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소공동체ㅣ구역반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1: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과정, 현재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1-05-29 ㅣ No.101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현황과 과제] (1)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과정 · 현재


소공동체 체계적 · 지속적 활동 위해 노력해야

 

 

구역 · 반장 연수 모습. 서울대교구는 1992년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라는 장기 사목 계획을 세우고 실행해 왔다.

 

 

소공동체 사목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보다 실천적인 사목정책을 구축하는데 기여할 신앙생활 실태 자료들이 한데 엮어져 나와 관심을 모은다.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민병덕 신부)은 최근 소공동체 현황 및 발전과정, 과제, 평신도 지도자들의 신앙생활 실태를 총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연구보고서 4권을 펴내고, 평신도 간담회를 가졌다.

 

각 연구보고서는 남·여 구역 · 반장과 총(부)회장들의 신앙생활 전반에 관한 태도와 의식, 참여율, 환경 등을 비교 분석해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보고서들은 본당에서 이뤄지는 사목 실태를 여실히 점검하고 보다 다양한 사목정책을 기획하는 등 교회 운영에 유용하게 쓰일 전망이다.

 

여성 구역·반장 신앙생활 실태조사 연구보고서는 지난 1995년 1차 조사, 2005년 2차 조사에 이어진 3차 추세조사로서, 지난 20년 동안의 소공동체 현황과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남성 구역·반장을 대상으로 한 신앙생활 실태조사는 교구가 소공동체를 도입한지 20년 만에 처음 실시한 의미 깊은 자료다.

 

‘본당사목 활성화를 위한 총(부)회장 의식 조사’ 또한 평신도 지도자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평신도 사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자료로도 중요성을 더한다. 아울러 사목국은 여성 구역·반장 신앙생활 실태는 각 지구별로 별도 분석해, 향후 각 지구별로 맞춤 사목정책을 수립하고 신자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본지에서는 4회에 걸쳐 각 소공동체 지도자들의 신앙생활 실태와 소공동체의 당면 과제 및 전망 등을 짚어본다.

 

1회에서는 조사 결과 소개에 앞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과정과 현재를 살펴본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한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친교의 교회상을 구축하고 본당 쇄신과, 평신도들의 자발적인 신앙생활 등을 독려하는데 큰 힘을 기울여왔다. 소공동체는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현재 전국에서 뿌리내리고 있다.

 

특히 소공동체 활성화 과정은 평신도 교육과 평신도 지도자 양성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소공동체가 추진된 지 20여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체계적인 운영과 지속적인 활동 등에서는 해결할 과제가 많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번 연구보고서를 펴낸 교구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는 “이번 연구보고서들은 사목 현장의 실태를 점검하고 다양한 사목정책을 마련하는데 중요한 기초자료”라며 “이 보고서를 통해 교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소공동체 운영 실태를 냉철하게 분석해, 더욱 발전된 사목적 방안을 모색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는 지난 1992년 ‘2000년대 복음화와 소공동체’라는 장기 사목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돌입한 바 있다. 당시 교구는 비복음적인 교회의 모습을 반성하며, 교회 정체성을 회복할 수 있는 사목적 대안으로 소공동체 활성화를 추진했다. 본당의 비대화, 소속감과 유대감 상실, 냉담교우 증가, 삶과 신앙의 유리, 형식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신앙생활 등의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보다 능동적으로 나선 노력의 하나였다. 구역 · 반 소공동체는 친교의 장이자 영적 성장과 선교의 터전, 본당사목 협조의 구심점으로 그 역할이 더욱 강조됐다.

 

교구는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라는 사목적 지침을 1992년부터 2000년까지 단계적으로 실행해나갔다. 우선 교구는 1992년 ‘2000년대 복음화 본당조직에 관하여’라는 공문을 통해 각 본당 상황에 맞는 운영 추진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각 본당은 복음화위원회를 구성하고 본당 기초 사회조사를 실시, 본당 사목형태와 지도력의 근본 변화를 시도했다. 이러한 노력은 교회 공동체 본연의 모습을 찾고 평신도들의 정체성을 다지는 토대가 됐다.

 

이후 소공동체 사목 분야에서는 구역 · 반장 교육과 소공동체에 대한 홍보활동이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교구 복음화사무국은 평신도사목국과 협력, 본당 복음화 교육팀 양성과 지도자 교육에 주력했다. 구역 · 반장 학교와 월례연수를 통한 복음화와 소공동체 개념 및 복음나누기를 단계적으로 교육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평신도 지도자 양성 교육은 더욱 폭넓게 확대됐다. 교구는 1995년에는 남성 구역장학교도 개설하고 교육도 심화시켜 나갔다. 무엇보다 1998년 도입한 ‘지구장 중심 사목체제’는 지구별로 소공동체 관련 교육을 지원하는 디딤돌이 됐다. 시노드 후속 교구장 교서 또한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 사목을 재천명했다.

