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30일 (일)
(녹)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소녀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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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3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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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5-05 ㅣ No.111853

오늘은 아버님의 기일입니다. 201155일에 이 세상에서의 소풍을 마치시고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철쭉이 아름답게 핀 계절에 하느님께로 가셨습니다. 자식들이 혹여 잊을지 몰라서 모두들 기억하기 쉬운 어린이날에 하느님께로 가셨습니다.

 

아버님의 세례명은 바오로입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바오로 사도가 예수님을 만났던 것처럼 오랫동안 쉬고 계셨던 아버지에게 저는 새로운 다마스쿠스였습니다. 1981년에 저는 신학교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는 부모님을 면담하셨습니다. 자식이 신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부모님의 기도가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셨지만 아버지께서는 쉬고 계셨습니다. 본당 신부님께서는 아버지가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면 추천서를 써 줄 수 없다고 협박(?)하셨습니다. 고집이 세셨던 아버지는 결국 저를 위해서 다시금 신앙생활을 하셨고, 저의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저의 삶에도 다마스쿠스가 있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던 분, 군 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엄격하게 질책을 하셨던 분, 외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따뜻하게 대해 주셨던 분, 외국 생활에서 도움을 주셨던 분, 저를 위해서 늘 기도해 주시는 분들은 제 삶의 다마스쿠스입니다. 그분들을 통해서 힘을 얻었고, 그분들을 통해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꼈고, 그분들을 통해서 삶의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는 명예와 권력이라는 황금알을 찾으려는 사울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이제 사울에게 새로운 길을 알려 주십니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사울은 이제 주님의 도구가 됩니다. 그리고 많은 고난을 받게 됩니다. 사람들은 그의 회개를 믿지 못합니다. 예전의 동료들은 그가 배반했다고 미워합니다. 사울은 이제 그리스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멸시와 조롱을 받게 됩니다. 이것이 하느님의 방법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회심한 것은, 복음을 전하는 사도가 된 것은 을 먹어서가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말씀이 그를 변화시킨 것입니다.

 

사제품을 앞두고 부제들은 서품 성구를 정하게 됩니다. 서품 성구는 앞으로 사제생활을 하는데 커다란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저의 서품 성구는 시편의 말씀입니다. ‘눈물로 씨 뿌리는 사람들이 기쁨으로 곡식을 얻을 것입니다.’ 이 말씀은 제게 힘이 되었고, 이 말씀은 제게 용기를 주었고, 이 말씀은 제게는 다시 배고프지 않는 생명의 빵이 되었습니다.

 

신앙은 황금알을 낳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은 매일 기도하고, 선행을 베풀면서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사셨고, 성인 성녀들이 예수님의 삶을 따랐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우리들도 주님의 뜻을 따라서 우리의 사랑과 우리의 재능을 기꺼이 이웃들에게 나누는 것입니다. 그것이 참된 행복의 시작이고, 영원한 생명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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