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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공동체ㅣ구역반

소공동체 활동 사례를 통한 본당 활성화 방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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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열 [nm3475] 쪽지 캡슐

2006-09-30 ㅣ No.59

 


소공동체 활동 사례를 통한 본당 활성화 방안(2)

        

              광주대교구 조곡동본당 전 사목협의회 회장 안창열(엘리지오)


※ 본 글은 천주교 중앙 협의회에서 발행하는 사목(월간지)지의 요청에 따라 2005년 8월호에 기고를 한 바 있으나 소공동체 조직 정비 전과 정비 후의 효과 분석을 위한 운영 기간이 짧아 제대로 평가가 이루어 지지 않은 감이 있어 금번 운영 상태를 재분석하여 보완하였습니다.

관심있는 사목자와 신자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1.시작하면서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치면서 한국 천주교회는 외형적으로는 많이 성장하고 교세도 크게 확장되었지만 내적으로는 신자들 사이의 인격적인 친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또한 사목자와 신자 상호간에 대화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질적인 면에서는 오히려 후퇴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보고자 1990년대 초부터는 서울대교구가 중심이 되어 소공동체를 통한 교회쇄신 운동과 함께 복음화 사업을 추진해 온 이래, 이제는 한국의 모든 교구가 소공동체 운동을 중요한 사목 방침으로 정하는 실정이다. 교구에서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의 해결방안을 신앙생활의 현장인 지역 안에서 찾기 위한 대안으로 소공동체 운동을 활발하게 전개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공동체 운동이 시작된 지 10년이 훨씬 넘었지만, 그 노력에 비하면 아직까지도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교회의 모습을 볼 때 실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따라서 필자는 이러한 소공동체 운동의 전개과정을 평신도의 입장에서 뒤돌아보고 그 해결방안은 무엇이며 또 어디에서 해답을 찾을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광주대교구 조곡동본당에서 지금까지 추진하였던 소공동체 활동사례 분석 내용을 도표를 통해 진단해 보고, 또 그 처방 노력에 따른 결실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 우리가 지향하는 소공동체 운동이 더욱 많은 열매를 맺으려면 우리 교회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주제별로 간단하게 엮어볼 것이다.

 

2. 조곡동본당의 소공동체 정비 이전 모습(2004년 9월 기준)

조곡동본당은 1969년도에 설립되었으며 교적상 전체 신자 수는 2,900명이지만, 행불자들을 제외하고 실제로 관리되는 신자는 970여 명이다. 이중 활동을 하는 신자는 670명(69%)이며 쉬고 있는 신자는 300명(31%)이다. 2004년 3월 현재, 소공동체는 10개 구역 32개 반으로 편성되어 있고, 반모임에 참석하는 신자는 전체 신자 대비 약 21%인 210여 명인데, 이들은 다달이 소공동체 모임에 참석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자들이 소공동체를 하나의 활동단체로 인식하면서 참여를 기피하는 신자들이 많은 편이며, 또 소공동체에 참여하는 신자들 역시 대부분 의례적으로 또는 마지못해서 참여하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신자들의 사고방식이 교회의 기초조직인 소공동체 활성화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보았는데, 이것이 조곡동본당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3. 자체 진단을 통한 문제점 해부

1) 소공동체 현장 기초자료 조사 실시
조곡동본당의 소공동체 운영과정에서 안고 있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보고자 기초자료 조사와 병행하여 매월 반모임에 참여하면서 소공동체 운영 상태와 현장 분위기를 파악하였다. 아울러 각 소공동체를 책임지고 있는 구역(반)장들을 직접 만나 문제점이나 향후 발생이 예상되는 의견들을 수집하여 자체 처방을 위한 자료로 활용하였는데, 조사내용은 다음과 같다.

- 교적상 세대 수(활동, 냉담, 행불)
- 교적상 신자 수(활동, 냉담, 행불)
- 구역별 세대 분포
- 구역별 신자 수
- 공동주택과 단독세대 현황
- 레지오 마리애 활동 현황
- 선교방법, 가입단체, 기타(설문조사)
- 기타 운영상 문제점 파악(소공동체 현장에서 의견 청취) 등

2) 자료 분석을 통한 문제점 도출
수집된 자료를 토대로 세대별 구성비율과 신자들의 소공동체 참석 상태 그리고 구역별 소공동체 참석률과 냉담신자의 상관관계를 도표를 통하여 비교 분석하였다.
먼저 조곡동본당 소공동체가 어떠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아보기로 하자.

