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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 주미 강 :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77 (J.Brahms,Violin Concerto Op.77) Vn.Clara Jumi Kang MBC2109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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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의 기억은, 연주할 때 행복했어요. 다섯 살부터 협연을 했고, 독일에서 방송도 많이 타고, 분더킨트라는 타이틀로 큰 주목을 받았죠. 아버지는 유럽에서 유명하셨으니까 그 딸이 바이올린을 잘 켠다더라 하면서
유명세를 탔어요(강주미는 1987년 독일 만하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바그너 전문가수로 유럽에서 활약했던 현 서울대 음대 교수인 베이스 강병운,
어머니는 소프라노 한민희 씨다). 다만 싫었던 건, 가족 전체가 다 음악을 하는 점. 저는 언니ㆍ오빠 밑에 셋째로 태어났고, 제 아래로 나이차가 나는 남동생이 있어요. 언니는 첫째라서, 오빠는 남자라서, 동생은 아기라서 더 챙김을 받는 것 같았고,
그래서 ‘난 바이올린밖에 없어’라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부모님의 음악적 끼를 가장 많이 물려받은 건 저고, 아버지가 서울대에서 가르치게 됐을 때 나머지 가족이 미국, 줄리아드 근처로 이사를 가게 된 것도 저 때문이었는데 말이에요.
음악을 하니까 또래랑 놀지 못하는 것도 싫었지만, 너무 많은 코멘트가 있다는 게 제일 싫었어요. 어머니 아버지는 성악을 하셔서 그림이 크세요. 표정부터 제스처까지, 무대 위 모든 것에 대해 ‘좋은 잔소리’가 많으셨죠.
사실 주미 씨에게 가장 궁금했던 점은 ‘여름의 마지막 장미’에 관해서였습니다. 2011년 5월, 호암아트홀 리사이틀에서 처음으로 이 곡을 선보였을 때, 연주를 지켜보면서 제가 한 생각은 ‘더 이상 이 곡은 안 했으면 좋겠다’였어요. 그런데 반 년 후인 11월, ‘여름의 마지막 장미’를 음반으로 내놓았죠 (녹음은 그해 9월에 이뤄졌다). 음반을 내놓은 후에는 자주, 아니 언제 어디서든 ‘장미’를 꺼내 드는 것 같았어요. 처음엔 왜 저러지 싶었는데 갈수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오기든 집착이든, 뭔가 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