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6일 (수)
(녹)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너희는 그들이 맺은 열매를 보고 그들을 알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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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사고와 아름다운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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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1-04-09 ㅣ No.3235

 

지난 4월 3일은 정말 화창한 봄날이었다. 그날로부터 며칠 전 꽃샘 춘설(春雪)이 내렸던 날

만해도  한강변의 피다만 개나리 꽃 망울들이 너무 초라하게만 보였지만, 4월 3일 그날은   

따스한 봄빛 속에서 환하게 무리 지어 피어오르고 있었다.

강변북로에서 건너다 보이는 겨우내 헐벗었던  산도 노란 꽃잎으로 봄날을 밝히고 있었다.

청명한 하늘과 대지 그리고 흐르는 강물에도 봄기운이 충만하고, 강변 수양버들에도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있었다.

 

그 날  아침 9시 40분 경, 나는 그러한 봄날의 풍광(風光)이 아름다운 강변북로를 운전 중이었다. 차내 라디오에서는 내가 즐겨 듣는 "차 한잔의 선율"에서 클래식 소품 선율이 전파에 실려 들려오고 있었다.

"러시 아워"도 지난 시간대인데도 강변 북로를 향한 차의 흐름은 느리기만 하였다.

이제 반포대교를 지나가고 있구나, 생각하는 순간과  앞차의 뒤 범퍼를 받는 순간이 동시에

일어났다.

나는 그 짧은 순간 졸았던  것이다.

앞차를 받은 나도, 내 차에 받힌 앞차의 운전자도 약속이나 한 듯이 동시에 차에서 내려 받

힌 차의 피해상황을 살펴보았다.

앞차의 운전자는 받혀서 발생한  "리어 범퍼"의  흠집간 부분을 손바닥으로 쓱 문질러 본 후, 미소 짓는 얼굴로 나에게 그냥 가라고 하였다. 내가 괜찮으냐고 재차 물으며 머뭇거리자, 그는 다시 나에게 미소를 남기며, 자신의 차에 올라 시동을 걸었다.

그가 시동을 거는 순간 , 나는 그의 차내 거울에 매달린 염주를 보았다.

그의 잔잔한 미소와 염주!

그 운전자는 불교신자였다.

부처님을 닮아 가는 불자의 모습이 바로 그의 잔잔하면서도 넉넉한

미소에 담겨있었고, 바로 아름다운 세상이 그 미소 속에 있었다.

그의 차 넘버는 경기 37나 3602였다.

사고당시, 내가 앞차를 받는 순간 당황하여 그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 그의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사고 일로부터 7일째 되는 오늘 당시의 상황을 다시 조명해보면, 사고현장 자신의 차에서

내릴 때도 그는 미소짓고 있었다.

 

요즘 같이 각박한 세상에서 남의 잘못으로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면, 어떤 보상을 받고자하

는 것이 불문율로 되고 있지 않는가?

피해는 경미하다고는 하나, 내가 만약 그의 입장이었다면  뒤차에 부딪혀 놀랜 가슴으로 상

대방에게 미소를 보내며, 잘 가라고 인사말까지 할 수 있었을까?

그 운전자의 미소와 염주! 생각하면 할수록 그 운전자는 부처님의 모습을 실천하는 참된 불

자라고 확신한다.

 

그 날의 경미한 사고와 불자의 미소는 내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과 입으로만 하느님을 따르려하는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창조주이신 하느님 아버지 뜻을 실천하지 못하는 나의 부끄러운 모습과 예수 님의 사랑을

나누지 못하는 나의 삶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그 운전자의 앞날과 가정에 하느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하면서..............

 

 

이 글은 4월3일 나의 필명 "이 능 문"으로 인터넷에 올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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