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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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한 장과 찌그러진 문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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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혜 [sharptjfwl] 쪽지 캡슐

2002-12-13 ㅣ No.7837

 

 

내가 처음으로 자가용을 갖게 됐던 때의 일입니다.  

"룰루루..... 좋았어."  

적금을 타고 대출을 받아 어렵게 산 새차라 나는 휘파람을 불며, 부딪힐새라 흠날새라 조심조심 동네를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골목길 모퉁이에서 개구쟁이들이 뛰쳐나왔습니다.  

차는 끽 소리를 내며 급정차했습니다.  

"휴, 십 년 감수했네."  

나는 반사적으로 속도를 줄인 뒤 애써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보내고 다시 차를 몰았습니다.  

바로 그때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뭔가가 차에 부딪쳤습니다.  

나는 급히 차에서 내렸습니다.  

"뭐야 이거?"  

벽돌 한 장과 찌그러진 문짝. 나는 어이없고 화가 나서 벽돌이 날아온 쪽을 바라보았습니다.

그곳엔 한 소년이 겁에 질린 채 서 있었습니다.  

나는 다짜고짜 그 소년의 멱살을 잡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대체 무슨 짓이야! 왜 돌을 던져?"  

겁에 질린 소녀이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아저씨, 죄송해요. 하지만 제가 벽돌을 던지지 않았다면 아무도 차를 세워주지 않았을 거예요."  

소년은 눈물을 닦으며 길 한쪽을 가리켰습니다.  

그 곳에는 쓰러진 휠체어와 한 아이가 길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우리 형인데 휠체어에서 떨어졌어요."  

소년의 형은 만일 내가 차를 세우지 않았더라면 큰 사고가 날 뻔한 곳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어 저런, 큰일 날 뻔했구나."  

나는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그 아이를 일으켜 휠체어에 앉혔습니다.  

형은 정중하게 인사를 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소년은 다행이라는 듯 형의 휠체어를 살폈습니다.  

"형 괜찮어?"  

그렇게 날 부끄럽게 만든 형제는 몇 번이나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사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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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5년이 흘렀지만, 나는 지금도 그날의 찌그러진 문짝을 수리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볼썽사납지만 그 흉터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내게 말합니다.  

%%%%너무 빨리 달리면 누군가 차를 세우기 위해 또 벽돌을 던지게 될지 모른다구요%%  

덕분에 내 차는 느림보가 됐지만 벽돌 한 장이 큰 사고를 막고 5년 무사고의 고마운 기록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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