<표 1>에서 보는 것처럼 조곡동본당의 소공동체별 세대 구성 상태는 일정한 기준이 없이 불규칙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을 조사 결과 알 수 있었다. 이는 소공동체 설립 이후 새로운 본당이 신설되고 아파트가 신축되는 등에 따른 주변환경 변화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방치하였기에 나타난 문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두 번째로는 소공동체를 구성하는 세대 수에 따라 반모임 참석률(교무금 납부세대 기준)이 어떠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표 2>에서 보는 것처럼 전체적으로는 세대별 구성 상태에 따른 소공동체 참석률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6~20세대로 편성된 소공동체는 모임 참석률이 30%를 넘었다. 특히 그보다 세대 수가 적거나 많은 소공동체일수록 신자들의 모임 참여도가 낮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향후 소공동체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구역별 적정 세대 수는 11~20세대로 편성하여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로는 반모임 참석 상태(활동 상태)가 그 구역의 냉담자들과는 어떤 상관관계를 갖는지 알아보았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전체적으로는 소공동체 참석률이 증가할수록 냉담률이 낮아지는 경향(반비례)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소공동체 활동이 중단되고 세대 수가 적거나 많은 반의 경우 냉담률이 대체로 높게 나타나는 이유는 소공동체 활동이 장기간 중단되거나 정체되어 동네 신자들과 교류가 부족하고 관심이 부족하여 냉담신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조곡동본당의 전체 신자 대비 냉담률은 31%임).
이것을 다시 소공동체를 실시하는 지역과 실시하지 않는 지역으로 구분하여 조사한 결과, 반모임을 실시하는 지역의 냉담률은 27%이었으나 반 모임이 중단된 지역이나 실시하지 않는 지역의 경우는 69%로 반모임을 하고 있는 지역보다 약 2.5배 이상 쉬는 신자가 많은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이처럼 반모임이 중단된 지역이나 실시하지 않는 지역에서 쉬는 신자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주된 원인은 여러 각도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소공동체가 활성화되지 못함에 따라 신자 상호간 정적 또는 동적인 교류가 형성되지 못하여 공동체 의식이 희박하고 소속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나타난 공동화 현상이 아닌가 분석된다.

 

4. 자체 처방을 위한 우리의 노력

1) 기존 소공동체 조직 정비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기존 소공동체 운영실태 분석 결과 나타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바탕으로 기존 소공동체에 대한 조직을 정비하고자 추진계획을 세워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다른 단체를 재편할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구역(반)장들의 반발이 상당히 컸다. 이유는 지금까지도 소공동체를 운영하는 데 문제가 없었는데 무슨 이유로 조직을 마음대로 바꾸느냐는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상의 문제를 해결하고 향후 구역(반)장들과 신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내려는 방안으로 지금까지 조사 분석한 내용들을 정리하여 파워포인트(프리젠테이션용 컴퓨터 프로그램)로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구역장 모임과 주일미사 시간을 통해 본당 신자들을 대상으로 소공동체 운영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개선 방향을 설명하면서 본당 소공동체를 정비하는 일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협조를 요청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구역장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고 기존 구역체제를 크게 바꾸지 않는 범위 안에서 ─ 분석결과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11~20세대를 기준으로 하여 ─ 최종 10개 구역 30개 반으로 정비하여 현재 운영하고 있다.

2) 남성 소공동체 설립
다른 본당에서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소공동체 운영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남성신자들의 참여율이 극히 부진하다는 것이다. 조곡동본당 남성신자들의 소공동체 참여율은 월 평균 2~3명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남성신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제도적으로 강구하기로 결정하고, 먼저 다른 본당 사례를 수집 분석하였다. 그 결과 참여율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남성들로 구성된 소공동체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소공동체 조직 정비 내용을 토대로 구역당 50~60세대를 기준으로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여 5개 구역 7개 반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월 평균 60여명의 남성신자들이 소공동체에 참여

하고 있다


2004년에 9월에 있었던 남성 소공동체 반장 첫 모임 광경


3) 소공동체 반장과 반모임 내용 개선
현재 조곡동본당의 소공동체는 교구에서 제시하는 복음 나누기 7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구역(반)장들이 소공동체를 이끌어가면서 나타나는 리더십 부족에 따른 문제점을 조금이라도 해결하고, 소공동체 모임에 참석하는 모든 신자에게는 소공동체가 본당 안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심어주고자 매월 다른 본당의 성공 사례를 유인물로 제작하여 구역(반)장들에게 나누어 주고 있다.

4) 구역분과 임원 증원
2004년 9월부터 남성 소공동체가 설립되어 운영됨에 따라 2005년도 사목협의회 임원을 구성할 때 구역분과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고자 1명을 추가로 임명함으로써 현재는 사목협의회 임원 3명이 소공동체 관련 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5) 소공동체 분위기 조성을 통한 참여율 제고 노력
교구 주보(「빛고을」)의 본당 소식란에 소공동체란을 확보하여 모임 안내와 전입신자 현황 등 구역 소공동체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모아 매주 안내하고 있으며, 또한 매월 둘째주일을 소공동체 주간으로 지정하여 운영할 뿐만 아니라, 주일 전례봉사와 미사 후 차 나누기 봉사 등을 소공동체 위주로 시행하고 있다. 또한 연말에는 우수 구역을 표창하고 사례 발표 등을 통하여 분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작은 시도들을 병행하고 있다.

