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성가정축일-다해-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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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0-12-30 ㅣ No.240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 가정 축일 ( 다해 )

 

        집회 3,2-6.12-14       골로 3,12-21       루가 2,41-52

    2000.  12.  31.

 

주제 : 가정은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보금자리

 

오늘은 희망을 갖고 맞이했던 2000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 하루도 시작한 지 벌써 적잖은 시간이 지났기에, 2000년의 남은 시간이 하루도 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오늘 이 시간까지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왔는지 잠시 돌이켜보고, 하느님께 감사의 마음을 봉헌하는 마음으로 미사시간을 지냈으면 합니다.

 

어제 밤에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서, 오늘 성당에 모이실 우리 교우 여러분께 감사의 인사를 먼저 드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희망을 갖고 맞이했던 한 해를 마지막 보내는 태양이 솟는 일을 보기 위해서 동해바닷가에는 지금 때 아니게 사람이 많이 모였다고 했는데, 여기에 오신 분들도 그 마음이 있으시겠지만, 하느님의 일을 먼저 생각하고 모여주신 일에 감사하다는 것입니다.  동해안의 바닷가 여관과 민박집은 값을 '세 배나 네 배'까지, 심지어는 방 한 칸에 20만원을 받아도 방이 없다는 소식을 보았습니다. 거기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접고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사랑이 듬뿍 내리기를 기도합니다.

 

오늘은 성탄 대축일 후, 우리가 속한 가정의 모습을 돌이켜보고 예수님과 성모님과 요셉 성인이 보여주셨던 가정의 모습을 본받아 우리의 가정이 달라지려면 무엇을 더해야 할지 생각하는 때입니다. 가정이란 참으로 오묘한 곳입니다.  저도 그렇게 오묘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정에서 태어나 지금 나이를 먹도록 살아왔습니다만,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나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여러 가지 삶의 결실을 만들어낸다는 것은 신비한 일입니다.  

 

12월초에 발표된 소식에서 이런 내용을 보았습니다.  '여성일수록 혼인을 원치 않는 인간의 굴레라고 생각하여 부담스럽다는 사람이 많았다는 것과, 여성일수록 힘든 가정에서 사는니 보다는 황혼이라도 이혼을 찬성한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어찌 되었든 간에 이런 소리가 방송과 신문으로 보고들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서양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슬퍼하기보다는 남자와 여자, 아내와 남편의 관계가 새롭게 정리되는 가정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도 될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민족의 축제일을 맞아 예수와 마리아 그리고 요셉의 가족이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갔다가 서로들 정신 없는 통에 아들을 잃어버립니다.  헌데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길을 잃어버린 아이가 부모를 찾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아이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태평하게 지내는 데 비해서 부모가 더 마음 아파했다는 사실, 그리고 애타던 부모는 자식을 만나고 한바탕 꾸중하고서 응답하는 자식의 소리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사실입니다.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나이가 많다고 해서 잘 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많이 배운 사람이 항상 올바른 길을 제시하는 것도 아니며, 큰소리 치는 사람이 항상 옳은 길을 가는 것도 아니라는 소리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예수님도 분명 자신을 찾아다니던 부모의 애타는 마음을 알고는 있었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가서 순종하며 지냈다는 말을 루가 복음사가는 덧붙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녀에 대해서 겪는 일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결혼하기 전까지는 모든 것을 다 해주려고 신경을 썼는데, 어느 정도 성장한 자녀들은 마치도 자기 혼자 태어나고 자기 혼자 성장했다는 듯이 부모를 서글프게 합니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을 알아줄 것을 강요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모의 마음과 생각을 자녀의 머리 속에 집어넣어 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방법이 최선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워도 부모로서 현명하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다 자녀의 경험이 있습니다. 다만, 앞과 뒤가 있고 빠름과 늦음의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 누구나 거쳤을 자녀가 가져야 할 올바른 생활태도는 첫 번째 독서 '집회서'에 나옵니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것은 자기 죄를 벗는 일이며, 어머니를 공경하는 것은 하느님이 기뻐하실 보화를 쌓는 일이다. 아버지를 공경하는 사람은 오래 살 것이며, 주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사람들은 어머니를 평안하게 한다.'  이 말을 우리가 인정할 수도 있고, 인정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소리는 세상을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며 이끄시는 하느님의 뜻이 담긴 소리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한가지 더 분명한 사실은 우리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는 이 말이 우리 삶을 판단하실 하느님께서 훗날 참조하실 삶의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가족들간에 이루어져야 할 삶의 지침은 골로사이 서간에도 반복됩니다.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하고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자녀는 부모에게 순종하고 부모는 자녀를 못살게 굴지 않는 일입니다.  이런 삶의 기준은 최소한의 요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여러분의 가정에서 하느님의 뜻이 잘 실천되고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다른 가정을 위해서도 여러분의 힘을 나누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먼저 내 안에, 그리고 가정에 평화와 사랑의 마음이 있어야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고,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돼 있어야 가정에도 사랑과 평화가 함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가정의 본보기, 천상의 가정을 본받기를 기도하는 주일입니다.  교회가 오늘날 축제일로 정해 마음을 모으자고 하는 일은 세상에 우리가 보여주어야 할 본보기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잠시 마음을 모아 우리 가정은 물론 우리 이웃의 가정에도 하느님의 사랑이 함께 하기를 기도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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