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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아름다운 성가정: 참되고 행복한 가정 건설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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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5-19 ㅣ No.723

아름다운 성가정 - 참되고 행복한 가정 건설의 기초


신앙인의 가정생활에 대한 성찰 · 유의점 몇 가지



오늘날 천주교 신앙가정에 대한 성찰과 더불어 ‘아름다운 성가정’의 몇 가지 기본도리(기초)를 찾아보면 어떨까요? 그럴 필요가 충분히 있으리라고 여깁니다. 이런 기초에서부터 좀 더 구체적인 삶의 자세와 생활태도를 익힘으로써 ‘거룩한 가정의 건설과 향상’을 이루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가정성화를 이루겠노라는 지향과 결의와 노력이 그 어느 시대보다 이 현시대에 시급한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네 ‘신앙가정의 생명과 꿈(부활)’을 되찾아 살아갈 몇 가지 기초사항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1. 우리 가정을 세상에서 가장 좋고 매력있는 곳으로 만듭시다.

부모님들은 가정이 그 자녀들에게 가장 잊히지 않는 곳이 되도록 분발해야 합니다. 부모에겐 그 자녀들의 행복과 유익을 조심성있게 보호할 막중한 책임과 더불어 그 가정이 할 수 있는 데까지 아주 매력적인 곳이 되게 할 의무가 있습니다. 가정에는 햇볕이 부족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그 가정의 분위기가 항상 자녀들의 마음에 생생하게 오래 남아서 그들의 유년시절의 가정이 하늘 다음으로 - 영원한 고향 같이 - 평화롭고 행복한 곳으로 기억되고 회고토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은 금전을 얻게 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어머니의 자애로움과 아버지의 자중함, 동기끼리의 우애가 ‘함께 머무는 가족’으로서 가장 큰 매력이 되고 기억되어야 합니다. 부모님은 언제나 친절한 교훈과 사랑스런 말과 행동으로 자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지켜 주어야 합니다. 거짓없고 사랑스런 천성으로 서로 기쁨도 슬픔도 함께 나누고 감당해 나가는 의연하면서도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네 가정이 위안과 행복이 있는 곳, 화해와 일치가 있는 곳, 그래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장 큰 매력을 느끼는 곳이 되어야 합니다.


2. 우리 가정은 깨끗하고 말쑥하고 규칙적이게 사는 곳이어야 합니다.

청결함과 말끔함, 그리고 올바른 규칙은 가정 관리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요건입니다. 가정은 참 맑고 밝아야 합니다. 가족 서로의 생활감정과 언행이 분위기와 인간성이나 인품이 깨끗하고 맑은 마음과 밝고 명랑한 가정상(家庭像)이 되길 서로, 그리고 함께 애써야 합니다.

신자 부모들은 - 비록 그 가정이 가난할지라도 - 저희 개인이나 가정이 깨끗하고 또 단정해야 한다는 것을 가족 서로가 일깨워줘야 합니다. 사람이든 집이든 가구든 거실이나 방도 마당도 깨끗한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신자들은 하느님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그들의 몸과 마음이 영육간으로 건강하듯 단정하게 가져야 할 것을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의복과 몸짓, 언행과 취미들도 단정하고 세련되도록 한다는 생각과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이면 어떻겠습니까.

우리는 필요없는 장식과 과시욕(誇示慾)을 경계하는 동시에 어떤 경우에도 밖에 나타나는 용모에 부주의하거나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습니다. 남의 비난이 무서워서라기보다 신자로서 하느님께 영광을 돌려 드리기 위하여 용모를 단정하게 하는 중요성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점에 게으름과 부주의와 무지가 건강을 나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3. 행복한 가정이 되려면 질서와 품위가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무에게라도 무례하게 대하고, 무질서하게 되는 대로 일하는 것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무슨 일처리든 대충대충 해 버리는 태도와 습관을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이런 결함들은 아주 나쁜 것입니다. 부부간의, 또 부자(夫子), 부녀(父女), 모녀(母女), 자녀(子女) 사이의 질서가 잘 정돈된 가정에선 가족 간의 애정과 평화가 훨씬 더 안정되고 신뢰감 있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내와 어머니는 예의와 질서를 지킴으로써 그 품위를 잃지 않아야 합니다. 아버지는 가정을 질서있게 잘 관리함으로써 유쾌하고 행복한 가정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사랑은 너그럽고 친절하며 무례하지 않습니다.”(1코린 13,4-5 참조) 이러한 사람 사이의 사랑과 질서의 배려는 가정에서부터 익혀져야 하고, 가정에서 이웃사회로 전파되는 것입니다.


