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20일 (수)
(홍)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와 성 정하상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들 대축일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성경자료

[신약] 신약 여행56: 그렇게 하여 우리는 로마에 도착하였다(사도 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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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7-10 ㅣ No.3748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56) “그렇게 하여 우리는 로마에 도착하였다”(사도 28,14)


세상의 중심 로마에서 그리스도를 외치다

 

 

- 유다인이자 로마 시민권을 가졌던 바오로는 긴 검으로 참수형을 당한다. 조토와 그의 협력자들 작 ‘스테파네스키 제단화(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의 순교-부분)’, 1320년쯤, 목판에 템페라, 바티칸 회화관.

 

 

예루살렘에서 체포된 바오로 사도에 관한 이야기는 상당히 극적으로 전개됩니다. 아마도 유다인들은 바오로가 자신들의 종교를 버리고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것에 큰 반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바오로를 붙잡은 이들이 이렇게 말합니다. “이자는 어디에서건 누구에게나 우리 백성과 율법과 이 성전을 거슬러 가르치는 사람입니다.”(사도 21,28) 이러한 상황에서도 바오로는 자신의 입장을 변호합니다. 자신을 변호하는 그의 주장은 다름 아닌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만난 부활한 예수님에 대한 체험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유다인들을 향한 복음의 선포이기도 합니다.(사도 22,1-21) 

 

바오로는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을 피해 자신이 로마 시민권자임을 밝힙니다. 그는 유다인이었지만 로마의 통치 아래에 있는 타르수스에서 태어났고, 이런 이유로 태어나면서 로마 시민이었습니다. 로마 시민권자를 보호하려는 천인대장(부하 천 명을 거느릴 수 있는 로마의 군장교)에 의해 바오로는 카이사리아의 총독에게 보내집니다. 카이사리아는 팔레스티나의 중서부에 위치한 항구 도시로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황제에게 바친 도시였습니다. 헤로데 왕은 기원전 22년부터 10년까지 이곳에 새롭게 도시를 건설하여 당시의 황제인 아우구스투스에게 봉헌하며 카이사리아라는 이름으로 불립니다. 

 

여기서도 바오로 사도는 그리 편하지 못했습니다. 유다인들은 총독에게도 바오로를 고발하고, 이럴 때마다 바오로는 자신을 변호합니다. 그는 회당이나 성전에서 어떤 소동도 일으키지 않았고 유다인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있다고 강조합니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이야기를 전하면서 새로운 표현 하나를 사용합니다. 바로 “새로운 길”이라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간직하고 있었음을 그리고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를 유다교와는 다른 새로운 길을 걷는 이들로 여겼음을 보여 줍니다. 이제 그리스도교 공동체, 곧 교회는 새로운 신앙의 길을 걷는 이들로 표현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2년 동안 카이사리아에서 구금 생활을 하게 됩니다.(사도 24,27) 

 

카이사리아에서 구금 생활을 하던 바오로는 황제에게 상소합니다. 로마 시민으로 황제에게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당신은 황제께 상소하였으니 황제께 갈 것이오.” 이제 바오로는 한 번도 가 보지 않았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합니다. 바로 황제가 있는 로마를 향한 여정입니다. 

 

사도행전은 로마로 출발한 바오로 사도와 군대가 폭풍을 만나 배가 부서져 몰타섬에서 지냈다고 전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3개월을 몰타에서 지내게 된 바오로 사도는 다시 로마를 향해 갑니다. 그리고 몰타에서의 석 달은 이 섬에 복음을 선포하는 새로운 계기가 됩니다. 지금도 몰타는 바오로 사도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는 곳이고 바오로에 의해 믿음을 갖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마에서 바오로 사도가 무엇을 했는지, 또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 자세히 전해지는 것은 없습니다. 다만 황제에게 재판을 받기 위해 가게 된 로마이지만 이곳에서도 바오로 사도는 복음을 선포했다고 전합니다. “그는 아무 방해도 받지 않고 아주 담대히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가르쳤다.”(사도 28,31)

 

당시 로마는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되던 곳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오래전부터 로마에 가서, 세상의 중심에서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고자 원했고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계획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 로마에 가게 됐고 결국 그곳에서 자신이 원했던 것처럼 복음을 선포하게 됩니다. 비록 붙잡힌 몸으로 재판을 받기 위해 가게 된 로마이지만 역설적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64년쯤 로마에서 순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갈릴래아에서 시작한 예수님의 사건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지상 여정의 마지막 장소인 예루살렘에서 끝나고 그곳에서 시작한 사도들의 복음 선포는 이방인의 세계 그리고 로마까지 전해집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7월 9일, 허규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성서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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