 

하지만 소공동체 활성화는 본당 주임신부의 소극적인 지원으로 장애를 겪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여타 사도직 단체들과 구성원, 모임시간, 활동 등이 중복되면서 소공동체와 단체 간 갈등을 겪는 모습도 왕왕 드러났다.

 

각 본당 소공동체 도입과 활동이 교구의 요청과 교구장 당부에서 본당으로 전달되는 하향적 전달 및 추진 방식 또한 한계점을 드러냈다. 본당 내 신자들과 사제들의 이해와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소공동체가 운영될 위험 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 본당 신자 수 증가로 인해 도입한 ‘구역’, ‘반’이라는 행적 조직에 소공동체 활동을 그대로 대입한 것도 한계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실제 구역 · 반 조직체계는 본당 신부의 지시사항이나 본당 공지사항을 신자들에게 하향 전달했고, 구역 · 반의 자치 활동을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또 본당 사제가 소극적이거나 방관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 당연히 소공동체는 활성화되기 어려워 교구별, 지구별, 본당별로 활동이 큰 격차를 보여왔다. 즉 ‘소공동체를 통한 복음화’는 사제 개개인의 사목의지에 크게 의존해온 것이 현실이다.

 

교구 사목국 김남희(율리아) 연구원도 구역·반장 신앙생활 실태조사 제언에서 “2010년 서울대교구 소공동체 활성화 정도는 지구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참여율 평균이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전체적으로 소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구 내 본당 사제의 관심도에 따라 좌우된다고 유추해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 각 본당에서부터 체계적인 자료 수집 부족 ▲ 구역 · 반장들의 고령화와 봉사자 부족 ▲ 친교의 교회상 및 소공동체에 대한 이해 부족 ▲ 소공동체에 대한 본당 사제의 의식 및 지원 부족 ▲ 소공동체 내 친교가 목적이 아닌 도구가 되는 현실 ▲ 천편일률적인 교육과 교재 부족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제시됐다.

 

 

[인터뷰]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 “소공동체는 복음 사는 사람들의 생활모임”

 

 

“이번 연구보고서는 소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현장에서 이뤄지는 소공동체 사목 실태를 점검하고 지도자들인 구역·반장들의 신앙생활 환경 및 영성생활을 파악, 교회 운영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는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서울대교구 사목국장 민병덕 신부는 “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공동체 지도자들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배려를 도모해 지도자 개개인의 정체성을 더욱 다지고 소공동체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불어넣는데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구역 · 반장 신앙생활 실태조사는 소공동체의 근본적인 취지가 무엇인지 재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하지만 소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아니라 지도자들인 구역·반장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로, 신자들의 보다 성실한 면모와 소공동체에 대한 우호적인 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도 사실이다.

 

이와 관련해 민 신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현재 교구 전체 사목적 관심에서 소공동체의 사목 비중이 낮다거나, 소공동체가 신자생활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지 않다는 지적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병덕 신부는 또한 “현재 소공동체 실태를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구체적인 본당 실태 조사조차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따라서 소공동체가 어떤 본당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어떠한 열매를 맺고 있는지 단정하기 어렵지만, 구역·반장들의 신앙생활 환경 등을 분석함으로써 의식을 개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 신부는 “일선 본당 사목자들이 소공동체를 본당 조직의 하나로 인식하는 문제점과 신자들이 아직도 친교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이해하고 실천하지 못하는 현실도 소공동체 활성화의 큰 걸림돌”이라며 “본당의 모든 활동이 소공동체 구성원, 즉 본당 신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모습으로 이뤄져야 하고 구역반 모임의 ‘소공동체화’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소공동체가 본당 활동을 위해 헌신하는 하부 조직이나 단체가 아니라 복음을 사는 사람들의 작은 단위의 생활모임이라는 것을 올바로 인식해야 합니다. 아울러 구역 · 반장과 사목회 임원 등이 각자 역할에 대한 보다 올바른 인식과 실천을 이어감으로써 모든 신자들이 참된 신앙인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길 기대합니다.”

 

[가톨릭신문, 2011년 5월 22일, 주정아 기자]



3,04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