벽돌 한 장 더 쌓이는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폭발합니다. 그러면 나 자신을 바로잡기가 더 힘들어집니다. 폭발하기 쉬운 대상은 아이들입니다. 애꿏은 아이들에게 피해가 가지요. 그러므로 빨리빨리 걷어내셔야 병이 안 생깁니다. 부가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이 방법이 전혀 불가능하다면, 앞서 말씀드린 방법으로 하세요. 그나마 어쟀든 살 수 있습니다.

두 번째 방법을 택하시면 첫 번째 방법과 달리 한 가지 보너스를 바랄 수 있게 되는데요. 남편도 사람인지라, 언젠가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하지만 바꾸지는 않습니다. 아니 쉽게 바뀌어지지 않습니다. 해오던 습관같은 것인지라, 생각만큼 바뀌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자기 모습에 비해, 평화스러운 아내의 모습을 대하게 되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쪽에서 자극을 받게 됩니다. 힘으로 뭔가를 한다는 것은 참 유치한 방법이니까요.

힘이란 내지르고 뻗치는 것만이 힘이 아니라 초연하는 것이 더 큰 힘이니까요. 거기까지 가면 남편은 신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됩니다. 이미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사람마다 다 똑같은 신앙을 가진게 아니니까요.

 만일 남편분이 신자라면 ME를 가자고 해 보시기 바랍니다. 100% 장담할 수 있는 특효약은 아닙니다만, 신자 부부들 사이에서는 양상이 바뀌는 예를 많이 봤습니다.  

저의 아버지께서는 어머니 말씀으로는 연애할 때에는 간이라도 빼줄 것 같더니 결혼하고 나니까 도리어 어머니 간을 빼앗을 듯이 그러하시더랍니다. 그런 아버지가 결혼하고서 30년이 넘어서야 바뀌셨습니다. 100% 다는 아니고, 그나마 어머니께서 "이 정도면 됐다"하실 만큼 말이지요. 저의 어머니 경우에는 참고 사셨지만 쌓이는 것을 신앙생활 안에서 푸시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다 풀지 못한것도 있고, 활동적이 아니셔서 기도로만 푸시려고 하다보니

몸에 남은 찌꺼기들이 꽤 있었던 모양입니다. 요즘에는 없습니다만, 아버지가 바뀌기 전에는 가끔씩 심장발작 비슷한 것으로 응급실에 실려가시지만 어느 의사도 정확한 병명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결혼식을 성당에서 하면서 세례를 받겠다고 약속했지만, 그 약속이 이루어진 것은 제 나이 15살 때 일입니다. 아주 천천히 바뀌어 가신 것이지요.

이런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나만 왜 이렇게 불행할까 생각하지 마시고, 앞서서 인생을 사시는 분들이 했던 것처럼 사시면 좋겠습니다. 이런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말씀드립니다. 매님께서는 하느님 안에서 더 나은 방법을 발견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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