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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를 위해 쓰인 최초의 영성 서적: 프란치스코 살레시오의 신심 생활 입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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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3 ㅣ No.61 [문화와 영성] 평신도를 위해 쓰인 최초의 영성 서적
가톨릭교회에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삶을 살아간 많은 성인들이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성인들은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그 사랑을 다른 사람들과 나눈 사람들’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간 성인들 중에서도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은 ‘평신도를 사랑한 성인’이라 불릴 정도로 평생을 평신도 사목에 힘쓴 사제이자 근대적 평신도 영성을 제시한 선구자입니다.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은 누구?
성인은 1567년 프랑스에서 귀족의 맏아들로 태어나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총명하고 신심이 깊은 소년으로 자랐습니다. 16살이 되던 해 파리 클레르몽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신앙의 전환점을 마주한 그는 어느 성당의 성모상 앞에서 무릎을 꿇고 온 생애를 하느님을 위해 봉헌하겠다고 서약합니다. 결심을 굳힌 그는 졸업 후 고향에 돌아와 아버지가 준비해 둔 탄탄한 미래를 모두 뒤로 하고 사제가 됩니다. 이때부터 그는 프랑스 사부아 지방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하는데, 무려 2,300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가톨릭으로 개종시키는 성과를 이루어냅니다. 또한 온화한 성품과 깊이 있으면서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탁월한 강론으로 이름을 널리 알립니다. 성인의 강론을 듣기 위해 귀족부터 가난한 이들까지 수많은 평신도가 매일 그에게 찾아가 영적 지도를 청할 정도였습니다.
대표작 『신심 생활 입문』
성인의 영적 지도는 강론 외에 편지를 통해서도 이루어졌는데, 대표작 『신심 생활 입문』은 샤르모아지 부인에게 쓴 영적 지도 편지 내용을 주로 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 그는 신심을 추구하는 것은 귀족이나 수도자 등 특정 계층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이나 처지에 따라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또 평신도 영성은 고행이 아니라 일상에서 인내, 친절, 겸손 등 하느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신앙을 실천할 수 있는 수련법, 영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덕을 쌓는 방법,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유혹을 피하는 법 등을 신심 생활의 단계에 따라 총 5부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신심 생활 입문』은 당시 엄격하고 금욕적인 수도자의 삶을 사는 것이 진정한 영적 삶이라 여기던 사회에 평신도 신앙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선을 제시했기에 세상에 공개되자마자 주목을 받았고, 단기간에 18개 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로 전해졌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평신도 영성에 관한 대표적인 신앙 고전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신심 생활 입문』 외에도 『가시 속의 장미』, 『365일의 잠언』 등에서 성인은 보통 사람들이 일상에서 이해하고 수행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지침을 제시합니다. 이는 400년 전에 쓰인 책인데도 그 내용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방식임을 말해 주며, 이 책을 통해 성인의 통찰력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번 사순 시기를 보내며 일상에서 신앙을 실천하고 마음가짐을 새로이 하고자 한다면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조언으로 시작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신심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인내심 많고 용감한 사람은 쓰라린 삶 한가운데에서도 신심의 샘을 찾아내며, 지상의 온갖 욕망 속에서도 경건한 생활에 대한 희망의 날개를 태우지 않고 날 수 있습니다. -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
* 신심 생활 입문,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 가톨릭출판사
[2023년 3월 12일(가해) 사순 제3주일 인천주보 4면] 0 33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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