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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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형 [largo7a] 쪽지 캡슐

2002-03-29 ㅣ No.5969

자화상

 

어떤 신앙심이 깊은 할머님이 운명하셨습니다.

성당이나 주변의 사람들은 할머님이 하느님 계시는 천국에 가셨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평소의 할머님의 신앙생활이나 교회를 위하여 몸바쳤던 헌신적인 삶은 모두를 그렇게 믿도록 하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장례미사가 끝나고, 할머님의 영혼 떠난 육신을 땅에 묻은 후, 신부님은 그 할머님의 며느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시어머님은 하느님 계시는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자매 님도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여,

마지막 날, 하느님 계시는 천국으로 가셔야지요."

"신부님!

저도 정말 천국에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님을 천국에서 다시 만나야만 한다면, 저는 시어머님이 계시는 천국은 생각하

기도 싫습니다."

며느님의 대답은 충격이상이었습니다.

며느님의 확신에 찬 대답은 듣는 이로 하여금 충격이상의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아울러 오늘 우리의 모습에서도 위에서 말씀드린 슬프고 아픈 현실이 없는 지, 한 번 살펴

보아야겠습니다.

 

남편을 미워하는 아내, 아내를 미워하는 남편,

자식을 미워하는 부모, 부모를 미워하는 자식,

며느리를 미워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를 미워하는 며느리,

형제자매를 서로 미워하는 우리의 모습,

가장 사랑하여야 할 가족을 그리고 이웃을 미워하는 우리들의 모습, 슬픈 모습들.... .....

이 슬픈 현실은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숙명적으로 다가옵니다.

만약 우리가 이승에 남긴 가족들 중, 누구 한 사람일지라도 우리를 미워하고 있다면,, 과연

우리가 바라는 하늘나라로 갈 수 있을까요?

만약 우리가 이승을 떠나는 순간, 가족들 중 미워하는 대상이 있다고 한다면, 과연 사랑이신

하느님을 뵐 수 있을까요?

 

반복되는 뉘우침으로는 절대로 부족합니다.

설령 그 뉘우침이 고해성사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그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어 놓지 않는

다면, 하느님 품에 안겨 영원한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요?

이것은 우리가 풀어야만 할 가족의 문제이며, 극복해야만 할 현재적인 비극입니다.

 

의식주를 함께 하는 가족을 사랑하지 못하거나, 않는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우리가 입으

로 말하는 어떤 사랑일지라도, 한갓 사상누각의 형상이 될 것이 자명합니다.

 

우리의 의지만으로 미움을 사랑으로 바꾸지 못한다면,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하고 끊임없는

기도를 하여야 할 것입니다.

 

"내 탓이요, 내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기도 속에 숨어 있는 나의 잘못을 뉘우치고,

미워하는 가족이 지니고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내어 사랑하고 칭찬하는 작은 일부터 몸소 실천하여야 할 것입니다.

아무리 미운 가족일지라도, 그 가족이 지니고 있는 작고 소중한 가치를 찾아내어 사랑할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기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랑스러운 모습을 찾아낼 수 없음은 우리의 마음의 눈이 미움이라는 병을 앓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웃사랑은 가족사랑 다음으로, 최소한 가족사랑과 함께 동시에 실천되어야만 할 그리스도인의 신앙이어야 할 것입니다.

 

-성 목요일 신부님 강론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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