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성미술ㅣ교회건축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4-17 ㅣ No.248

[치유의 빛 은사의 빛 스테인드글라스] (12)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


수(數)의 신비와 수수께끼 같은 도상 품어

 

 

샤르트르 대성당의 트렌셉트 ‘거인 어깨 위의 난장이’.

 

 

스테인드글라스가 고딕 교회 건축 양식의 생드니수도원 성당에 본격 소개된 이후  파리와 일 드 프랑스 지역에 유사한 양식의 교회 건축과 스테인드글라스 설치가 활발히  진행됐다.

 

이번에 함께 살펴보고자 하는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는 프랑스 혁명  당시 파손된 생드니 성당 등 파리 성당들의 스테인드글라스와는 다르다. 제작 당시  원형이 많이 남아있어 미술사적,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테인드글라스를  연구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찾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 곳이 바로 샤르트르 대성당이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수(數)의  신비와 수수께끼와 같은 도상들이 비밀스럽게 표현돼 있다는 것이다. 성당 전체를  에워싸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표현된 빛과 색채는 보석과도 같은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샤르트르는 파리에서 기차로 1시간 반가량 가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있으니  꼭 놓치지 말아야 할 곳이다. 중세 작품 외에도 사르트르에는 스테인드글라스 대표  도시답게 현대 스테인드글라스의 다양한 면모를 접할 수 있는 국제 스테인드글라스  센터인 CIV(Centre International des Vitraux)와 프랑스의 대표적인 스테인드글라스  공방 중 하나인 루아르 아틀리에(Atelier DE Loire)도 자리 잡고 있어 시대를 넘나들며  스테인드글라스를 감상하고 연구할 수 있다.

 

중세 고딕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에는 몇몇 공통적인 특징들이 있다. 벽을 대신해  클리어스토리(채광창)에 넓게 배치된 창들에 원형, 사각형, 마름모꼴 등으로 구획된  프레임에 설치된 스테인드글라스 외에도 서쪽 파사드(주된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와  남ㆍ북쪽 트렌셉트 상단에 설치된 장미창 역시 큰 특징적 요소 중 하나다. 중심 원에서  방사형으로 증식되며 수레바퀴 모양으로 뻗어 나가는 형태의 장미창에는 성경 속  인물들과 천사, 네 복음사가 등이 나름의 원칙을 이루며 배치돼 있다.

 

샤르트르 대성당 서쪽 파사드에는 장미창과 함께 상하로 배치된 세 개의 긴 스테인드글라스  창에 예수 수난, 예수의 일생, 이새나무가 표현돼 있다.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에서는  앞서 살펴봤던 생드니수도원 성당의 작품과 유사한 형식을 찾아볼 수 있다.

 

원형과 사각형을 번갈아가며 사용한 프레임과 독립된 화면에 집약적이면서도 세밀하게  표현된 성경의 장면, 그리고 예수의 가계도를 표현한 이새나무 도상은 생드니수도원  성당보다 규모가 커졌지만 많은 부분에서 유사성을 보이며 두 성당의 관계를 알게  해준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늘 마음에 새기는 샤르트르 대성당 스테인드글라스의 한 부분이  있다. 그것은 숫자 12가 반복적으로 표현된 트렌셉트의 장미창, 그리고 그 밑에 놓인  란셋창에 표현된 ‘거인 어깨 위의 난쟁이’(Nanos gigantium humeris insidentes)이다.

 

샤르트르 대성당 파사드 스테인드글라스 ‘예수의 일생’.

 

[평화신문, 2016년 4월 17일, 정수경 가타리나(인천가톨릭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조교수)]



4,20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