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25일 (화)
(백)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 남북통일 기원 미사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다.

주일학교ㅣ청소년 주일학교 청소년 관련 통합자료실 입니다.

청년, 오늘 (6) 교회 활동 후 지쳐버린 청년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8-07-15 ㅣ No.110

[청년, 오늘] (6) 교회 활동 후 지쳐버린 청년들


열심히 봉사한 청년, 교회를 떠난다?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증상을 ‘탈진 증후군’(Burn-out Syndrome)이라고 한다. 최근 ‘탈진 증후군’이 우리나라 직장인들에게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한 취업 포털사이트가 직장인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살펴보면, 직장인 10명 중 8명은 “이 현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그런데 이런 사회적 현상이 교회 청년들에게도 나타난다. 특히 본당에서 청년 단체나 주일학교 교사회 등의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고 나면, 에너지가 방전되듯 냉담을 하거나 심하면 교회를 떠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지쳐버린 청년,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소모’되는 청년

 

“봉사라지만 시키는 일이 너무 많아요. 청년이라는 이유로 윗세대 어른들보다 시간이 많고 여유롭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어른들은 어느 정도 삶에서 정착됐지만, 청년들은 사회적으로나 신앙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시기라 여유가 없는 상황이에요.”

 

본당 청년회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는 이진우(가명·베드로·34)씨는 ‘청년’이기 때문에 맡겨진 일들이 너무 많아 지친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지난 10년간 청년회에서 활동하면서 무려 3번이나 회장을 역임했다. 과업에 지친 이씨는 활동을 마치고 본당을 떠나기도 했다. 

 

이씨는 “본당 행사 때마다 떠맡겨지는 일이 많아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문제가 제일 힘든 것 같다”면서 “청년 중에는 취업을 준비하거나 시험 준비로 바쁜 청년도 있어 행사에 참여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윗세대 어른들은 그런 상황을 잘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일학교 교사회 회장에서 시작해 청년회 부회장과 회장까지 본당에서 각종 청년 활동을 활발히 해온 김상훈(가명·바오로·30)씨도 이에 관해 고충을 털어놨다. 

 

“학생 때는 주일엔 온종일 성당에 머무는 게 당연했는데 취업하고 나서 주말엔 휴식이 필요한 사람이 됐어요. 게다가 본당에 계속 남아 있으면 다른 일을 맡아야 하는 부담도 있어서 냉담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자신의 시간을 내어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과 인간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청년들의 마음을 지치게 하고 있다. 사회생활의 고충을 교회 활동을 하며 비슷하게 느끼는 것이다. 게다가 교회에 청년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까지 중첩돼 남아 있는 청년들이 더 많은 짐을 지는 상황이다. 

 

 

청년에 대한 인정과 도움의 손길

 

시대가 변한 만큼 청년들에게 놓인 사회적ㆍ문화적·경제적 현실도 과거와는 달라졌다. ‘청년문화’에 대한 윗세대 어른들의 새로운 이해가 필요한 이유다.

 

채근자(소피아·60·인천교구 일신동본당)씨는 37년 차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배가 있어 교리교육보다는 중고등부 자모들을 담당하고 있지만, 여전히 교사들에게 어려움이 있으면 도움을 주고 연결고리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채씨가 오랫동안 주일학교 교사로 활동할 수 있었던 데는 청년에 대한 이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경제 불황에 따른 취업난, 불평등의 심화, 낮은 혼인율 등 청년들이 겪고 있는 문제를 공감해주는 것이다. 채씨는 “나이가 많고 오래 활동을 했다고 해서 섣불리 충고하기보다는 기다려주고 바라봐주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청년들의 생각이나 현실이 다른 만큼 어른들도 청년들을 인정해주고,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씨 역시도 교리교사를 하면서 어려움이 없던 것은 아니다. 본당에서 활동하면서 마음으로는 냉담을 했던 시기도 있었다. 이 시기 채씨는 “하느님께서 원하는 사명이 바로 ‘교사’라는 것을 잊지 않기 위해 인내하고 기도했다”면서 “하느님을 기반으로 어려울 때마다 그 뜻에 따르겠다고 기도한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봉사의 진정한 의미

 

일반적으로 봉사는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행위를 뜻한다. 하지만 성경에서 봉사는 봉사 받는 대상에 따라 다른 뜻으로 이해된다. 하느님께 대한 봉사는 그분의 뜻을 따르고 그분께 완전히 순종하는 것을 의미하는 데 비해, 인간에 대한 봉사는 다른 사람에게 예속되는 것을 의미한다.(「한국가톨릭대사전」 참조) 그런데 청년들은 대부분 시간을 사회에서 보내다 보니 교회에서 뜻하는 봉사의 의미를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박범석 신부(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담당)는 “사회에서 봉사는 인정을 받는 것에 의미를 두지만, 교회에서 봉사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이웃에 대한 섬김과 나눔을 실천하고, 보람이라는 열매를 맺게 되는 것에 의미를 둔다”면서 “내가 얼마큼 내어줬으니 준 만큼 받아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부족한 내가 어딘가에 쓸모 있는 존재가 됐음에 기쁨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고등부에서는 주일학교 교사들을 위해 양성교육과 기능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박 신부는 교육을 통한 지식이나 기능적 측면도 중요하지만, 가정에서의 신앙교육과 본당 차원에서 청년에 대한 돌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앙적으로 ‘방전’되지 않으려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권고 「복음의 기쁨」 82항에서 “언제나 문제는 과도한 활동이 아니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활동, 곧 적절한 동기가 없고 영성이 스며들지 못해 즐겁게 수행하지 못하는 활동”이라고 지적하며 “그 결과 활동은 우리를 지치게 만들고 심지어 때로는 병들게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청년들은 지친 상황에 놓여있지만 힘든 부분에 대해 치유 받고 극복하고 싶다고 호소한다. 특히 청년들은 심리적으로 안정을 얻을 수 있는 돌봄에 대해 절실하게 요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상담이나 영적 프로그램 제공, 금전적 지원을 포함한 적절한 보상 등이 그 방안으로 제기된다. 

 

김용수 신부(인천교구 청소년사목국 교리교육부국장)는 “청년들이 단지 책임감 때문에 많은 일을 하게 되면 감정적으로 폭발하게 되고 결국 영적 충만감을 잃게 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청년들은 힘들다고 느낄 때 신앙을 찾는데, 그때 그들을 위한 위로가 아닌 교회가 필요한 곳에 소임을 맡기다 보니 영적 위로가 이뤄지지 않게 된다”면서 “영적인 부분은 사제나 수도자가 어루만져줘야 하는 만큼, 성직자들도 청년들을 이해하고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으로 변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 2018년 7월 15일, 최유주 기자]



88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