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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ㅣ복음화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 새 복음화와 한국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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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11-10 ㅣ No.292

[제2차 바티칸공의회 5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 새 복음화와 한국 천주교회

현 시대 상황에서 교회 정체성 · 사명 새롭게 환기



-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와 종교연구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하며 ‘새 복음화’ 촉진 노력의 하나로 2~3일 ‘새 복음화와 한국 천주교회’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공의회에 따른 교회 쇄신을 이루는데 있어 한국교회가 부족한 부분을 성찰하고, 새 복음화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전망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가 내·외적 쇄신을 향해 나아가려는 대표적인 움직임이었다. 특히 교회는 이 공의회를 통해 세상과 더욱 적극적으로 열린 대화를 이끌어나가고 고유의 사명과 정체성을 새롭게 이해, 세상과의 관계를 재설정했다.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소장 박병관 신부)와 종교연구소(소장 김성례 교수)는 이러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개막 50주년을 기념하며 ‘새 복음화’ 촉진 노력의 하나로 2~3일 ‘새 복음화와 한국 천주교회’를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특히 한국교회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따른 교회 쇄신을 이루는데 있어 부족한 부분을 성찰하고, 새 복음화를 실현하는데 필요한 구체적인 전망을 논의하는 장으로서 의미를 더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강우일 주교(주교회의 의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교회, 사회 속의 교회 역할, 한국의 종교문화, 종교간 대화, 새 복음화 등에 대한 다양한 발표와 논평, 토론이 이어졌다. 각 주제발표 패널로는 마이클 시베르니치 신부(독일 프랑크프루트 상크트 게오르겐 철학-신학대학 교수)와 제임스 크로거 신부(필리핀 마닐라 로욜라 신학교 교수), 김우선 신부(서강대 교수), 정월기 신부(서울 창5동본당 주임), 오세일 신부(서강대 교수), 최혜영 수녀(가톨릭대 교수), 마이클 에케르트 교수(독일 튀빙겐대 가톨릭 신학부 교수) , 김태현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일치협력국장), 토마스 메남파람필 대주교(아시아주교회의연합 복음화국 의장)가 참여했다. 또한 심포지엄에서는 정의평화, 생태영성, 사제양성, 여성, 수도자양성/비전, 평신도양성/영성 분야를 대표하는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교회 ‘새 복음화’ 추진에 대한 주요 쟁점과 대안 등을 밝히는 좌담회가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다음에서는 각각의 대주제별 발표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 천주교회

이 대주제와 관련해, 세계의 변화와 사목적 도전, 아시아교회 안에서의 의미 있는 변화들과 미래의 전망을 살펴볼 수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전통적인 정의와 비난의 이른바 ‘교의적 공의회’가 아니었다. 이 공의회와 문헌은 ‘사목’에 대한 원칙을 중요한 특징으로 제시한다. 규범적 교의, 훈육과 더불어 실제 생활에 필요한 세 번째 요소가 바로 사목이다. 교황 요한 23세는 신앙 부흥, 윤리 쇄신, 교회 가르침을 우리 시대의 필요와 조건에 적응시키는 사목적 측면을 강조했다. 특히 오늘날 복음적 소통이란 삶 안에서의 문화적 토착화를 의미한다. 세계화 과정에서 교회 역시 다양한 문화를 가진 교회로 거듭나고 있다. 그러나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가톨릭의 세계화’를 위한 서곡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공의회의 수용과 실현뿐 아니라 이후 제기된 문제들에 대한 사목적 측면에서의 수용과 실현이 21세기 교회의 당면과제가 될 것이다.

아울러 복음화는 ▲ 현존과 삶의 증거 ▲ 사회 발전과 인간 해방에의 헌신 ▲ 종교간 대화 ▲ 분명한 복음선포와 교리교육 ▲ 기도 등의 전례생활 등 다양하고도 중요한 구성요소로 이뤄져 있다. 누구든지 구원을 받을 순 있지만, 그렇다고 구원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응답과 협력이야말로 하느님 구원이라는 무상의 선물을 받아들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성령이야말로 복음화의 주요 주체로서 그 역할의 중요성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사회 속의 교회의 역할

‘공의회 이후 가톨릭 사회교리와 세계화’를 살펴보자면, 우선 사회교리는 통합적인 인간 중심성이나 연대성 같은 원리를 바탕으로 세계화를 평가할 수 있는 규범적인 기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보다 인간적인 세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세계화의 맥락에서 사회교리는, 공동선에 대한 이해가 민족국가를 넘어 시공간적으로 확장돼야 하고, 국제국가기구뿐 아니라 비정부, 비영리, 영리기구를 포함하는 글로벌 네트워크에도 주목해야 한다. 즉 공의회나 사회교리가 제시하는 보편적인 공동선에 관한 과제는 한국교회가 보편교회가 되라는 초대이며, 동북아에서 공동선의 추구를 통한 복음화를 이루라는 초대라고 할 수 있다.

