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7일 (목)
(녹)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지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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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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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6-08 ㅣ No.173113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 루카 2,41-51 “그의 어머니는 이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였다.“

 

 

 

 

어제 예수성심 대축일에 이어지는 오늘은 당신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나는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따르는 성모님의 티 없이 깨끗한 마음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가톨릭 교회는 이 날을 기념하면서 마리아의 깨끗하고 열절한 사랑의 마음 속에 계시는 주님을 찬미하고, 아울러 주님께서 마리아의 마음 안에 머무르도록 섭리하신 하느님을 찬양하며, 우리 자신도 주님의 가르침과 뜻을 따르는 성실한 생활로 그분께서 내 안에 머무르시는 ‘살아있는 성전’이 되도록 이끌어주시라고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봉독하는 복음은 성모님께서 예수님을 잃어버리셨다가 예루살렘 성전에서 다시 찾으시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 일련의 과정들이 신앙생활 하면서 주님의 현존과 뜻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다가 신앙의 기본인 기도와 순명으로 되돌아가 다시금 주님을 찾고 힘을 얻는 우리 모습과도 닮아 있습니다. 몇 가지 특징적인 부분들을 짚어봅니다. 첫째, 성모님이 예수님을 잃어버리신 것은 그분께서 당신과 함께 계시다는 사실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세상 일에 정신이 팔려서는 그저 지레짐작으로 ‘어딘가 계시겠지’라는 안일한 마음을 품었던 겁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나와 함께 계신다는 그 기본을 망각한 채 하느님의 일보다는 세상의 일들에 더 신경을 쓰기에, 그러면서도 주님께서 어딘가에 계시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그런 내 마음상태를 바로잡으려 하지 않기에 주님을 잃어버리는 것이지요.

 

둘째, 성모님이 예수님을 다시 찾으신 곳은 ‘성전’ 안 입니다. 꼬박 사흘 동안 예루살렘 곳곳을 다 찾아다니셨지만, 그곳엔 예수님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예수님께서 계셔야 할 곳은 탐욕과 이기심으로 가득한 세상이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현존과 사랑으로 충만한 그분의 집이었던 겁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예수님을 성전에서 다시 찾으신 후에야 그 점을 상기하셨지요.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세상 한 가운데에서 살아가지만 우리가 마음으로 머물러야 할 곳은 세상의 논리와 이치가 아니라 하느님 아버지의 뜻과 섭리 안입니다. 뭔가 이득될 것이 없나 두리번거리며 세상 속을 헤매는 중에는 주님의 현존을 느낄 수 없습니다. 성전 안에서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주님의 현존과 뜻에 집중할 때 비로소 그분께서 나와 함께 계심을 온전히 느낄 수 있게 되지요.

 

셋째, 성모님은 당신을 걱정시키고 고생시킨 아들 예수님을 무턱대고 비난하지 않고 먼저 그렇게 하신 이유와 뜻을 물으셨습니다. 또한 그에 대한 예수님의 설명이 무슨 뜻인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셨음에도 기꺼이 수용하고 존중해 주셨습니다. 우리도 그래야만 하지요. 팍팍한 세상살이에 치이다보면, 여러가지 고통과 시련들을 겪느라 지치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님께 대한 원망과 서운함이 튀어나오기 마련이지만, 그것들을 입 밖으로 내뱉기 전에 먼저 주님께서 그렇게 하신 이유와 뜻이 무엇인지 물어야 합니다. 또한 그렇게 알게 된 뜻을 이해하거나 납득하기 어렵더라도 그분 뜻이니 일단 받아들이고 따라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으로 되새김질을 한참 하다보면 어느 순간에 ‘아 그래서 그러셨구나’라는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 오지요. 그리고 그 때 주님께 대한 나의 믿음이 한층 깊어지고 단단해집니다. 그러니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님의 마음을 본받아 우리도 삶에서 드러나는 하느님의 뜻과 섭리를 믿음으로 읽어내고 순명으로 따라야겠습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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