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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일 화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 생활의 날)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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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0-02-02 ㅣ No.52780

 

2월 2일 화요일 주님 봉헌 축일(봉헌 생활의 날) - 루카 2,22~40

 



“태를 열고 나온 사내아이는 모두 주님께 봉헌해야 한다.”


<모든 것을 주신 하느님>


   자주 접하게 되는 봉헌성가를 부를 때 마다 늘 송구스런 생각이 앞섭니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아낌없이 바치네∼사랑하는 내-주 앞에 모두 드리네.”(가톨릭 성가 214번 주께 드리네)


   주님께 바치는 것이 거의 없으면서 큰 목청으로 ‘아낌없이 바치네’를 외치니 가슴이 많이 찔립니다.


   일반 신자들은 그나마 적어도 얼마간의 봉헌금이라도 바치니 그 기분이 덜할 것입니다. 수도자랍시고 가만히 앉아 노래만 부르고 있자니 여간 창피스런 일이 아닙니다.


   오늘 ‘주님 봉헌 축일’입니다.


   ‘봉헌 한다’고 하면 주로 먼저 드는 한 가지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가진 것 가운데 일부를 하느님께 드린다’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좀 더 곰곰이 생각해보니 ‘봉헌’의 개념이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좀 더 확장됩니다.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것을 다시 그분께 되돌려드린다’ ‘무상의 선물로 주신 것을 본래대로 원위치 시킨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입니다.


   오늘 이 아침, 하느님께서 제게 선물로 주신 것이 어떤 것들인지 곰곰이 헤아려봅니다. 하나하나 챙겨보니 의외로 많았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가장 큰 축복의 선물로 ‘삶’을 허락하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가족’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형제’를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사랑’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기쁨’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구원’을 주셨습니다.


   결국 따지고 보니 하느님께서는 제게 ‘왕창’ 주셨습니다. 저를 위해 ‘대박’을 터트리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제게 모든 것을 다 주셨습니다.


   그토록 풍성한 나눔과 베품, 끝도 없는 자기 증여의 역사가 하느님과 저 사이에 계속 이루어져 왔습니다.


   그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제 빈손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오늘 주님 봉헌 축일, 과연 무엇을 되돌려드릴까 고민해보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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