‘한국교회 소공동체 운동의 현실과 전망’에 관해서도 소공동체와 그 사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제시한 친교의 교회관을 정착하려는 사목의 한 형태임을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공동체는 사목헌장에서 제시한 세상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세상의 현실을 관찰하고 복음적으로 식별, 성령과 함께 응답하려는 노력인 것이다. 따라서 소공동체는 복음화의 여러 장애와 걸림돌 앞에서도 복음의 역동성을 회복하는 장이었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상을 가장 기초 단위에 뿌리 내리게 하는 사목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한국 종교문화

그리스도인으로서 온전한 사회 참여를 이뤄내는 길은 어떻게 찾고 실현할 수 있나. 이 질문은 새로운 복음화가 주창하는 새로운 열정과 새로운 방식을 내면화하는 영성이 제시하는 화두와도 같다. 바꿔 말하면 이 화두는 무엇보다 교회가 성령의 표징을 식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화된 세계에 대해 교회는 자신의 울타리를 넘어 보편적 형제애와 그리스도의 사명을 직접 연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사회 복음화’의 근본 전제이며, 현세 안에서 교회가 궁극적으로 구현해야 하는 과제다. 나아가 교회와 사회의 관계를 새롭게 자리매김하는 근본정신은 소통, 즉 열린 대화에 있으며, 특별히 권력의 근원, 권위와 정당성에 대해 질문하는 예언자적 자세에 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수도생활 또한 큰 변화를 이뤄왔다. 하지만 공의회를 전후해 한국에 진출하거나 창설된 많은 수도회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에 이르렀고, 노년기 수도자들을 위한 양성의 필요성도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특히 현재 상황은 각각의 수도회가 성장의 정점에서 더 이상의 발전만을 기대하기보다는, 각자의 정체성과 사명을 분명히 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시기이다. 또한 각 사도직 활동은 시대의 필요에 유연성 있게 응답할 수 있어야 하며, 수도자들의 청빈은 개인주의 물질주의가 팽배한 세상 안에서 증거가 돼야 할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종교간 대화

이번 발표에서는 먼저 1986년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열렸던 평화를 위한 세계 기도회를 모티브로 종교철학적 접근을 해볼 수 있다. 이 평화기도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을 실행에 옮긴 대표적인 장이었다. 또한 이 기도회는 종교간 대화 안에 속해있는 진리 문제를 보류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모임 자체를 통해 종교철학과 관련한 근본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즉 각 종교는 절대자에 대한 유한한 지식만을 갖고 있으며, 그 유한성을 인정함으로써 타종교에 개방적이 될 수 있고 종교간 대화의 가능성이 열린다고 강조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아시아의 교회일치 운동은 신학적 과제로서 아시아 신학의 가능성, 실천적 과제로서 아시아의 구체적인 사회·종교·문화적 특징 안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산다는 것에 대한 과제를 드러낸다. 한국 개신교에 있어서는 일치에 대한 여러 가지 과제들의 이해도가 일반적이지 않다. 개신교 다수는 일치와 대화, 협력보다는 지역의 교회 성장에 더욱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와 같이 경쟁자에 대한 인식은 없겠지만, 일치에 대한 이해도는 그리 높지 않은 형편이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일치는 하느님과 세상을 화해시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상에 접근하는 통로로서 더욱 중요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와 새 복음화

오늘날에 있어 문화는 정치·경제·사회발전·교육·종교적 자기표현 등을 포함한 인간 삶의 모든 영역에 있어 결정적인 힘으로 인식한다. 때문에 문화적 감수성의 부재는 차별과 대립, 폭력 등의 부작용을 낳고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현대의 문화, 문명에 영혼을 다시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

특히 세속화된 사회는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제 또는 정치가 줄 수 있는 것보다 더 심오하고 고귀하고, 숭고한 것에 목말라한다. 비그리스도교의 부흥과 교회 내 다양한 교회 운동이 급속도로 성장한 것은 우리 사회에 숨겨진 영적인 것에 대한 목마름을 의미한다. 다양한 문화 종교 전통에 대한 포스트모더니즘적인 존중 역시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지금은 물질만능주의, 자기 이익의 미화, 지배 공동과 국가의 집단 에고주의 시대이다. 또한 이 시대는 세속적 인간주의, 종교의 정치적 사용, 페미니즘이나 환경주의와 같은 단편적인 종교심이 팽배한 시대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논쟁은 보수/진보, 우/좌익 간의 논쟁이 아니라 궁극적 의미를 찾는 자와 ‘이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습니다’라는 성경 말씀을 잊고 근시안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 간의 논쟁이 될 것이다.

[가톨릭신문, 2012년 11월 11일, 주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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