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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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교구장 이병호주교님]1999년 부활메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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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 [goodnews] 쪽지 캡슐

1999-04-15 ㅣ No.11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를 기원하며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부활하신 다음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이 첫 마디 말씀으로 부활의 인사와 함께 축하를 드립니다.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요한 복음사가는 그날의 일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식일 다음 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 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 가운데 서시며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인사하셨다”(요한 20,19). 그 때 제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 부활하신  주님께서 그들에게 무엇보다 먼저 주고 싶어 하셨던것은 “평화”였습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앞두고 제자들에게 약속하신 것이기도 합니다. “나는 너희에게 평화를 주고 간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주는 것이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른다. 걱정하거나 두려워하지 말라”(요한 14, 27).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인류에게 주신 가장 큰 선물은 참다운 평화,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평화, 일체의 두려움이나 걱정에서 사람들을 해방시킬 힘이 있는 그런 평화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람들을 모든 두려움과 걱정에서 구해주실 수 있는 것은, 당신 스스로 “마음이 괴로워 죽을 지경이다”(마르 14,32) 하고 실토하실 만큼 극도의 두려움과 걱정을 겪으신 다음에 그것을 이겨내고 부활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부활하신 다음 맨 처음 만나신 여인들에게도 “평안하냐?” 하고 물으신 다음 “두려워하지 말아라!”(마태 28,9-19)하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참으로 많은 걱정과 두려움 속에 살아갑니다. 걱정거리가 너무나 많습니다. 이미 직장을 잃어 생계가 막연한 이들은 “무엇을 먹고 마시며 살아갈까, 또 몸에는 무엇을 걸칠까”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이들도 언제 실직자가 될지 몰라 불안해합니다. 그런 걱정에서 어느 정도 벗어난 이들 가운데에서도 건강, 자녀교육, 미래 등에 대한 걱정에 눌려 있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렇게 살다가 사람은 마침내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리고 죽음 앞에서는 “걱정한다고 해서 목숨을 한 시간인들 더 늘일 수”(마태 6,27)가 없습니다. 그런데 죽음이야말로 사람의 마음을 짓누르는 모든 걱정의 뿌리입니다. 사는 동안에 만나는 걱정거리들은 거기서 돋아나는 싹일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쳐이길 수 만 있다면 사람은 모든 걱정에서 벗어날 것입니다.

 

 과연 제자들은 죽음을 물리치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뒤로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났습니다. 그 때부터는 닫아 걸었던 문을 박차고 나가 바로 전까지 두려워했던 유다 군중을 향해 외쳤습니다. “이스라엘 동포 여러분, 내 말을 잘 들으시오. 나자렛 예수는 하느님께로부터 오신 분이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되살리시고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주셨습니다”(사도 2, 22-24).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일체의 두려움에서 벗어난 바오로 사도께서도 말씀하십니다. “누가 감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떼어 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혹 위험이나 칼입니까? …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생명도 천사들도 권세의 천신들도 현재의 것도 미래의 것도 능력의 천신들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의 어떤 피조물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를 통하여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에서 우리를 떼어 놓을 수 없습니다”(로마 8, 35-39).

 우리 그리스도교는 이처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모든 사람들에게 참되고 보람있는 삶이 어떤 것이며 그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가르쳐주시는 분, 참다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심을 믿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그분께서 가신 십자가의 길이 부활로 이어지는 길임을 깨닫고 그 길 전체를 걸어 가기로 한 사람들의 공동체인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길에 들어섰던 것입니다. “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 예수와 하나가 된 우리는 이미 예수와 함께 죽었다는 것을 모르십니까? 과연 우리는 세례를 받고 죽어서 그분과 함께 묻혔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 아버지의 영광스러운 능력으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것처럼 우리도 새 생명을 얻어 살아가게 된 것입니다”(로마 6, 3-4). 또한 우리 신앙생활의 중심인 <성체성사> 곧 미사를 드릴 때마다, 우리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고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목숨을 내어주신 무한한 사랑의 신비를 우리 삶 속에 되살아나게 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때마다 주님의 죽으심을 선포하고, 이것을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십시오”(1고린 11, 26).

 

 

 친애하는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는 지금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탄생 2천 주년을 기념하는 대희년을 바로 앞두고 있습니다. 이 대희년은 무엇보다도 사람이 눈으로 본 적이 없고 귀로 들은 적이 없으며 아무도 상상조차 하지 못한 일”(1고린 2, 9)을 해주신 하느님의 이 위대한 능력을 온 세상 사람들에게 더욱 적극적으로 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들이 죽음과 그 그림자가 드리우는 두려움에서 벗어나 부활하신 예수께서만 주실 수 있는 참 평화와 기쁨을 한껏 누릴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이 평화가 먼저 우리의 마음 속에 굳건히 자리잡을 수 있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와 함께 저는 끝으로 이렇게 기원합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이것을 위해서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아 한 몸이 된 것입니다”(골로 3,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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