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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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근 신부님_<오늘의 복음>: 연중 8주 월(마르코 10,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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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석 [wsjesus] 쪽지 캡슐

2024-05-26 ㅣ No.172745



<오늘의 강론>

오늘 <복음>에서 어떤 부자 청년은 길을 떠나시는 예수님 앞에 달려와 무릎을 꿇고 묻습니다.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마르 10,17)

이 질문은 신앙인에게 있어서 참으로 중요하고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그러나 신앙인이라면 이 질문은 “선하신 스승님”이 아니라, “주님”으로, 그리고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가 아닌, ‘당신께서 주신 영원한 생명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습니까?”로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부자 청년의 이 질문은 “영원한 생명”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이라고 여기는 데서 나오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영원한 생명”은 본질적으로 당신으로부터 주어지는 선물인 것입니다. 또한 이 질문은 타인과는 무관한 ‘자신의’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한 질문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십니다.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

이 대답은 그를 벌거숭이로 만들어 버립니다. 자신을 가리고 있는 껍데기의 옷이 발가벗겨지고, 그의 실상이 드러나게 만들어 버립니다. 사실, 부자 청년은 자신의 영생을 위해, 율법을 지켜왔습니다. 그러나 비록 율법을 지켰으나 단지 자신을 위하여 죄를 짓지 않았으며, ‘다른 사람’에게 선을 베풀지는 안 했던 것입니다. 곧 사랑을 행하지는 안 했던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자기 자신의 결백을 넘어서, 자기를 나누고 선을 실행하라 하십니다. ‘타자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라 하십니다. ‘타인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놓는 일’, 바로 이것이 당신을 따르는 길이라 하십니다.

한편, 이어지는 제자들의 질문, 곧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마르 10,26)라는 질문은 앞의 부자 청년의 질문과는 달리,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구원에 대한 질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마르 10,27)

이는 ‘구원이 하느님으로부터 온다.’는 말씀입니다. 결코 ‘자신의 행실’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결코 우리의 능력이나 노력으로는 바늘귀를 빠져나갈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구원은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 ‘선사되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에게는 가능합니다.

그러기에, 중요한 것은 “어디로부터 떠나왔느냐?”보다 “어디를 향하여 나아가느냐?” 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이미 떠나온 이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미 집과 고향을 떠나온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와서 나를 따라라.”(마르 10,21)

그렇습니다. 이제는 이미 떠나온 자기마저 버려야 할 일입니다. 사실, 수도자인 우리는 이미 집과 부모를 떠나왔지만, 떠나온 자신을 아직 떠나지 못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진정 떠나왔다면, 오늘도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을 따르느라 여념이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신변안전이 아니라, 자신을 주님께 넘기고 주님께 속한 주님의 소유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아멘.

<오늘의 말·샘 기도>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마르 10,21)

주님!

약하지 않으려함이, 제게는 부족함입니다.

부족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바로 부족함입니다.

약할 줄을 알고, 부족할 줄을 알게 하소서.

약하고 부족한지라, 당신께 매여 있게 하소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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