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강론자료

4월 10일-부활성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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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4-04-10 ㅣ No.630

부활성야 (復活聖夜)

 

    1독서 : 창세기 1,1-2,2         3독서 : 출애굽기 14,15-15,1      

    5독서 : 이사 55,1-11           7독서 : 에제키엘 36,16-17ㄱ.18-28   

    신약독서: 로마 6,3-11          복  음: 루가 24,1-12

    

2004. 4. 10. (토).

주제 : 부활이란 무엇인가?

 

알렐루야!  알렐루야!

오늘은 우리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거룩한 밤입니다.

지난 사순절 기간 동안 삶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신 하느님은 오늘 우리가 함께 하는 부활성야 예절을 통하여 우리에게 부활의 기쁨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십니다.  부활성야, 이 거룩한 밤 미사에 함께 하신 여러분에게 주님께서 허락하시는 부활의 기쁨이 함께 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그 기쁨이 여러분의 생활을 기쁘고 우리 본당 공동체의 삶을 기쁘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역사적으로는 아주 오랜 세월 전에 이루어진 예수님의 부활을 2004년을 지내고 있는 우리가 다시 기억하고 다시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이겠습니까?  우리가 그 의미를 올바로 알고 받아들이고 그 의미를 실천할 수 있다면 내가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것과 더불어 나를 통하여 하느님의 업적을 또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하는 일도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부활이 아주 오랜 세월 전에 이루어진 단 한 번의 과거 기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금 시대에 현실로 드러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부활의 모습은 사람들이 생각하던 상상을 뛰어넘는 허탈한 모습이었습니다.  부활을 처음으로 체험했던 사람들이 갖고 있던 기대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안식일 다음날 이른 새벽에 무덤을 찾아갔던 사람들이 만난 것은 부활하신 예수님이 아니라 낯선 사람의 소리였습니다.  그 낯선 사람은 무덤을 찾아온 세 명의 여인에게 ‘어찌하여 부활하신 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찾느냐’는 묻는 ‘정말로 낯선 소리’를 합니다.  그것이 부활의 전부였습니다.  무덤을 찾아간 여인들이 보기를 원했던 것은 예수님의 시신이었지 부활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안식일 때문에 서둘러 모셨던 예수님의 시신에 향료를 바르려고 갔던 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기대하던 상황과는 일이 다르게 진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낯선 소리와 빈 무덤을 본 여인들은 열한 명의 제자들에게 가서 자기들이 보고 들은 것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았던 제자들이 보인 반응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예상했던 수준을 넘었던 것입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들이 받아들이는 부활은 어떠한 모습입니까?

 

사람이 하루의 생활을 잘 마치고 다음날 별 탈 없이 일어나는 것도 부활을 체험하는 일이라고 설명하고, 우리가 입으로 음식을 넣기만 하면 나머지는 몸의 다른 기관들이 서로 작용해서 양분을 얻고 하루 동안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해주는 것도 부활의 한 가지 모습이라고 설명을 해도 올바르게 받아들일 마음이 없다면 실제로 우리가 부활을 알아듣고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 사람들의 삶에서 신앙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설명할 수 있는 본보기를 찾는 것은 모래밭에서 쌀 한톨을 찾는 것과도 비슷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힘은 그렇게 우리 사람들이 기대하지 못한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내가 마음을 열고 그 놀라운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고자 하는 열성이 없다면 하느님은 아무리 여러 번을 이야기하셔도 우리는 그저 내 생각만 고집하고 말 것입니다.

 

우리는 부활을 준비하는 첫 독서에서 세상을 창조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통해서 알아들을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무슨 일이 어떤 순서로 발생했는지 그 내용을 알아들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세상 모든 것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아들으면 충분한 일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창조하셨다는 것은 우리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말씀을 통해서는, 우리가 정성을 모아 기도하면 하느님도 마음을 움직이시어 우리를 도와주신다는 것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바다 앞에서 절망하고 있었을 때 하느님은 모세를 통하여 바닷물을 가르셨다는 거짓말 같은 기적을 베푸십니다.  이 일을 통하여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의 길로 들어섰고 구원의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올바르게 살아갈 수 있으려면 우리가 받은 사명이 무엇인지를 깨달아 실천하는 일입니다.  비와 눈이 하늘에서 떨어져 세상의 생명들에게 희망의 물이 되듯이 우리가 받은 사명은 끊임없이 삶의 출발점인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려고 하는 일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고, 편한 일은 아니지만 그것만이 우리 사명을 깨닫고 실천하는 방법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서 담아주신 뜻을 기억하고 산다면 우리 안에는 돌처럼 굳은 마음이 사라지고 살처럼 부드러운 마음이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명과 뜻은 힘들게 보인다고는 말하기 쉬워도 우리를 구속하고 불편하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새롭게 살게 하려는 것임을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이 보여주신 것은 새로운 삶을 위한 방법입니다.  부활은 다시 살아나서 새로운 생명을 사는 것입니다.  새롭게 살려면 과거의 모습에서부터 구별되는 결심과 실천이 필요합니다.  그러한 삶의 자세를 우리가 실천하고자 노력할 때, 우리는 우리들 각자 안에 자리 잡으신 하느님의 은총을 깨닫고 새로운 삶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총이 여러분의 삶을 기쁨으로 가득 채워주시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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