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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구원 방법과 구원받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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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05 ㅣ No.955

[한국 신흥종교의 이해] 구원 방법과 구원받을 사람

 

 

대부분의 신흥종교들은 곧 닥칠 종말에는 대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종말에는 지금까지 권세와 부를 누리던 사람들이 모두 멸망하게 될 것이고, 자기종교를 믿는 자들만이 살아남아 이 세상에 펼쳐질 지상천국에 들어가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리스도계 이단 종파들은 기성교회는 하느님의 뜻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무능하고 부패했기 때문에 그곳을 통해서는 구원을 받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요한 묵시록 17장에 기록된 ‘음녀’(淫女. 천주교 성경에서는 ‘대탕녀’로 번역)란 천주교를 비롯한 기성교회를 가리킨 것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기성교회는 곧 심판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곳에 머무르는 것은 스스로 재앙을 불러들이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들이 주장하는 환란과 심판을 면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것은 기본적으로는 ‘참 진리’인 자신들의 교리와 가르침을 받아들이고 자신들이 규칙과 명령을 충실히 따르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조금이라도 의문을 품거나 복종하지 않는다면 심판과 멸망은 당연한 것이다.

 

많은 신흥종교들은 종말 심판에서 구원 받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대다수의 민족종교들은 구원을 받아 후천선경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도통’(道通)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도통이란 모든 사물과 인간세계의 이치를 환히 꿰뚫는 상태에 이르는 것을 말한다. 그러한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마음이 깨끗해지게 되고, 기이한 이적들을 행사하게 되며, 자연의 조화를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신통력을 지니게 된다고 설명한다. 대순진리회를 비롯한 일부 민족종교들은 도통을 하면 인간이 신과 하나가 되어[神人合一] 죽지 않고 영원히 살게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도통은 자기들만의 특수한 수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신흥종교들은 종말 심판에서 구원 받는 구체적인 방법 제시

 

대다수의 민족종교들은 도통에 이르기 위해서는 특정 주문(呪文)을 끊임없이 암송하라고 가르친다. 주문이란 세상에서 가장 바른 기운으로 이루어진 경문으로서, 그것을 계속 외우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개운해지며, 나쁜 습성과 병을 물리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일부 종단들은 주문 암송을 하면 인간세계를 초월하여 신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민족종교들은 부적(符籍)을 지닐 것을 강조하기도 한다. 부적이란 재앙을 막고 악귀를 쫓기 위해 종이에다 붉은 글씨나 무늬를 그린 것인데, 이것을 지니면 악귀와 잡신을 쫓아내고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증산교 계열 종단에서는 창교자인 강일순의 글씨나 주문을 써넣은 것을 부적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한편 어떤 신흥종교들은 특정한 물품을 지니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전도관에서는 교주가 축복한 물을 ‘생명수’라고 하여 신자들에게 헌금을 받고 배부하다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고, 신천지와 함께 장막성전에서 이탈한 천국복음전도회에서는 1973년 11월10일 오전 10시에 말세 심판이 닥칠 것이라면서, 소위 ‘천국행 티켓’을 돈을 받고 나누어주다가 교주와 교단 간부들이 사기혐의로 구속되기도 하였다.

 

일부 신흥종교에서는 환란과 심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특정지역으로 피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들은 지금의 세상은 죄악으로 가득 찬 ‘낡고 병든 세상’이기 때문에 곧 닥칠 심판 때 파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환란과 심판을 면하기 위해서는 특정 지역으로 옮겨가 함께 생활하면서 다가올 새 세상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신흥종교들이 신앙촌을 이루어 생활하는 것은 이러한 믿음 때문이다.

 

신흥종교들이 제시하는 종말의 피난처는 다양하다. 이들은 정감록을 비롯한 비결(秘訣) 신앙에서 강조하는 충청남도 계룡산을 비롯한 십승지(十勝地)가 말세의 피난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을 때, 많은 신흥종교들이 계룡산으로 모여들었고, 6.25 전쟁 이후에는 세계일가공회 새일수도원 세계종교연합법황청 등과 같은 그리스도계 이단 종파들도 그곳으로 들어감으로써 계룡산은 한때 한국 신흥종교의 집합처가 되기도 하였다.

 

강일순이 창교한 증산교에서 분파된 증산법종교 삼덕교 증산교본부 모악교 등 수십 개의 종단들은 개벽이후 전개될 새로운 세상의 중심지는 강일순이 활동했던 전라북도 모악산이라고 하여 그곳에 본부를 두고 있다. 그리고 대순진리회에서 분파된 청우일신회는 경상남도 통영 앞바다에 있는 국도라는 섬이 후천선경이 세워질 곳이라고 하여 그곳에 신앙촌을 건설하였다.

 

 

종말 피난처로 옮겨가거나 구원받을 숫자가 정해져있다고 주장

 

그리스도계 이단 종파들 역시 신앙촌을 형성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6.25 전쟁 직후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던 전도관(천부교)은 경기도 소사와 덕소 그리고 경상남도 기장에 ‘천년성’(千年城)이라는 신앙촌을 형성하고, 그곳이 바로 천년왕국이 들어설 곳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팔영산기도원의 팔영산, 일원산기도원의 일월산, 시온산제국의 매산 등도 ‘말세의 피난처’로 일컬어지고 있다.

 

한편, 유재열이 만든 장막성전에서 갈라져 나온 신천지를 비롯한 여러 이단 종파들은 경기도 과천이 말세의 피난처이자 천년왕국이 건설될 ‘에덴동산’이라고 주장한다.

 

이단 종파들은 구원받을 사람의 수효는 정해져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들은 요한 묵시록 14장 1절과 3절에 근거하여 그 숫자는 144,000명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자기 종단의 신도 수효가 이 숫자를 채우게 되면 종말이 오게 되고, 그때 자신들은 천년왕국에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여호와의 증인’을 만든 러쎌(Charles Taze Russell)은 1914년에 자신들의 수효는 144,000명에 이르게 될 것이고, 그해에 종말이 닥쳐 모두 멸망하겠지만 자신들은 천년왕국에 들어가 예수님과 함께 세상을 통치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러나 신도의 수효가 144,000명을 넘어섰음에도 종말이 오지 않자, 그의 뒤를 이은 러터포드(Joseph Franklin Rutherford)는 요한복음 10장 16절의 “나에게는 이 우리 안에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양들도 있다. 나는 그들도 데려와야 한다. 그들도 내 목소리를 알아듣고 마침내 한 목자 아래 한 양떼가 될 것이다”라는 성경 구절을 들어, 구원받을 사람들은 144,000명 이외에 “다른 양들”도 있다고 수정하였다.

 

신천지에서는 신천지 신도가 144,000명에 이르게 되면 하늘에서 144,000명의 순교자의 영이 내려와 자신들과 신인합일(神人合一)을 이룰 것이고, ‘새 하늘’과 ‘새 땅’이 열리어 그리스도와 함께 천년동안 다스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새로운 조건으로 국제법의 제정과 종교대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하느님은 인류를 구원코자 자신의 외아들마저 구세주로 보내주신 자비로운 분이시다. 그분은 144,000명과 같이 몇몇 사람들만 구원하는 편협한 분이 아니시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들의 구원을 바라고 그를 위해 끊임없이 인류역사 안에서 활동하고 계신다. 그러기에 성경에서는 “하느님은 사랑이시다”라고 선언한다(요한 1서, 4,8).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께서 구원을 특정인에게만 국한시키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하느님과 성경을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7년 6월호, 노길명 요한 세례자(고려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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