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펄먼의 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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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sharptjfwl] 쪽지 캡슐

2002-08-09 ㅣ No.6952

 

 

펄먼의 신조

 

 

1995년 11월, 뉴욕 링컨센터의 에이버리 피셔 홀은 바이올리니스트 이츠하크 펄먼의 협주곡 연주를 감상하려는 음악팬들로 가득 찼다. 이윽고 무대에 등장한 펄먼에게 늘 그렇듯, 청중의 동정과 응원이 섞인 박수가 쏟아졌다.

 

펄먼이 연주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두 다리가 불편한 소아마비 장애를 가지고 살아온 그가 무대에서 연주할 준비를 갖추는 데 얼마나 힘겨운 과정을 거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준비된 의자에 앉아 목발 대신 바이올린을 받아든 펄먼이 지휘자에게 사인을 보내자 이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작되었다.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펄먼이 연주하던 바이올린의 줄 하나가 끊어져 버렸다. 연주는 중단되었고, 청중은 펄먼이 오케스트라 단원 가운데 한 사람의 악기를 빌려 연주할 것인지, 아니면 줄을 새로 갈아 끼우고 다시 시작할 것인지,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펄먼은 어느 쪽도 아니었다. 잠시 눈을 감고 생각하던 그는 지휘자에게 중단된 부분부터 다시 시작할 것을 부탁했고, 놀랍게도 세개의 줄만으로 연주를 계속해 나갔다. 청중은 펄먼이 원곡을 즉석에서 조옮김하고 재조합하는, 불가능에 가까운 모습을 지켜보며 경이감에 휩싸였다. 마침내 마지막 마디까지 중단없이 연주해낸 펄먼에게 팬들은 열광적 환호를 보냈다.

 

박수가 잦아들기를 기다려 펄먼은 조용한 목소리로 이유를 설명했다.

 

"때로는 모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도 제게 남은 것만으로 연주해야 한다는 것을 여러분께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음악가인 제 사명이자 신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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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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