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2일 (수)
(녹) 연중 제10주간 수요일 나는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자유게시판

▽방금 명동성당6시미사를 마치고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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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starkid67] 쪽지 캡슐

2000-12-19 ㅣ No.15772

  

 방금 명동성당 6시 미사를 마치고 내려왔습니다.

 

 기분이 많이 착잡합니다.

 

 아래 분이 쓰신 것처럼 지금 이 시간에도(pm7:10) 한국통신 노조원들은

 

 성당입구에서 출입자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7시 미사를 위해 올라가는 신자는 물론이요,

 

 저처럼 미사를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한테도 단 30cm 간격만 벌린채

 

 어디가냐고 묻습니다. 그들의 복장은 비록 추운날씨탓이라고는 하지만

 

 눈 코 입만 뚫려있는 복면강도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의 위압적인 모습에 순간적으로 미사 마치고 사무실에 들어갑니다하고

 

 말했고 30cm 좁은 틈을 빠져나왔지만 몇발자욱 걸어 복면의 남자들은 또 묻더군요.

 

 왜 보내주냐고...  삶의 터전에서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은 그들의 심정을

 

 모르는 바는 아닙니다. 그러나 방금전 제가 보고온 사람들은 자신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추운 날씨에 힘을 쏟고 있는 노조원이라기 보다는

 

 복면을 뒤집어쓰고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조폭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성당 앞마당 가득히 놓인 쓰레기들...

 

 사람이 모여 있는 곳에 쓰레기가 있기는 마련입니다만 자신들의 권리를 찾기위해

 

 그곳에 있다면 최소한 분리수거는 해야하지 않을까요?

 

 지금 제 마음은 겨울 빗물과 사람들의 신발뒷축에 끈적끈적해진 성당 앞마당

 

 바닥에 버려진 젖은 신문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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