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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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밖에 치유할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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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숙 [jo325hewon] 쪽지 캡슐

2000-07-04 ㅣ No.1371

+찬미예수님

 

 주님이 주신 귀한 선물 제게는 아들과 딸이 있습니다.

별 탈 없이 무럭무럭 잘 자라 주었습니다

성당이 가까워서 새벽미사 때 자는 아들을 깨워서 겨우겨우 복사를 보내고...

아들과 딸은 성당을 잘 따라 다녀서 열심하는 모습이 좋다고 칭찬도 가끔씩 듣고.

 

 딸은 계속해서 잘 따라 주었지요.

전례부 회장, 전교 부회장, 미사 반주 봉헌, 가야금 연주회 우수상 수상......

딸을 위해서는 작은 정성이나마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딸이 자라가고 있을 때

 

 제 아들(요한보스꼬)은 저 만치 자꾸자꾸 멀어지고 있었나 봅니다.

언제 부터인가 뻣뻣해지고 제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나쁘게 평가하는 제 말에 아빠의 미움도 가세 되었지요.

 

 언제나 처럼 열심히 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기도가 즐거웠습니다.

기도의 기쁨을 느낌과 동시에 그 날에 일방적인 통보로 친구집에서 자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겁주는 말로 협박했지만 전화는 끊어졌습니다.

다음날도 일찍 들어오지 않고 저녁 10쯤 수소문 해서 찾았습니다.

반가움 보다는 정말 미웠습니다.

그 미움은 그 날로 난리를 쳤습니다.

다음날 학교 갔다와서 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연락도 없이, 학교도 결석한 채..

 

 조퇴를 하고 정신 없이 찾았습니다.

그동안 무심했던 마음에 엄마 노릇을 한다는 느낌에 다리에는 힘이 들어 갔습니다.

 또 찾아서 2박3일 학교에서 하는 수련활동에 참가 시켰습니다.

처음으로 채비를 해 주었지요.

돌아와서는 또 늦게늦게 놀다가 와서 아빠께 상처를 받는 언어 폭력을 당합니다.

이럴때 전 아무 힘도 못 되어 줍니다.

 

 며칠 잠잠하다 또 나가서 들어 오지 않습니다.

학교에 결석하고 이틀을.....

 

 아들을 찾아 다니며, 아들을 생각하며 주님의 깊은 뜻을 헤아려 봅니다.

정말이지 미움은 미움을 낳을 뿐입니다.

주님이 주시는 보속이었습니다

 

 정말 많은 눈물이 흘렸습니다..

아들이 불쌍하고 제가 너무 잘못했구나.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아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누자고 했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는데 또 큰 소리가 났습니다. 따져 물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가

 

 아들 말이 친구집에서 자는 것이 무엇이 나쁜가

놀다가 늦게 가면 또 나가라고 하고 뺨을 때리는데(아빠가) 왜 자기를 찾는냐

친구집에서 자니 기분이 좋아서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

이 나이에 누가 엄마랑 옷 사고 신 사러 다니는냐

엄마가 더 심하더라 아빠는 속이 잼뱅이가 되어 가지고.....

 

 짧은 이야기 속에서 아이의 마음을 다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잘못했다. 편들어 주려고 했는데 너무 화가 나서 그랬다.

나는 네 편이 되어 줄께 엄마가 대신 맞아 줄께...

 집에 들어가서 예상대로 아빠는 또 나가라고 했습니다.

뺨이 한 대 올라가자 아들은 나가려 했습니다.

저도 함께 나간다고 했지요. 딸도 따라 나섰습니다.

무작정 차를 타고 한참을 달렸습니다.

나오니 막상 갈 때가 없대요 너무 많았지만 보금자리는 없었어요.

되돌아와서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워 두고 아이들의 희망대로 차에서 새벽 3시 까지 자고 들어 갔습니다.

싫어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주무실 거다라는 말로 달래어 ....

 

 아침이 찾아 왔습니다.

아들에게 심하게 하지말라고 부탁해야 하는데 입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들에게 아빠를 이해하라고 여러 가지로 부탁을 했습니다.

제가 들어도 심한 언어 폭력을 당하는 아들과 함께 출근을 했습니다.

제삼 아빠를 이해하라고 내가 잘못했으니 앞으로 잘 하겠다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회개 했습니다.

 

 저녁이 되어도 들어오지 않습니다.

약간 불안하면서도 전 주님을 믿었습니다.

9시 쯤 들어서는 아들이 너무 반가웠습니다. 너무 걱정을 했다니까 이제는 그러지 않을꺼라 했습니다.

사랑이 승리를 했구나.

얼어 붙어 있던 가슴을 녹여 주었구나.

주님은 저의 기도를 들어 주셨고 많은 사람들이 기도해 주었습니다.

 

 따뜻한 관심

함께 해 주는 마음

들어 주는 귀가 필요했습니다

그 아이에게 진정한 사랑이 삐툴어 지는 마음을 바로 잡을 수 있었습니다.

2주간의 일 입니다.

2년간의 일 처럼 까마득하고, 많이 흘린 눈물의 양 만큼 감사 드립니다.

 

 늘 조심조심

자녀를 보살피고 사랑해 주고 함께 할 것입니다

주님이 늘 함께 하시고 사랑해 주시는 것처럼.....

 

부끄러운 글을 올린 이유는

이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은 사랑이고

우리가 무심히 흘러 버리기 쉬운 자녀 사랑, 관심

사랑 밖에는 치유할 것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주님의 사랑을 널리널리 펼치며 사랑하고 살고 싶어 이 글을 씁니다

끝으로 전 사랑을 잘 하면서 제일 가까운 가족 사랑은 못한 죄인이었습니다.

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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