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일치의 은총과 레지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12-05 ㅣ No.491

[레지오 영성] 일치의 은총과 레지오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마귀에 대한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이는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마귀는 창세기에서부터 요한 묵시록에 이르는 성경 속에서 많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마귀는 현재를 포함하여 구원의 전 역사를 통해 존재하고 있습니다. 새 복음화 과업에서 우리는 마귀의 존재를 망각하고 있습니다. 이는 레지오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위험한 발상입니다.(역자 주: 새 복음화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교회 쇄신의 계승이자, 그리스도 신앙의 존재 이유다. 새 복음화를 실천하려면 한국교회도 근본적 쇄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평화신문 2012. 11. 11발행 [1190호] 참조)

 

교황님의 가르침에 대한 요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교황께서는 마귀의 존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분명하고도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저는 마귀가 존재한다고 믿으며 이 시대에 마귀가 이룩한 커다란 업적은 우리로 하여금 그가 존재하지 않다는 것을 믿게 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강론을 통해서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중의 일부는 ‘교황님, 21세기에 사는 우리에게 마귀에 대한 말씀을 하시다니 정말 고리타분하시군요!’라고 말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조심하십시오. 마귀는 지금 21세기에 정말 존재합니다. 우리는 반드시 복음을 통해 어떻게 사탄인 마귀와 싸워 이겨야 하는지를 배워야합니다.”

 

둘째, 교황께서는 우리가 마귀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십니다. “두려움 역시 마귀의 유혹입니다. 마귀는 우리가 주님의 길을 걷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러나 두려움은 우리를 좋은 길로 안내하지 못합니다. 주님께서 여러 번 ‘두려워 말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마귀를 마주할 때 갖는 자신감의 원천은 예수님께서 매달리신 십자가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우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가까이 하면 우리의 삶 속 어느 구석에서도 사탄이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사탄을 물리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마귀로부터 유혹을 받을 때 우리에게 무한한 은총을 내리시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해 주십니다.”

 

 

마귀가 사용하는 두 가지 무기 ‘분열과 돈’

 

셋째, 교황께서는 우리의 사생활 안에서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마귀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자주 말씀하십니다. 유혹을 받는다는 것은 마귀가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마귀는 우리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죄를 지음으로써 성모님 그리고 예수님과 맺은 친교로부터 벗어나도록 유혹하는 경험 많은 전문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경에서도 그를 인류를 타락하게 하는 유혹자인 악마로 언급하고 있는 것입니다. 교황께서는 마귀의 존재와 활동에 대한 여러 다른 모습들인 패배주의, 염세주의, 낙담, 우월주의, 교만, 남의 잘못만을 들추어내는 마음 등에 대해 언급하십니다. 마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교만이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우리가 교만이라는 죄악에 빠지도록 우리를 유혹하는 것입니다.

 

이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강조하시는 마귀가 사용하는 두 가지 무기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주된 하나는 분열이며 다른 하나는 돈입니다. 교황께서는 강론을 통해 그들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셨습니다. 돈에 대해서는 교회사적으로 볼 때 예수님을 배반했던 유다의 시절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돈을 잘못 사용함으로써 신앙인 개인과 교회의 사명이 파괴되어지고 있다는 정도로만 간단하게 언급하고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습니다.

 

교황께서는 “분열이란 내부로부터 교회를 파괴하기 위하여 마귀가 사용하는 무기입니다.”라고 요약하여 말씀하십니다. 교회의 역사가 이 말씀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분열과 분파는 마귀가 하는 일이고 교파를 초월한 세계 교회주의와 복음전도는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일치는 주님의 기도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분열은 복음전도에 해를 끼치기 때문입니다.

 

레지오 마리애의 설립자인 프랭크 더프와 레지오는 처음부터 일치가 매우 소중한 은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세계 교회주의와 종교간 대화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만연해 있는 불일치를 치료하려고 애쓰는 것만큼이나 불일치를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분열과 불일치에 대해 하는 이런 모든 이야기가 레지오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무엇보다도 레지오 교본에서는 일치의 은총과 불일치의 원인들을 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자신들의 생활 속에서 마귀와 싸우는 법에 대해서 교황께서 하신 충고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마귀의 전략은 이렇습니다. ‘너희는 세례를 받아 신앙인이 되고 너희의 신앙에 따라 생활하겠지. 그러면 나는 너희를 혼자 있게 내버려 둘 것이고, 너희는 평온하게 살아가겠지. 그러나 일단 너희가 평화로움에 익숙해져 더 이상 경계를 하지 않고, 안전하다고 생각할 바로 그때 나는 너희에게 다시 찾아오겠다.’”

 

우리가 상당한 기간 동안 마귀가 없다고 확신하여 경계하지 않을 때 매우 취약해 집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복음에 대해서 그리고 마귀와 영적으로 전투를 벌이고 있는 레지오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잘 알고 있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라.”(역자 주: 창세기 3장 15절)

 

 

레지오 단원은 조직의 결속 해치는 독자적인 행동 하지 말아야

 

비록 교본의 여러 곳에서 특별한 은총과 일치를 이루는 과업에 대해서 다루고 있지만 교본 제 29장 ‘레지오 단원의 충성’을 통해서 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조직의 결속을 해치는 독자적인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내용이 특히 중요합니다. 끝으로 어떻게 하면 레지오의 모든 단원들이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을 통해 레지오의 일치와 완전한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는 교본의 내용을 인용하며 끝맺을까 합니다.

 

“레지오의 가장 소중한 의무 가운데 하나는 하느님의 어머니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신심을 보여 드리는 일이다. ···(중략) ···그러나 단원들이 한 덩어리가 되어 레지오 봉사의 일치성을 적절히 드러낸다면 그 외의 더욱 큰 일치, 즉 정신과 목표와 활동에서의 일치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 일치는 하느님께서 매우 소중하게 보시므로, 하느님께서는 이 일치를 이루는 이들에게 누구도 겨룰 수 없는 힘을 내려주신다. 그러므로 성모님께 대한 참된 신심이 단원 개개인에게 내려지는 은총의 특별한 수로(水路)라고 볼 때, 하물며 하느님께로부터 모든 것을 받으신 성모님과 일치하여 한마음으로 꾸준히 기도하고(사도 1, 14 참조), 성모님의 정신에 참여하며, 또한 은총을 분배하는 일과 관련된 하느님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단체에는 더욱 놀라운 은총을 내리시지 않겠는가! 그러한 단체가 성령으로 충만(사도 2, 4 참조) 하지 않을 수 있으며, ‘놀라운 일과 기적’ (사도 2, 43)을 많이 나타내지 않을 수 있겠는가!” (교본 42~43 쪽)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6년 12월호, 글 비드 맥그리거 O.P.(꼰칠리움 영적지도신부), 역 김경남 알베르토(광주 Se. 국제서기)]



3,40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