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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스테파노신부님, 살레시오회 ; 그냥 죄인이 아니라 용서받은 죄인입니다. 그냥 죄인이 아니라 아무 조건 없이 용서 받은 만큼 무조건 용서하는 죄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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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석 [pys2848] 쪽지 캡슐

2021-07-02 ㅣ No.148007

언젠가 한 대학병원 영안실에 조문을 갔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아마도 한 조직 보스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봅니다. 한 인상, 한 덩치 하는 분들이 영안실 입구에 줄줄이 서 있었습니다.

 

그렇게라도 자신들의 세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유치한 모습이 참으로 가관이었습니다. 마치 조폭 영화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와 있는 느낌이어서 기분이 참으로 꿀꿀했습니다. 그 멀쩡한 젊은이들이 하루 빨리 정신을 차리고 세상 도움 안 되는 부끄러운 집단에서 빠져나오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세리 마태오가 지난 삶을 청산하고 새 출발하는 송별 만찬 때의 분위기도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인근 지역의 내놓으라 하는 세리들과 창녀들, 고리 대금업자들, 폭력 청부업자들, 조폭들이 우르르 몰려와 식탁에 앉았습니다.

 

식당 분위기가 살벌했을 것입니다. 입만 열면 욕설이요, 행동거지들도 만만치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예수님의 태도는 너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스스럼없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 드시고 어울리시며 포도주 잔을 기울이셨습니다.

 

그런 예수님의 모습을 본 바리사이들이 예수님께 직접 따지지는 못하고 제자들에게 묻습니다. “당신네 스승은 어째서 세리와 죄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 것이오?”(마태오 복음 9장 11절)

 

귀가 밝으셨던 예수님께서 그런 분위기를 즉시 파악하시고, 바리사이들에게 한 말씀 던지시는데, 역사에 길이 남을 불멸의 명언 한 마디를 던지셨습니다. 그 한 말씀은 이천년 세월을 건너와 오늘 우리에게도 큰 위로와 희망을 건네주고 있습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마태오 복음 9장 12~13절)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는 예수님의 말씀은 얼마나 감사하고 은혜로운 말씀인지 모릅니다. 유다 문화 안에서 죄인들은 쳐 죽여야 되는 존재였습니다. 그들에게 구원이나 영원한 생명이나 하느님 나라는 꿈도 꾸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구세주로 오신 예수님께서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왔다고 하시니, 어쩔 수 없이 매일 죄 속에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정말이지 감격스러워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냥 죄인이 아니라 용서받은 죄인입니다. 그냥 죄인이 아니라 아무 조건 없이 용서 받은 만큼 무조건 용서하는 죄인입니다. 그 옛날 세관에 앉아 있던 세리 마태오를 부르듯이 오늘도 죄 속에 깊이 파묻혀 살아가는 우리를 부르시는 주님이십니다.

 

어서 빨리 죄 속에서 일어나라고, 더 이상 죄인으로 살지 말고 당신 제자로 살아가자고 초대하시는 주님께 그저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지덕지한 마음으로, 예! 하고 응답하며 기쁘게 일어서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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