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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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부와 토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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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업 [rlawhddjq] 쪽지 캡슐

2011-07-07 ㅣ No.10061

 
 
 
음부와 토끼
 
 
마누라가 서방질을 여간 잘하질 않아 남편이 어디 볼일 보러 갈 수 있어야지.
조금만 비우면 서방질을 한단 말이야.
하루는 당숙이 죽어 꼭 가야 되는데, 서방질 때문에 갈 수 있어야지.
남편이 꾀를 내 부인에게 “거 좀 벌려봐. 내가 오늘 볼일 보러 가는데,
표시해 놓고 갈 테니 그런 줄 알게."
그리고 거기에다가 토끼 한 마리를 그려 놓고 떠났네.

 마침 건달놈 하나가 부인 얘길 듣고 찾아왔지.
마누라가 보니 잘 생겼단 말이야.
부인은 토끼만 아니면 한번 주겠는데 그럴 수가 있어야지.
건달놈이 “난 그것보다 더 잘 그리네." 하며 덤벼 후다닥 해버리니,
그만 토끼가 지워졌단 말이야. 건달놈은 토끼를 그릴 줄 몰라.
풍월깨나 몇 마디하고 이러는 놈인데,
 “기왕 한 것이니 풍월이나 한 수 지어 보겠다." 하면서
토끼 대신 시를 써 놓고 갔어.

 저녁 때 돌아온 남편이 “토끼 좀 보자."고 그러니
“자, 여기 있소." 하고 마누라가 보여 줬지.
남편이 들여다보니 토끼는 꼬랭이도 안 남고,
“나그네가 집을 지나니, 토끼가 놀라 산 속으로 달아났네." 이런 글씨가 써 있단 말이야. 그런데 남편도 풍류를 좋아해.
남편이 이래 보니까 그럴 듯하단 말이야.
“마누라가 서방질해도 이런 놈들하고만 하면 괜찮겠네." 그래더래.
(자료제공 ; 강릉민속문화연구소)
 
 

 
 이번엔 음란한 여자 얘기다.
욕담은 음란한 아내와 풍류 아는 남편 얘기를 능청스레 하고 있다. 음란이라도 이 정도면 어둡지 않다. 이는 우리 조상들이 유머가 많았다는 반증이다.
 음란한 여자 얘기로 우선 ‘장자(莊子)'의 예를 보자.
어느 날 장자가 무덤에 부채질하는 여자에게 연유를 물었더니, 어제 장사지낸 남편 무덤인데, 개가하려면 흙이 말라야 한다기에 부채질을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를 아내에게 했더니 장자 아내 왈 “그런 싸가지가 없는 년은 가랑이를 찢어 죽여야 한다."고 거품을 물더라나. 그
런데 갑자기 다음날 장자가 죽자 그 아내는 즉각 장자 제자 한 사내와 붙어먹었다는 것 아닌가.
 

 '판소리 춘향가'에 보면
변 사또가 춘향을 형틀에 엎어 놓고 물볼기를 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열 번째 곤장이 떨어지자 악에 받친 춘향이
“십벌지목(十伐之木) 믿지 마오. X은 아니 줄 터이오."라며 악다구니를 퍼붓는 대목이 나온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지만 나는 절대로 X를 안 줄 것'이라고 소리치더란 말이다.
세상의 아내들이 춘향처럼 수절한다면야 얼마나 좋겠나만…. 하여간 그 위대한 장자의 아내도 음란녀였던 모양이다.

 음란한 여자로 당나라 측천무후(則天武后)를 빼 놓을 수 없다.
남첩 3천 명을 거느리고 살았다는, 중국 역사상 유일한 여제(女帝) 측천무후는 남자 없이는 하룻밤도 못 견디는 체질이었다.
남편 고종과 사별한 무측천은 강한 남자로 소문난 사내는 모조리 침실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강한 남자라도 십여 일밖에 견디지 못하고 궁궐 뒤 연못에 던져졌다.

 환갑 넘은 나이에도 남첩제도를 만들어 미소년을 가까이 했다지만,
여기엔 다른 의견도 있으니 단정 짓지 말자.
즉, 측천무후가 음탕하지 않았다는 사람들은, 총애받던 설회의가 백마사의 주지가 된 것은 무측천 62세 때이고,
또 장역지 장창종 형제를 궁중에 불러들인 것이 76 세 때였으니,
그 나이에 무슨 섹스냐는 것이다. 이에 더해 언니 아들 하란민지가 남녀 관계를 문란케 한다 하여 처형하려 한 사례를 들어 오히려 남녀간 윤리에 엄했다고 주장한다.
 
 서양으로 넘어가 보니, 스코틀랜드 여왕 메어리 스튜아트의 음탕함이 보인다.
메어리는 16 세 때 프랑스의 프랑소와왕과 결혼했지만,
그가 죽자 즉시 잉글랜드 왕실 혈통을 지닌 19 세의 헨리 댄리와 결혼하고,
곧이어 유부남 귀족 보스웰과 열애하는데,
보스웰은 성애술이 뛰어나 메어리를 완전히 녹여 버렸다.
그리하여 메어리는 남편 댄리를 죽이고 보스웰과 결혼하고….

 16 세기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1세도 ‘더 버진 퀸(처녀 여왕)'이라 불렸지만,
각양각색의 남자들과 분망한 섹스를 즐겼다.
춤을 잘 추는 재상 해튼, 용맹한 귀족 드 비어, 호남아 로리 등이 그들이다. 그러나 섹스만을 즐겼을 뿐 엘리자베스는 이들과 정신적 사랑은 하지 않았다.

 음탕한 여자로 1 세기 로마제국의 크라우디우스 황제의 황비 메사리나만 한 여자가 있을까. 메사리나는 끝없이 성욕을 만족시키려 든 선천적 닌포매니아(다음증)였다.
그녀는 배우와 귀공자를 초대해 연회를 열었고, 연회는 종종 난교파티로 이어졌다.
이에도 만족 못한 메사리나는 마침내 창녀로 변장해 궁정을 빠져나가 로마의 창가 류키스카의 한 방을 차지하고, 황금빛깔로 색칠한 유방을 내보이며 요염을 팔곤 했다는 것 아닌가.
 

 다시 육담으로 가 보면,
남편은 음탕한 아내의 사타구니에 왜 하필 '토끼'를 그려 넣었을까?
1953년 H.M. 헤프너가 창간하여 젊은 여성의 컬러 누드사진 및 세련된 읽을거리 등으로 인기를 끈 미국의 ‘플레이보이' 잡지의, 그 풍만한 가슴에 토끼 의상을 입은 ‘바니 걸'이 떠오르지 않는가.
미국인들의 섹스를 소비 세계로 끌어낸 섹스 잡지, 70년대 중반 720만 부를 정점으로 보다 노골적인 ‘펜트하우스' 등에 밀려난 ‘플레이보이'의 그 '토끼'가 어찌하여 우리의 육담에 불쑥 튀어 나오는가.

 따라서 육담은 비교적 근래의 것이 아닌가? 그러나 그렇지 않다.
토끼는 ‘귀토지설'에서 보듯 ‘속임수의 재주'라는 우리 전래의 이미지에 닿아 있고,
거기다가 '달-여성-토끼'로의 연결 고리를 갖는다.
특히 토끼의 갈라진 윗입술과 여자의 X이 매우 흡사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육담은 전적으로 우리의 것을 소재 삼고 있다.

 그건 그대로 좋은데, 토끼를 그려 넣으며 경고했음에도-,
그러나 아아, 착한 남편은 그만 건달놈의 재치 있는 시구(詩句)에 넘어가고 말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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