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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라는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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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senuri] 쪽지 캡슐

2001-11-18 ㅣ No.26483

제가 다녀간 이후 올라온 몇편의 글들을 읽었습니다.

기본적으로 1;1로 댓글을 달아 대는 것을 가능한 피하려 하는 탓에

그냥 들었던 생각을 몇가지 털어 놓고 돌아가겠습니다.

 

사제라는 희망

 

정원경님의 지적과 마찬가지로 이땅의 모든 사제들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정원경님 만큼이나 많은 사제들을 겪었고

그분들 중에는 십자가를 십자가라 하지 아니하고

기꺼이 겪어내는 착한 목자의 모습으로 사셨던 분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여자 문제로 추문이 불거졌을 때, 어차피 나야 떠날 사람이니 내가

감내하는 것이 더 낳을 것 같다며 갖은 비난과 의심 어린 시선을

홀로 감수하신 분도 있었고, 사재를 털어 본당의 부채를 덜어주고

빈손으로 떠나가신 신부님도 계셨습니다.

 

매일 술만 자시면 이 짓을 때려치우고 농사를 지으러 가겠다.

땀흘려 살아가는 것이 차라리 내 영혼을 구하는 일인 것 같다며

한숨 쉬던 그 숱한 사제들의 아픔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동안 이 게시판에서 사제들, 아니 교회의 모습을 향해

"이것이 당신들의 전부인가?"라고 물었던 모든 분들 또한

’일부를 전체로 왜곡하는’ 악의나 ’사제는 천사와 비슷하다’는

착각 속에 살지만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끝없이 의문을 던지는 까닭은

여전히 사제직이 우리의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저는 신앙 안에 존재하는 희망은

항상 정화됨을 요구한다고 배워왔습니다.

 

성전이 영원하리라는 믿음이, 거룩한 율법이야 말로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전통적이고 성실했던 희망이....하나의 화석이 되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우리는 알고 있지 않습니까?

 

아마 어떤 신부님들은 이 게시판을 보고 충격을 받으시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제가 이미 말씀 드렸던, 제 주위의 신부님들은 위로와 격려...

그리고 도전을 받는다고 고백하십니다.

 

"아, 평신도들이 이제 깨어 나고 있구나"

"물론 오해나 편견을 가진 목소리들도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

그것을 극복해 내는 목소리들도 분명히 존재하지 않는가?"

"오기가 나서라도 더 잘살아야지.."

 

인터넷이 무서워서 신부 노릇도 못해 먹겠다고 불평 하시면서도

백성의 소리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제..그들이 바로 교회의 희망입니다.

 

위로가 되는 격려이든,

질책이 되는 충고이든,

극복해야 할 공격이든,

울리지 않는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울려야할 목소리를 울리도록 만드는 일에

한 몫 거드는 것

그것이 저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한 두마디씩 참견도 하는 것이지요...

물론 판단은 교회, 아니 교회를 이끄시는 성령의 몫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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