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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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생명 구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의인 중의 의인 / 계곡물에 빠진 남녀 구조 후 심장마비로 목숨 잃은 서울 서초3동본당 이혜경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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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kimhh1478] 쪽지 캡슐

2015-08-11 ㅣ No.85494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두 생명 구하고 하늘나라로 떠난 의인 중의 의인
 

계곡물에 빠진 남녀 구조 후 심장마비로 목숨 잃은 서울 서초3동본당 이혜경씨

▲ 이혜경(왼쪽)씨가 지난해 7월 공항에서 두 딸과 남편과 함께 찍은 마지막 가족 사진. 큰딸 유빈(왼쪽 두 번째)씨가 필리핀에 한국국제협력단원으로 파견되던 날 찍은 사진이다. 이혜경씨 가족 제공


성당과 지역 사회에서 봉사활동을 활발히 해온 한 주부가 생면부지물에 빠진 두 사람을 구해낸 뒤 정작 자신은 목숨을 잃었다.

 

이혜경(아기 예수의 데레사, 51, 서울 서초3동본당)씨는 지난 7월 26일 산악회 회원 40여 명과 함께 경북 울진 왕피천 용소계곡으로 오지여행을 하던 중 계곡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두 남녀를 구해낸 다음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함께 오지여행에 나섰던 친구 김순덕(아가타)씨는 “혜경이가 번개처럼 물에 뛰어들어 등산지팡이를 건져내 남녀에게 지팡이를 잡게 한 후 힘껏 물 밖으로 밀어냈다”며 “당연히 물 밖으로 나올 줄 알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씨는 서울시 대표 수영선수 출신으로 인명구조안전요원 자격증을 갖고 있을 만큼 수영에 능했다.

 

그가 위기에 처한 사람을 구해낸 것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수영장에 빠진 딸 친구를 구해냈고, 차 안에 갇혀 질식사할 뻔한 노인을

구출했다. 또 음식점에서 심장마비로 쓰러진 어르신을 심폐소생술로살려내기도 했다.

 

이처럼 이씨의 삶은 자신보단 늘 이웃이 먼저였다. 이씨는 본당 노인대학, 반ㆍ구역장, 여성총구역 총무, 서초구 녹색 어머니회, 동사무소 도서관 사서, 장애인 아동 수영강사 등 성당 안팎에서 많은 봉사를 해왔다. 환경운동에도 앞장서 본지 2005년 1월 23일 자(제807호)에 ‘지렁이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에 앞장서는 주부’로 소개된 바 있다.

 

이러한 엄마의 영향으로 두 딸 김유빈(제노베파, 25)ㆍ수빈(루피나, 22)씨도 봉사활동에 적극적이다. 유빈씨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으로 필리핀에서 1년째 장기봉사를 하고 있고,

수빈씨는 지역 아동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본당 중고등부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유빈씨는 “구조된 남성이 저희 손을 잡으며 ‘죄송하다’고 했을 때

‘우리 엄마처럼 살아 달라’고 말했다”며 “엄마는 같은 상황이었어도 똑같이 물에 뛰어드셨을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남편 김덕배(51)씨는 “아내가 평소에도 성당에 같이 가자고 했는데

함께 가지 않은 게 가장 후회된다”고 먹먹해 했다.

 

7월 29일 고인의 장례 미사를 주례한 윤도관(서초3동본당 보좌) 신부는 “데레사 자매님은 평소에 성당 안팎에서 많은 봉사를 하며

자신보다는 남을 위해 살아오신 분으로 충분히 남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의인 중의 의인”이라며 하느님께서 고인의 의로운 삶을 기억해 영원한 안식을 베풀어주시길 기도했다.

이씨는 서울대교구 용인 천주교 묘원에 안장됐다.

<평화신문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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