6) 활동이 중단된 소공동체에는 다른 구역 신자를 대체 투입
소공동체 운영 중 구역의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활동이 중단된 3개 소공동체에는 본당 신자 가운데 신심이 강한 신자를 대체 투입하여, 그동안 활동을 중단하여 생긴 소공동체 업무의 공백을 최대한 방지하고 있다.

소공동체 주간을 맞이하여 본당 마당에 현수막을 걸었다


5. 지금까지 나타난 열매들(2006년 8월 기준)

그렇다면 소공동체 조직 정비 이후 2년이 지난 현재 우리 본당에는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자료를 토대로 잠시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 본당의 전체 세대수를 기준으로 한 소공동체 참여률은 2006년 8월 말 현재 여성신자의 경우 조직 정비 전 21%에서 4%증가한 25%였으며, 남성 신자를 포함한 전체 소공동체 참석률은 21%(남성 신자들은 월 평균 2~3명 참석)에서 34%로 약 13%(약 70여명)가 증가한 것을 조사결과 알 수 있었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동안 참석률이 극히 저조(월 2~3명 참석)했던 남성 신자들이 남성 소공동체 설립 이후에는 평균 60여명이 매월 소공동체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다음은 남성 소공동체가 설립된 이후 나타난 간접적인 효과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동안 조곡동본당의 남성 레지오는 4개 쁘레시디움(단원 44명)으로 운영되었으나 2006.8현재 2개 Pr이 추가로 신설되어 현재는 6개 Pr(단원 71명)로 운영되고 있는데 남성 신자의 경우 소공동체 참석 신자 대부분이 레지오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6. 더욱 많은 열매를 맺기 위한 우리의 자세

지금까지는 조곡동본당 소공동체 운영 사례를 중심으로 서술하였지만 이제부터는 필자가 지난 2년 동안 본당 사목협의회 활동을 하면서 느낀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 교회의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몇 가지 소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1)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장단기 종합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수립된 계획은 단계별로 우선순위를 설정하여 추진함으로써 소공동체 운영에서 효율을 극대화하고 시행착오를 최대한 방지하여야 한다.
2) 소공동체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하여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시범 본당을 지정 운영함으로써 향후 각 본당에 적합한 소공동체 운영 프로그램을 제공하여야 한다.
3) 소공동체와 레지오 마리애의 관계 정립(역할 분담)을 통하여 교회 안에서 신자들이 느끼는 혼란과 사목자들의 시간적 중복에 따른 손실을 방지할 수 있도록 획기적인 개선 대책을 마련하여 조속히 소공동체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제거하여야 한다.
4) 소공동체 모임에 적합한 명칭을 부여하여야 한다. 현재 교회 안의 모든 조직에는 목적에 따라 고유한 명칭을 부여하고, 또 그 명칭에 맞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소공동체는 아직까지도 고유한 명칭이 부여되지 않음으로써 신자들이 신앙적으로 느끼는 비중이 약하여 신앙체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 같다. 다시 말해서 빈첸시오회나 레지오 마리애처럼 신자들이 비중을 두고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마련되도록 고유한 명칭 부여가 시급하다고 하겠다. 예를 들면 구역 선교회, 구역 교회 등으로 이름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5) 소공동체 모임에 레지오 마리애의 운영체제 일부를 도입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4간부를 임명함으로써 책임감을 갖고 모임에 참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자연스럽게 신자 수를 늘리고, 아울러 활동 배당과 활동보고 제도를 도입하여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신앙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통한 동기 부여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

 

7. 나가면서

상기에서 설명 한 바와 같이 이처럼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날 수 있었던 이유는 소공동체 모임을 통하여 이웃에 살고 있는 동네사람들끼리 친목을 도모하고 또 유대감을 돈독히 갖게 됨으로써 자연스럽게 나타난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렇지만 본 자료는 우리 본당의 소공동체만을 대상으로 자료를 조사하고 분석하였기 때문에 오차 범위가 클 것으로 판단되지만 본당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선교활동과 냉담교우 회두 문제 등 우리 교회에서 안고 있는 각종 현안 사항들을 교회의 하부 조직인 소공동체를 활용할 경우 더욱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본 자료의 정확한 수치 여부보다는 전체 경향을 이해하기 위한 참고자료로 활용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며 이 글이 우리 천주교회의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작은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안창열 회장은 현재 사목자와 신자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선교 문제와 소공동체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카페cafe.daum.net/ahnchangyul(오늘보다는 내일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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