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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안에서 신비와 경외 발견하기 - 윤경재 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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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재 [whatayun] 쪽지 캡슐

2017-05-05 ㅣ No.111854


 

 

타자 안에서 신비와 경외 발견하기

 

- 윤경재 요셉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요한6,52~56)

 

 

 

저명한 정신과병원을 운영하는 전문의에게 한 환자가 찾아왔습니다. 그 환자는 자수성가한 사람으로 재산도 제법 많이 모았으며 사회적으로도 성공한 사람이라는 유명세를 치룬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매사에 긴장하고 안절부절 하는 자신의 결점을 고치고자 하였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정신과 의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아주 사소한 일에도 긴장하고 불안합니다. 마음의 안정을 찾으려고 명상이라는 것도 해보고 심리 상담과 심리학책들도 여러 권 읽어보았습니다. 그러나 잠시뿐 결국 안절부절 하는 제 모습이 나타나고 합니다. 그래서 늘 제 자신에게 실망하죠. 무슨 뾰족한 방법이 없겠습니까?”

 

정신과 의사는 요즘 제가 새로 쓴 책이 있는데 읽어보시죠. 도움이 될 것입니다.”하고 권했습니다. 그러자 환자는 , 그렇지 않아도 이미 읽어보았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바쁜 세상에 그 책 내용대로 일일이 다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라고 대답했습니다. “내 건강상태는 양호합니다. 또한 도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습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마음의 안정을 찾고 편안히 쉴 수 있는지 좀 알려주시고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그냥 단추 한 번 누르면 되는 마술적 방법은 없습니까?”

 

의사는 환자와 가족사항이나 어렸을 때 상황 등 잠시 대화를 나눈 뒤 다음 번에 또 만나기로 약속하고 헤어졌습니다. 곧바로 병원에 함께 근무하는 정신과 의사들과 케이스 스터디를 하였습니다. 비슷한 사례를 연구하여 그 사람처럼 긴장과 불안에 싸여 애를 쓰는 사람들에게 어떤 공통적인 요소나 특징이 혹시 없는 가 찾아보기로 하였습니다.

 

불안과 초조, 긴장 등의 문제를 가진 환자들에게서 의사들이 찾아낸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의 결점을 찾아내려는 태도, 즉 남을 비판하는 정신이나 태도였습니다. 무슨 일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남에게서 찾아내어 책망하고 비판하려는 자세, 남의 잘못을 언제나 굳이 말로 표현해야 직성이 풀리는 모습이 발견되었습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마태7,1~2)

 

오늘 복음에서 유대인들 사이 서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예수님의 잘잘못을 비판하고 어떻게 해서든지 험을 찾아내려는 자들과 예수님의 순수한 의도를 새겨들으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것입니다.

 

인간은 사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장님이요 귀머거리입니다. 제한된 세상에 우연히 태어나 제한된 경험을 통해 획득한 인생관으로 세상 만물과 타인 등 타자를 바라보며 살게 됩니다. 그러곤 자기와 다른 것을 틀렸다고 심판하게 됩니다.

 

유대인들이 말다툼하는 것을 본 예수께서는 아예 한 발 더 나가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양식과 음료라는 표현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늘 먹고 마셔야 한다는 뜻입니다. 점점 알아듣지 못할 데로 이끌고 가셨습니다.

 

예수께서는 우리의 눈과 귀를 제한된 일상에서 벗어나 색 다른 곳, 깊은 심연으로 이끈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먼저 우리가 할 일은 구시렁대지 않고 잠시 침묵하는 마음 자세입니다. 시간과 공간에 여유를 두고 타자에게 접근해 보는 것입니다. 그래야 타자의 입장에 서서 자신을 돌아 볼 여유가 생깁니다.

 

예수께서 청중들에게 하고픈 결론 말씀은 그런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입니다. 양식과 음료를 늘 상 먹고 마심으로써 예수님처럼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우리가 만나는 모든 것들 햇빛·달빛·바람··모래·비와 같은 일상적인 것들이 자신이 더 이상 파악할 수 없는 신비이며 삼라만상 안에서 경외를 발견할 수 있는 정결한 마음을 가지라고 요청합니다. 이 마음이 자기중심적인 이기심에서 벗어나는 길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불안과 초조 긴장은 모든 걸 자신이 해결하려고 하고 남을 비판하는 자세 때문에 신비와 경외를 느낄 여지가 사라져 생긴 마음의 병입니다.

 

우리에게 성체성사는 신비이며 경외입니다. 주님께서 내안에 사시게 되는 유일한 길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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