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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곡] 보리밭 - 테너 엄정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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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은 6.25 전쟁 중인 1951년 가을,
피난지 부산에서 시인 박화목(1924-2005)과 작곡가 윤용하가 ‘후세에 남길 수 있는 훌륭한 가곡을 만들자’고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다.
고향이 같은 황해도였고 해방 전 만주에서 생활했던 경험도 같았던 두 사람은 전쟁 전 서울에서부터 가곡 작곡 관계로 아는 사이였다.
박화목은 해방 후 공보처 서울방송국(현 KBS중앙방송)에서 편성과 직원(프로듀서)으로 일했다.
당시 그의 일 가운데 중요한 것이 새 가곡 보급 운동이었다. 해방 직후여서 우리말로 된 노래도 많지 않을 때였다. 가곡이 될 수 있는 시를 시인에게 청탁한 후 그것을 작곡가에게 나눠주고 작곡을 의뢰하는 형태였다.
이 무렵 윤용하가 방송국에 찾아왔다. 그에게도 작곡 일이 주어졌다. 박화목은 1947년 초여름 윤용하를 처음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 윤용하는 이후, <민족의 노래>, <광복절의 노래> 등 훌륭한 국민 가곡들을 작곡했다.
두 사람은 전쟁 중 부산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자주 어울렸다. 그러던 어느 날 윤용하의 제의로 박화목이 시를 썼다. 떠나온 고향의 그리운 정경을 듬뿍 담은 <보리밭>. <보리밭>은 강한 서정성과 더불어 허무의 세계가 담긴 작품으로 일컬어진다. 이 노래에서 우리는 우리민족 공통의 짙은 애수(哀愁)를 느끼는 것이다.
노래는 1년 후인 1952년 가을, 전시 작곡가 협회 주최로 이화여대가 교사 강당에서 열린 ‘신작가곡발표회’에서 치과의사였던 바리톤 김노현이 관객 앞에서 처음 불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