4. 가정에서는 조심성과 근면성(부지런함)이 융화되어야 합니다.

가정생활의 단순하고 평범한 의무들은 참으로 중요한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그러한 일상생활의 일들을 ‘하느님의 뜻(聖意)’대로 실행해야 할 뿐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다시 오심(재림)’을 우리 인생의 ‘지금 여기에서부터’준비하고 기다려야 합니다. ‘종말론적인 근신’, 그런 뜻으로 부지런히 일하면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성령)와 함께 생각하고 일하고 삶’에 있어 그분과 일치 조화에 힘써야 합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 신자의 품격을 드높이고 계발하고 균형있게 살아가게 할 것입니다. 이는 교회(그리스도의 몸)와 함께 하느님의 구원사업을 하는 것입니다. 성가정은 바로 그리스도의 교회가 아닙니까.

신앙인의 가정은 교회로서 주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연구하며, 기도하는 일에 더욱 열성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또한 세상사의 소란함과 조급함과 벅찬 일로 인하여 개인의 경건함(성성;聖性)을 등한시하지 말아야 합니다. 신앙인은 언제나 ‘사람답게 생각하는 삶의 자세’,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며 대하는 생활태도’로써 인격적인 삶을 추구, 구가해야 합니다.

“형제적인 사랑으로 서로 존경하며,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일하며 열성을 다해 - 성령으로 불타 - 주님을 섬기는”(로마 12,9 이하, ‘신앙인의 새 생활’ 참조) 생활이 인생의 비결인 것입니다.


5. 가정에서 지혜(슬기)로운 계획과 시간 활용을 잘 합시다.

많은 가정에서 부모들은 자기 수양을 위하여 독서할 시간이 없다고 토로합니다. 부부가 대화하며 사귈 시간도 없으며, 자녀들의 마음을 계발시키는데 애쓸 시간도 없다고들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마음의 귀’를 열어 듣고 친밀할 시간도 장소도 여유도 별로 없다고 주장하는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세상사에 너무 바쁘다고 걱정합니다. 텔레비전에, 스마트폰에, 이런저런 잡담과 사담에 마음과 귀·눈·코·입과 시간을 다 빼앗기고 더욱 복잡하고 혼란스런 생활로 일관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정에도 제 인생에도 방관자가 되어 있다는 걸 발견할 땐 벌써 너무 늦은 때가 아닌지요. 그러다가 단 한 번의 귀중한 인생과 기회가 영원히 지나가 버리고 말겠지요.

“사람은 살아있는 한(限) 배워야 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삶은 시험공부와 다릅니다. 기도하고 생각(묵상)하며, 가치판단을 지혜롭고 현명하게 하는 것이 곧 ‘배우고 사는 길’입니다. 그것이 참된 삶의 길(道)인 것입니다. 현대사회와 생활에선 무엇보다도 ‘공부하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성가정을 이루는 사람이란 더욱 슬기롭게 가정신앙을 잘 계획하고 지키며, 후회하지 않는 사람, 기쁘고 복된 신앙인을 가리킵니다.


6. 가정의 가장 비천한 일상사의 직무도 하느님 사업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밥상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옷가지를 준비하고 세탁을 하고 병자를 돌보고 말하고 듣고 하는 일 같은 것은 참 중요한 덕행입니다. 우리 앞에 있는 나날의 평범하고 비천한 일들은 누군가 해야 할 일이고, 내가 수행해야 할 일입니다. 그 일이 비록 일상적이고 평범할지라도, 그것은 저희의 생존을 위해 사명감으로 해야 할 일일 뿐더러 하느님의 사업을 행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저마다 맡은 직분을 따라 가정(교회)에서 감당해야 할 범상하고도 단조로운 인생의 의무, 그 의무에 성실함으로써 하느님의 창조사업에 손발이 되고 도구가 되어 창조주께 순명과 사랑을 드리게 됩니다. 가정에서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행하는 모든 일은 우리의 가정성화는 물론, 구원생명을 지키는 선업(善業)입니다. 우리 가정에서 신·망·애덕의 선행 쌓기는 이 세상 이웃과 사회에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사랑과 구원을 증거하고 이루는데 근본적으로 얼마나 유익하겠습니까.

우리는 아름다운 성가정, 예수, 마리아, 요셉의 복된 성가정을 꿈꾸어야 합니다. 그와 같은 참되고 행복한 가정 건설의 기초를 닦고 이뤄가기 위해, 날마다 더욱 겸손하고 성실되이 기도하며 애써야 할 것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여, 이제와 항상 영원히, 저희를 위하여 빌어 주소서.”

[월간빛, 2014년 5월호,
이정우 알베르토 신부(고산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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